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부실 리스크, 엔지니어링업계 엄습…“내년 수주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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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부실 리스크, 엔지니어링업계 엄습…“내년 수주 조정 불가피”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2.11.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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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비율 높은 업체, 실적개선에도 경영난
일부 엔지니어 채용도 줄일 듯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레고랜드 부실의 여파가 엔지니어링업계로 들이닥치고 있다. 특히 내년 공공사업 발주가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면서 민자사업으로 활로를 찾으려던 일부 엔지니어링사들의 경우 수주계획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4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내년 중앙정부의 SOC예산은 2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SOC예산 역시 19조8,000억원으로 10%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트코로나 여파 등으로 올초부터 일찌감치 공공사업발주 축소가 점쳐지면서 엔지니어링업계는 민자사업 확대로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지난달 레고랜드발 PF대출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6%대 금리를 보이던 PF대출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두자릿수 금리를 넘겼다. 10년간 우상향 곡선을 그려온 엔지니어링업계의 수주실적이 내년에는 숨고르기 내지는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이유다.

한 대형 A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까지 공공사업 비중이 높아 레고랜드 부실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면서도 “내년 SOC 예산 감소로 케이블카 민자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영향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PF대출이 비교적 활성화 돼있는 플랜트 분야의 경우 레고랜드 리스크를 직격탄으로 맞게됐다. 그동안 PF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국내 시중은행들 사이에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급속히 확산된데다가 금리인상 등으로 큰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B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올해는 은행권의 PF대출이 사실상 중단됐다”며 “금리인상과 원달러환율 상승 등 경제 여건 변화로 시중은행들의 대출을 이끌어내기가 너무나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민자사업비율이 수주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들의 경우에는 경영적신호가 켜졌다. 일부 업체들은 수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보다 수주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단지계획이나 플랜트 등 PF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업들의 경우 발주처의 대금지급이 제 때 되지 않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올해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목표한 수주실적을 어떻게든 맞출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장담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수주 부진이 점쳐지면서 엔지니어 채용을 줄일 것이라는 후문도 들린다. D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상하반기 공고를 냈던 신입사원 채용을 내년에는 반기에 한번으로 줄일 계획”이라며 “호황기일때야 엔지니어가 부족한 것이지 일이 없는데도 무턱대고 규모를 늘릴 수는 없다. 시장상황에 맞춰서 가야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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