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북극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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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북극의 눈물’
  • 엔지니어링데일리
  • 승인 2012.04.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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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협회장
지난겨울 몽골의 수도 울란바트로 수은주가 영하 41도를 기록했다. 26년만에 로마에 눈이 내렸다. 보스니아 사라예보에는 기록적 폭설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같은 위도의 뉴욕은 벚꽃이 만발한 봄날이다. 한쪽은 폭우로 다른 한쪽은 가뭄으로 지구촌은 큰 곤욕을 치렀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북극의 생활상이 바뀌고 있다. 북극곰은 물범을 잡아야 하지만 얼음이 얼지 않아 주린배를 잡고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북극의 사냥꾼 이누이트 또한 얼음이 얼지 않아 교통수단인 썰매가 다닐 수 없어 어부로 전향하고 있다.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기상이변의 가장 큰 원인으로 탄소배출로 인한 온난화를 꼽고 있다. 물론 온난화는 태양흑점 활동과 지구내부의 문제에 따른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지난 산업화가 급속도로 이뤄진 지난 100년을 놓고 볼 때 역시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온난화의 주범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원인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차량, 산업설비, 발전소 등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한 탄소배출과 무분별한 벌목과 항만, 도로, 철도 등 SOC사업의 확대가 그것이다. 물론 늘어가는 인구와 보다 편리한 삶을 위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어쨌든 지구가 병들어가는 주범은 공업화를 위한 각종 개발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엔지니어링은 모든 시설공사의 선행단계에 이루어지는 창의적 지적활동이다. 또한 전체사업비 중 엔지니어링사업비는 2-3%에 불과하지만 성과품의 품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환경파괴를 막으려면 각종 개발계획에서 얼마나 친환경적인 요소를 감안한 엔지니어링을 수행하느냐에 달려있다 하겠다.

최근 정부는 환경을 복원하는 그린엔지니어링을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그 대표주자가 환경플랜트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495번지 지난 1978년부터 15년간 쓰레기가 매립됐던 난지도다. 1993년 쓰레기 반입이 중단됐을 때 높이가 95m에 이르렀다. 그대로 방치하면 쓰레기산에 불과한 난지도는 현재 훌륭한 메탄가스 발전소가 됐다. 지역난방공사는 쓰레기에서 추출되는 메탄가스를 변환, 마포일대 6,000가구에 보일러열을 공급하는 플랜트시설로 운용중에 있다.

물론 한강으로 침출수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차수벽과 침출수 처리장도 만들었다. 매립지는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상암메탄가스발전소는 소각, 하수처리, 발전 등 3개 기술이 융복합된 그린엔지니어링의 전형적인 사례라 볼 수 있다.

환경친화적인 그린엔지니어링사업으로 해수담수화플랜트도 꼽힌다. 우리나라만해도 두산중공업등 세계최고수준의 담수화플랜트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사우디, UAE, 오만 등 물이 부족한 중동지역에서 22개 프로젝트 450만톤 즉 1,500만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세계인구의 40%가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2025년이 되면 30억명의 물부족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담수화플랜트사업은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플랜트분야 뿐만 아니라 토목, 건축분야 또한 그린엔지니어링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16%를 차지하는 주택의 탄소제로화를 위해 독일에서 처음 시도된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에 각국의 엔지니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냉난방설비 없이 햇빛을 최대한 이용해 열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패시브하우스는 다소의 여름겨울 쾌적한 주거환경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대형건축물만 봐도 능동형 에너지저감시스템을 채용하고 열병합발전소등을 채용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토목분야도 기술의 발전으로 탄소를 저감하고 있다. 예전 도로공사만 해도 터널기술이 발달하지않아 온 산을 깎으며 길을 냈지만, 최근에는 터널과 교량 기술의 발전으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철도의 전철화가 100% 수준이어서 무공해 운행이 가능하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원자력발전 또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면서 고효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그린엔지니어링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물론 철저한 관리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같은 사태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화석연료를 태워 탄소를 배출하는 화력발전의 완벽한 대체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 자루의 칼이 비전문가의 손에 있으면 사람을 죽이지만, 의사의 손에 있으면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 된다. SOC산업 또한 환경파괴적인 개발을 지양하고 그린엔지니어링의 주도아래 인간과 지구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린엔지니어링을 포함한 엔지니어링활동이 모든 사업의 기본이 될 때 더 이상 북극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다.
-기사작성일 2012년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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