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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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몰려온다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3.09.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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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광양회 20년, 경쟁력 떨어지지만 향후 다크호스 부각될 것
PM능력 전무한 한국엔지니어링, 세계시장 경쟁력 ‘뚝’

중국엔지니어링이 칼집에 있던 칼을 꺼내들고 세계 SOC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80년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정책 이후 30년, 중국엔지니어링산업 육성 20년만의 일이다. 또 유소작위-有所作爲 즉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후진타오의 2002년 외교정책 이후 11년만에 나타난 현상이다.

⇨FIDIC 100주년 중국인들의 잔치=16~18일 3일간 열린 FIDIC100주년 바르셀로나 총회장은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20개 전시부스 가운데 중국측이 16개를 점유했고, 한국, 스페인, 일본 등이 각 1개씩을 나눠 가졌다. 인원도 지난해 103명이 참석했지만 올해에는 한 회사에서만 60여명이 참석하는 등 총 300명의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했다. 지난 FIDIC서울총회에 단 한 개의 전시부스도 설치하지 않았던 것과 대별되는 상황이다.

▲ 중국의 FIDIC 전시부스

中国水电顾问 林松부장은 “지난해까지 엔지니어링 정책에 대한 뚜렷한 방안이 도출되지 않아 정책적으로 FIDIC내 홍보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번 FIDIC총회에는 신임 리커창 총리에게 엔지니어링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재가를 받아 전략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FIDIC100주년을 기점으로 FIDIC엔지니어 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북경대학교 내 교육센터를 설치, FIDIC엔지니어를 전략적으로 양성한다는 청사진도 마련했다. 또한 중국내 발주시스템과 설계기준 등도 FIDIC기준에 맞춘다는 방침이다.

FIDIC 관계자는 “중국은 수년 전부터 자체 FIDIC엔지니어 양성을 요구했지만, FIDIC내 의견이 분분해 아직까지 승인되지 않았다”면서 “적어도 중국이 FIDIC을 통해 글로벌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만큼은 확인됐다”고 했다.

⇨정부지원 받은 중국엔지니어링, 이젠 자립의 길로=중국이 엔지니어링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것은 1990년도 초반. 정부주도아래 국내‧해외 SOC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실적을 쌓았다. CRCC 관계자는 “중국은 엔지니어가 공무원으로 정부가 수주, 발주, 설계, 시공, 운영을 모두 총괄하는 구도”라며 “특히 위엔화 파워를 앞세워 아프리카, 동남아 등지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시행했고,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 FIDIC 100주년 행사에 대거 참가한 중국업체 관계자들

중국은 CCECC-중국토목공정집단 자회사인 11개의 CRCC가 SOC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각 회사는 2~3만명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건설사로, CRCC7이 컨설팅분야를 전담한다. 11개의 자회사는 2009년 전까지 정부가 부여한 프로젝트만을 수행하다가 중국의 건설경기가 꺾이면서 속속 민영화 절차를 밟고 있다. FSDI 관계자는 “민영화는 곧 정부를 떠나 각 사별로 프로젝트를 수주해야 하는 의미”라며 “20년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실적과 경험을 쌓은 만큼 자체경쟁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컨설팅그룹의 해외진출에 대해 전세계 엔지니어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스페인 TECNIBERIA Victor Canalejo 부사장은 “아프리카에서 몇몇 프로젝트를 중국컨설팅사와 수행했지만, 지나치게 낮은 수준의 설계수준으로 인해 프로젝트 수행자체가 어려웠다. 때문에 발주처에게 설계감리를 요청했고, 아예 하도급으로 참여를 권고했다”고 했다.

일본공영 관계자는 “당장은 수준이 낮을지 모르지만 정부주도 아래 대형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 향후 3~4년 안에 전세계에서 SOC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PM능력 전무한 한국엔지니어링, 전세계 시장 경쟁력 없어=중국의 급부상에 한국엔지니어링사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또한 인도의 세계엔지니어링시장 진출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1970년대 엔지니어링시장을 개방한 인도는 ENR 50위 이상의 대형사가 대거 자회사로 산업을 키워왔다. 20년간 하도급사에 머물러 있다가 1990년 PM 등 자체경쟁력을 확보해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프로젝트는 수행능력 또한 영미권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라는 것. 현재 인도의 엔지니어링사는 겉은 영미권 엔지니어링사 이름을 빌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도인이 운영하는 인도엔지니어링로 성장했다. 특히 ICT와 같이 스스로 자생하는 경우도 발견되고 있다.

FIDIC참가자들은 정부가 파이낸싱을 포함한 PM능력을 자체적으로 키워 민간회사를 이끄는 중국방식을 택하던 시장을 완벽하게 열어 글로벌스탠드에 부합하는 시장체계를 만든 인도방식을 택할 것을 주문했다.

FIDIC총회에 참여한 한 엔지니어링사 대표는 “우리 엔지니어링 현실은 정부가 어설피 주도하는 기형적인 산업 형태로 인해 PM능력을 키워야 할 엔지니어는 도면이나 그리고 구조계산이나 하고 있다”면서 “정부 또한 지난 수십년간 PM을 수행했지만 자금원천이 정부예산에 머물러 있어 파이낸싱능력은 전무하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정부가 엔지니어링산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결국 자신들의 먹거리와 면세우기를 위한 뜬구름 잡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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