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따고 싶으면 지분 내놔라” 중대형사 줄세우는 지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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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따고 싶으면 지분 내놔라” 중대형사 줄세우는 지역사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3.05.09 11:3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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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요구에 입찰 포기 사례 속출
중견사, 분야 상관없이 1년 전속계약도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지역공동도급 활성화로 지역업체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중대형 엔지니어링사들이 애를 먹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대비 과도한 지분요구를 하는 등 지역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만큼 관련 법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하고 있다.

9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지역공동도급은 1994년 지역 건설업체 지원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제도로 지역업체 지분을 3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의 경우 권고사항이지만 적격심사항목에 지역참여도 3점으로 명시돼 있는만큼 사실상 반강제조항이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지자체의 독립성을 높이고 권한을 강화시키는 기조가 계속되면서 지역공동도급 비율을 상향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지속됐다. 실제 지난 2019년에는 강원도와 충청남도가 지역공동도급 비율을 45%까지 올리려고 하다가 철회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자체 사업을 따기 위해서는 기술력보다는 PQ용 기술자를 확보한 지역사를 잡는게 수주포인트가 된 지 오래다. 지분만 먹고 일은 주관사인 중대형사에게 떠넘기는게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A사 관계자는 “서브로 들어오는 지역사들이 주관사를 핸들링하고 있는 형국이 된지 오래”라며 “실적대비 과도한 지분 요구로 주관사 지분을 넘어서면서 사업이 틀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실제 A사의 경우 최근 모 광역시 사업에서 지역사의 과도한 지분요구로 입찰을 포기했다.

대형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컨소시엄 구성에 애를먹는 중견사들은 분야와 상관없이 연간계약을 맺는 경우도 생겼다. B사 관계자는 “건바이건으로 업체를 컨택하는게 어렵다보니 이름난 지역사와 1년 전속계약을 하는 회사들도 있다”며 “몇 안되는 1군사들을 놓치면 2~3군과 컨소를 해야하는데 결과를 뒤집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요즘 중견사들이 심심찮게 대형사를 제치고 수주를 따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역사의 입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행안부가 지방계약법 개정 TF를 운용하면서 지역제한입찰 금액을 상향하는 등 지역사 힘실어주기가 계속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개정안 가운데 지자체에 PQ자율권을 부여한다던지, 종평제를 도입한다던지 하는 것들이 모두 지역사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들”이라며 “우스갯소리로 회사를 지역별로 쪼개야 하는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지역사로 기울어진 정책을 손봐야할 시점이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사 관계자는 “엔지니어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사 위주의 정책을 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며 “중대형사도 인력난에 허덕이는데 처우가 열악한 지역사에게 기술력을 바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바란다면 페이퍼컴퍼니나 경쟁력 없는 회사들은 자연스레 문을 닫도록 내버려 두는 결단력도 필요하다”며 “그러지 못하는 건 로비로 대표되는, 젯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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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맨 2023-05-22 09:25:39
강원도 업체가 왜 분당에 있는걸까요?
그리고는 강원도업체라고 큰소리 빵빵!
강원도내에 사무실 하나 있기는 하더라고... 에효~~~

타도전관 2023-05-17 09:56:09
지자체 공뭔출신들도 용역사 못들어오게해라 아직도 PQ점수 2점 3점씩 벌려주는 정신나간곳이 있네

WHAT 2023-05-10 16:37:13
엔지니어링 회사중에 빡쎄기로 유명한 곳이 어디어디 대표적으로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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