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에서 사라진 총알 4발…“부산항만청 어디로 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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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에서 사라진 총알 4발…“부산항만청 어디로 숨겼나”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3.03.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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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BS배점 2점→6점 상향, 발주처 사실상 낙찰자 지명가능
TP로 발주될 30억 대형프로젝트, PQ방식 채용 무리수 둬

6점으로 설정된 오륙도방파제 QBS배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배점은 2점인 국토부 고시안보다 4점이 늘어난 것으로, 발주처의 재량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TP대상 프로젝트를 굳이 PQ로 발주하며 무리하게 QBS배점을 늘린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이 문제인가=부산항만청은 27일 오륙도방파제-33억, 조도방파제-30억원, 용호부두방파제-13억 등 총 77억원 규모의 방파제 실시설계를 발주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항만청은 국토해양부 고시에도 명기된 세부평가기준과 다른 배점안을 제시했다. 국토부의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기준안 가운데 '가'항목 중 QBS부분인 '기술능력', '업무관리능력'을 각 3점씩 6점을 배정한 것. 국토부 평가기준이 각 1점씩 2점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업계는 6점으로 배점했을 경우 평가등급별로 0.6점이 차이나 사실상 발주처가 지명하는 업체가 낙찰자로 결정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즉 QBS배점이 지나치게 높아 업계에 대한 발주처의 지배력이 커지고, 로비 및 전관예우에 대한 부조리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4점 늘어난 QBS배점 어디서 뽑아왔나=부산항만청 측은 이번에 발주된 방파제는 25년전 차관사업으로 건설된 관계로 전차수행사가 없어, 2점으로 배점된 전차배점을 QBS항목에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2점은 정량평가항목인 사업책임기술자 등급과 실적항목에서 각 1점씩 2점 뽑아 넣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전차수행사가 없을 경우 전차배점 2점을 만점처리하거나, 100점이 아닌 98점을 만점으로 설정하는 것이 상례고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굳이 정량평가 항목을 덜어내 상대적 평가항목에 넣을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발주청의 재량으로 볼 수 있지 않나=이번 방파제 설계의 경우 발주액이 30억원을 넘어가는 만큼 당연히 TP로 발주해야 했지만, 부산항만청은 '발주처 재량'이란 이유로 PQ로 발주했다. QBS배점을 6점으로 설정한 것 또한 업계 입장에 파격이지만 역시 '발주처 재량'이란 이유로 통과시켰다. 국토부 기술기준과 관계자는 "PQ발주 및 배점상향은 발주처가 심의를 열어 결정했을 것"이라며 "규정을 벗어났는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지난해 11월 고시한 사업수행능력 평가기준 제3조 2항에는 배점을 ±2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번 입찰은 QBS배점이 2점에서 6점으로 300% 늘어난 것으로 발주처의 재량범위를 한참 벗어난 처사"라고 지적했다.

▷시사점은 무엇인가=상하수도, 철도 등과 함께 항만분야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릴 만큼 폐쇄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때문에 전관예우와 로비에 취약하다는게 업계의 공통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만청이 발주한 TP‧SOQ대상 설계감리 평가에 대해 업계는 줄곧 공정성을 의심했다"면서 "이런 부담 때문에 항만청이 TP 대신 PQ를 채택한 것으로 보이지만, QBS 배점을 대폭 늘리면서 TP이상의 장악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이번 부산항만청의 사례를 통해 QBS배점 상향과 TP대상 사업의 PQ전환이 행정적으로 적절한지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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