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공기업의 전관재취업 관행과 이로 인한 원전납품비리로 공무원 및 공기업 전관에 대한 국민적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전관출신 보유 6개 기업이 지난 5년간 수공이 발주한 총4,448억원 규모의 시설물 유지보수 공사를 번갈아가면서 싹쓸이 수주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새누리당 이이재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자원공사가 발주한 시설물 유지보수공사 25건을 수공 또는 정부기관 출신 전관들이 임원진으로 등록된 6개 업체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번갈아 가면서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 6개 업체가 지난 5년간 낙찰받은 금액은 약 4,448억원에 달한다. 前수공 관리본부장, 수도사업본부장이 각각 대표, 부사장을 맡고 있는 ‘수자원기술’은 총 25회 참여했다. 수공 국제수돗물분석연구센터장이 임원으로 있는 부경엔지니어링은 7회 참여했고, 수공 수자원사업본부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와텍’은 6회 참여했다.

과거 환경부장관과 수공사장을 지낸 바 있는 A모 사외이사가 있는 ‘삼천리바이오’는 총6회 사업에 참여했다. 또한 수공 부사장과 수자원사업본부장을 지냈던 B모 씨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표를 지낸 ‘티에스케이워터’는 총5회 참여했고, 과거 감사원, 환경부, 환경관리공단에 몸담았던 C모 부사장이 있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총4회 참여했다.

이이재 의원은 “원전비리 질타와 공무원 및 공기업 전관이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공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견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지난 5년간 전관이 있는 회사 6곳이 번갈아가면서 수공 시설물 유지보수공사 전체 25건을 수주했고, 업체대표와 간부들이 모두 전직 장관·사장·부사장 등을 지냈다”고 지적했다.

이이재 의원 측에 따르면 1개를 제외한 모든 사업이 경쟁입찰로 발주됐으나 공사 특성에 따른 입찰조건이 까다로워 다른 업체들은 수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점검정비용역 업체선정 평가기준은 수공에만 있는 기준이며, 높은 PQ기준 때문에 신규 업체들은 입찰에 제한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연관기업에 재취업한 고위직 퇴직자들은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쌓은 친분을 이용해 재직 중인 직원들에게 각종 로비를 통해 공사를 수주하는 등 비리 연결고리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며,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지의 여부와 해당 회사의 경영효율성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수행능력(1차) 평가기준 출처: 이이재의원실>

<기술자평가서(2차) 평가기준 출처: 이이재의원실>

이준희 기자 jhlee@engdaily.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