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남우충수
상태바
[기자수첩]남우충수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3.12.29 16:49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항일 기자
조항일 기자

교수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3위에 오른 ‘남우충수’는 피리를 불 줄 모르는 사람이 함부로 피리를 부는 무리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있는 척 해서 이득을 본다는 얘기다.

한국은 땅 덩어리가 작고 세계적인 석학들조차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최악의 출산률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000만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배경은 실력을 키워 살아남아야 한다는 사회적 기조가 돼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우리나라에서 계속되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 PC주의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본연의 가치를 잃고 기득권을 무너뜨리고 자리에 앉기 위한 신진세력의 이권투쟁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그들은 기존의 정상적인 제도를 모두 적폐로 규정하고 노력과 재능으로 성공한 자들을 악이요, 뒷배가 없다며 하소연하는 무능력자들은 선이라며 선동하고 있다.

최근 국토부는 제7차 건설기술진흥 기본계획을 공개하고 엔지니어링업계의 해외시장 점유율인 0.9%를 2%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세계 시장의 규모로 보면 여전히 미미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2배 이상의 수주를 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만만치 않은 숫자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진 대형사들이 중심이 되야한다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국내시장에서도 빌빌대는 회사가 한층 난이도 높은 해외시장에서 수주를 할 가능성은 제로다. 해외 PMC 시장에 실적으로 참가하는 도로공사, 공항공사 등 발주처가 매번 한정된 2~3곳의 엔지니어링사와 팀코리아를 꾸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기술력은 없고 PC주의에 맞게 다양성을 갖춘 검증되지 않은 업체와 손을잡았다가는 수주는 커녕 망신망 당할 뿐이다.

결국 국토부의 바람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지원했던 것 이상의 대형사 밀어주기를 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형사들은 수년간 양산된 규제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물론 수주를 위해 과도한 로비와 영업으로 시장을 선점해 온 대형사이지만 과거의 과오가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의 미래를 가로막을 명분이 될수는 없다.

특히 문재인 정권 시절 탄생한 합산벌점부터 최근 분책 기술자 만점기준 완화까지 모든 제도가 대형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대형사의 몫을 규제를 통해 빼앗아 나눠달라는 요구가 빗발친 결과인데 결국에는 건설엔지니어링분야에만 4,000여개의 회사가 생기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정부는 시장의 독점, 독과점을 패싱할 수 없고 회사설립을 통한 이윤 창출의 자유를 막을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규제의 속도조절을 통해 정리될 회사는 정리되도록 둬야 한다. 특히 무능력한데도 이름만 올려 돈을 버는 유사 엔지니어는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 좋은 것만 취해서는 아무런 성과를 낼 수 없다. 시장은 정책의 적절한 밀당이 있어야만 성장할 수 있다. 국토부의 바람이 진정성 있는 정책으로 보이려면 내부정리는 필수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답이 없다 2024-01-03 12:12:28
대형사라고 기술력이 있다? 정말 우스운 말입니다.
현재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기술력이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로비와 영업(뇌물)으로 업계를 망쳐놓은게 어디인지 묻고 싶습니다.

음... 2023-12-30 05:26:02
음..내가 항일이형 기사는 항상 응원하는데 이번 기사는 공감이 잘 안되네..

대형사의 실력이 대형일까요? 2023-12-29 21:13:29
대형사의 로비와 전관의 쪽수로 영업하는 능력도 실력인가요?
업계 로비 및 영업비용의 1위가 어딘지 알고 있나요?
업계 전관수가 제일 많은 1위가 어딘지 알고 있나요?
순수히 기술력과 창의력으로 맞붙으면
우리나라 대형사들 대형사고 칩니다.

남우충수는 이런데 쓰는 사자성어가 아닙니다.
정말 실력과 깜도 안되면서 그리고 실무경험도 1도 없으면서
단지 대형사 임원이라는 이유로
심의위원 평가위원 하면서 갑질하는 사람들이 남우충수죠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