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선 동호… 남을 곳도 갈 곳도 없는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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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선 동호… 남을 곳도 갈 곳도 없는 엔지니어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3.11.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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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난항… 노측, “오너일가 사재출연이 유일한 출구전략”
노동부,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범죄인지후 수사 중”

업계 순위 10위권의 동호가 창립 24년만에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노조 측이 주장하는 오너일가 사재출현과 사측이 검토 중인 M&A가 모두 난항에 빠지자 임직원들의 퇴직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200억원이상 수주했던 종합엔지니어링사 동호는 2011년 6월 신사옥이전 후 계열사부도, 위기관리경영실패, 건설경기불황 등 악재가 겹치며 결국 M&A,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의 기로에 섰다.

현 시점에서 동호사태의 해결책은 오너일가 사재출현과 타 업체와의 M&A로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노측은 “M&A는 사실상 대대적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 오너일가의 사재출현이 유일한 해법”이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내놓을 사유재산이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노사임금교섭 과정에서 노측은 M&A와 관련한 사측의 입장을 물었고, 사측은 “최근 접촉했던 D건설과 M&A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건설경기불황이 장기화되는 현 시점에서 체불임금 100억원 부채 620억원의 동호를 감당할 업체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풀이된다.

√ 남을 곳도 갈 곳도 없어… 구조, 도로 등 엔지니어 커리어 사실상 끝나
지난달 본지가 보도한 올해 누적집계를 보면 동호는 400명이 607억원을 수주했고, A사는 800명이 590억원을 기록했다. 수주규모는 양호하지만 인력만 급감해 남아있는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치이고 있다. 게다가 노동대가가 없다는 사실이 일의 의욕을 완전히 꺾어 놓고 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아무리 적어도 한 달에 200만원정도 지출이 발생한다. 외벌이 가장이 850% 가량의 월급이 미지급된 상황에서 일을 지속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 퇴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동호 구조부 A차장은 “가계지출을 아무리 줄여도 수입이 없다보니 결국 적금, 보험을 깨거나 마이너스통장을 만들 수 밖에 없다”며, “남은인력은 30~40대가 대부분인데 계속 잔류하다가는 신용불량자가 되기 십상이다”고 성토했다.

구조와 마찬가지로 도로, 지반 분야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경력사원 수요가 거의 전무해 결국 실업수당이라도 받아 창업을 준비를 한다. 그러나 전혀 다른 분야에 대한 도전이기에 쉽게 벌이지도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지방업체로 자리잡은 수자원부 A이사는 “그나마 도시계획, 수자원 등은 경력직수요가 조금 있어 지방업체로 이직하거나 가끔씩은 대형사로도 이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노측, “오너일가 사재출연해야”… 노동부, “노동관계법 위반 수사 중”
노측 관계자는 “M&A 차원 접촉업체 중 동호를 분해해 팔아치우려는 속내가 있을 수 있다”며, “사측은 노조와 충실히 합의할 것이라지만 M&A합의서에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을 제외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뒤이어 “2009년 4대강사업 등으로 수주금을 선지급 받아 현금이 넘쳐났는데 신사옥 이전과정에서 PF를 받은 것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1,400억원 매출 중 외주 금액이 700억원이나 되는 것도 금액의 출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호 노동조합은 노사 간 협의와 더불어 입법부와 정부를 상대로도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규철 노조위원장은 사측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한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 바 있다. 이에 지난 13일 노동부 안양지청 관계자는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범죄인지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기업노동자연맹과 공공운수노조는 다음 달 ‘건설엔지니어링산업 노동조합 문제해결방안과 산업발전방안’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건설엔지니어링기업 부실경영과 노동환경실태분석’, ‘건설엔지니어링산업 정부정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의 발제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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