‘가격보다는 기술’ FIDIC입찰방법론 한국정부 준용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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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다는 기술’ FIDIC입찰방법론 한국정부 준용필요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2.04.17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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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이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 60%
파블로 부에노 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FIDIC) 차기 회장

“FIDIC의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공사 총사업비 가운데 엔지니어링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하지만 건설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은 60%에 달합니다. 즉 예비타당성조사나 기본설계가 잘못될 경우 시공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한국정부는 물론 전 세계 국가들은 엔지니어링프로젝트에 대해 가격적인 측면 보다는 기술력이 중시되는 QBS방식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파블로 부에노 FIDIC 부회장
18일 ‘2011년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식’에서 만난 파블로 부에노(Pablo Bueno·사진) FIDIC차기회장(현 부회장)은 선진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발주청이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입장벽이 높고, 기술력보다는 운찰제적인 요소가 많은 한국의 경우 FIDIC의 입찰방법론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엔지니어링 사업대가의 경우 가격을 정하지 말고 투입된 인력과 업무에 대한 정산을 하는 방식이 옳다며 다만 가격만 높고 품질이 높지 않은 경우에 대해 발주청이 철저하게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블로 차기회장은 연매출 2억3,000만달러 2,000명 규모의 팁사(TYPSA)의 대표이사로 세계 60여개국에서 엔지니어링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국적의 팁사는 같은 언어권인 남아메리카를 비롯해 아프리카가 주력으로, 해외매출비중은 50%에 달하고 있다.

“스페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SOC예산이 줄어들고 있어 내년에는 해외비중을 60%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해외사업의 경우 리스크가 높은 만큼 현지사와 Joint Venture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진출 마련책을 구축해야 합니다.” 파블로 회장은 특히 기술력을 기반으로 영엔지니어를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팁사를 제외한 스페인의 대부분 엔지니어링사가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하고 있지 못한다는 측면을 볼 때 철저한 자기검증과 경쟁력 확보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엔지니어링의 날에 함께 개최된 국제 비즈니스 포럼에서 ‘SOC개발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한 파블로 회장은 “전세계 인프라시장은 향후 25년간 50조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럽 등 선진시장보다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이머징마켓 인프라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시장 리스크 요인으로 금융위기와 경제침체, 대금지연, 불공정한 계약조건, 무한책임, 정치불안, 부패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블로 차기회장은 10여년전부터 인프라시장은 건설과 IT가 융합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건설부문이 주도하던 과거시장과는 달리 최근에는 IT부문에 대한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
“인프라에 IT가 추가됨으로써 보다 똑똑한 시설물이 되는 것으로 이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팁사 또한 20여명의 IT전문가를 채용해 기술융합을 꾀하고 있습니다.”

파블로 차기회장은 이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FIDIC컨퍼런스에서 차기회장으로 지명받았다. 그는 회장직에 오를 경우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의 질적 향상을 높이고 엔지니어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선진 엔지니어링사와 후진국간의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파블로 차기회장은 “20년전 사우디에서 한국엔지니어와 함께 일했는데 참으로 부지런하고 일에 대한 열정이 높았다고 기억한다”면서 “지금 한국의 엔지니어의 경우 외국어 경쟁력과 함께 성실성을 잊지 않는다면 해외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작성일 2011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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