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사업, 엔지니어링사 EPC 도약 도화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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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사업, 엔지니어링사 EPC 도약 도화선 되나?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2.04.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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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 미만 에쿼티 출자…EPC+F+O로 사업총괄해야
환경플랜트 특화 엔지니어링사 자금력확보하고 사업 대기 중


민간투자기본계획의 변경으로 엔지니어링사들의 시설계량민자 R(Rehabilitate)사업 EPC 진출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올 초 기획재정부가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한 시설계량 즉 R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R사업은 사업규모가 100억원 내외로 소규모인만큼 엔지니어링사가 직접 출자해 설계, 시공, 운영이 가능한 특징이 있어 침체되어 있는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TO(Rehabilitate-Transfer-Operate), RTL(Rehabilitate-Transfer-Lease) 방식으로 추진되는 R사업의 주요 대상사업은 혐오시설인 지상하수처리장의 지하화, 발전소 개선, 철도역사 부지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사업건수가 많은 상수관거 시설계량사업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현재 기재부가 추진 중인 R사업은 2004년 노무현정권 당시 학교, 하수관거, 문화시설, 군시설을 대상으로 추진됐던 BTL사업과 유사하다.

즉 건설(Build)이 계량(Rehabilitate)으로 민자고시가 민간제안으로 바뀌었을 뿐 건설사+엔지니어링사+재무적투자자+운영사가 컨소시엄을 맺어 경쟁하는 방식이 BTL사업과 같다는 평가다. 그러나 새로운 활력소로 꼽히는 R사업에 장밋빛 기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500억~1,500억원 규모인 BTL사업과는 다르게 R사업은 50억~100억원 내외로 추진돼 엔지니어링사 몫은 적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여기에 여타 민자/턴키사업과 같이 건설사가 주도하게 돼 엔지니어링 대가가 형편없이 떨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J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공사비가 적은 시설계량 사업이 재정사업으로 추진될 경우 엔지니어링사 입장에서 공사비요율보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이 유리하다”며 “하지만 민자사업로 추진될 경우 정부대가는 무시되고 건설사에 의한 최저가 방식만 존재할 것이다. 이에 설계가격 역시 2억~5억원 수준에 그칠 것은 자명하며 이마저도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본전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엔지니어링사가 R사업에서 단순 설계로 참여하기보다 에쿼티 출자를 통해 사업방식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행 민자사업의 출자구조는 총사업비의 80%가 대출, 20%는 출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20% 출자 또한 재무적투자자와 사업시행자가 분담하고 있어 향후 엔지니어링사가 10억원 안팎을 출자해 R사업을 추진한다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사업성이 좋을 경우 운영자회사를 설립해 시설완공 후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옥스투자금융 옥용표 사장은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7%가량의 이자부담이 있는 반면 엔지니어링사가 직접 투자한다면 5%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며 “R사업이 50억~100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엔지니어링사가 전략적으로 투자한다면 시공, 설계, 운영, 투자 등 EPC에 Financer+Operate가 결합된 형태로 전체 사업을 총괄할 수 있어 새로운 DBFO 방식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환경플랜트 및 물 분야에 특화된 대형엔지니어링사의 경우 R사업에 대비해 총괄사업 추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자금력의 한계와 민자사업 추진 경험 부족등의 이유로 건설사에 대항하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인 상황이다.

D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턴키와 마찬가지로 민자사업도 기술력보다는 영업력으로 결정되는 측면이 많아 실제 건설컨소시엄과 경쟁했을 경우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며 “엔지니어링사가 주도적으로 나서기는 아직까지 어려움이 있지만 전세계적인 추세가 엔지니어링컨설턴트가 사업의 전과정을 수행하는 만큼 이번 R사업을 통해 국내 엔진어링사도 사업총괄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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