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반영 안 된 강수량 “댐마루 넘치고, 최악의 경우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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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반영 안 된 강수량 “댐마루 넘치고, 최악의 경우 붕괴”
  • 정원기 기자
  • 승인 2024.04.04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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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 19.64% 초과
“비상 여수로 설치 해야”

(엔지니어링데일리)정원기 기자=이상기후 영향으로 매년 역대급 폭우가 반복되고 있어 댐 범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댐 설계기준이 20년 전에 머물러 물 넘침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감사원이 공개한 기후 위기 적응 및 대응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댐의 안전 기준은 지난 2004년 만들어졌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지역별 최대 강수량·홍수량 추정치를 바탕으로 가능최대강수량(PMP)을 수정 고시했다.

일반적으로 댐 설계는 PMP를 근거로 이뤄지고 현재 추정치는 1990년대의 강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수문의 배수량과 댐마루 높이가 PMP에 따라 다르게 설계되기 때문에 정확도가 중요하다.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높이 15m 이상의 댐, 저수지는 총 3,428개다. 다만 집중호우와 같은 기후변화가 설계기준에 반영되지 않아 댐 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A사 관계자는 “이상기후가 본격화하면서 국내에 내리는 빗줄기 양이 매년 늘고 있고 평균 강수량은 최근 5년 사이 45.8% 증가한 1,740㎜로 기록됐다”며 “장마철이나 홍수기 때 댐의 배수 능력을 넘어서는 비가 내릴 경우 물이 넘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이상기후가 심화 될 경우 예상 PMP는 댐의 설계강우량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소양강댐의 PMP는 810㎜, 충주댐은 605㎜로 폭우에도 최고수위에 도달하지 않지만 기후변화가 지속 될 경우 각각 969.1㎜, 739㎜의 비가 내려 월류 가능성이 높아진다.

월류는 물의 양이 댐마루를 넘는 현상으로 댐 붕괴 전초 현상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붕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수ㆍ보강 공사를 통해 댐의 추가 저류랑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댐의 수명은 차이가 있지만 보통 100년으로 가정한다. 구조적인 내구연한이 상당히 긴 편이며 실제 수명은 설계수명보다 더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 1936년에 지어진 미국 후버댐의 수명은 당초 50년이었지만 현재까지 문제없이 활용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댐 붕괴 요인으로 물이 넘쳐흐르는 월류나 댐 제방에 물길이 뚫려 토목 구조물과 지반이 파괴되는 파이핑이 가장 많다”며 “비상 여수로 설치를 통해 댐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양강댐을 예로 들었다. B사 관계자는 “소양강댐의 설계 당시 PMP는 631.9㎜였지만 비상 여수로 추가 설치를 통해 810㎜까지 증가했다”며 “보령댐 파라펫월 설치, 평화의댐 하류사면 보강과 같은 치수증대사업이 활발한 추세”라고 전했다.

C사 관계자는 “안전성을 이유로 기존 댐을 철거하고 새롭게 댐을 짓기에는 입지 선정, 주민 동의 절차와 같은 시간이 최소 10년 걸린다”며 “PMP를 재산정해 댐별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30년 이상의 강우 자료를 토대로 유량을 환산하고 빈도해석을 통해 나온 결과값을 근거로 댐을 설계한다”며 “현재 PMP 기준이 2004년에 멈춰 있고 이마저도 추정치가 1990년대여서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강우가 내릴 경우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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