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밑 돌 빼서 윗 돌, 메우는 플랜트 EPC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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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밑 돌 빼서 윗 돌, 메우는 플랜트 EPC社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4.03.28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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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 플랜트 엔지니어링사들을 가보면 사람들이 안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퇴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다른 경우로 자리를 이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바로 대형 EPC사들의 부족한 인원을 메우기 위해 파견하는 인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과 올해 몇몇 업체들이긴 하지만 역대 수주실적을 뛰어넘는 최대 수주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를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실적도 경험도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수주를 하다 보니 자체적으로 감당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의 인력에 대한 파견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임시변통의 해결책이 오히려 프로젝트와 중소플랜트엔지니어링사 모두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중소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의 입장에서는 인력이 자꾸 빠져나가니 다른 수주 일감에 대한 투입은 어려울 수밖에 없고 EPC사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책임져야할 프로젝트를 외주사에 미루는 격이니 일이 정상적으로 처리되기도 만무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중소플랜트엔지니어링사가 단순 인력파견업체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격앙된 목소리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걱정어린 목소리도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고사성어 중에 어주구리(漁走九里)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능력 밖의 일을 해 바로 앞에 위기는 피했지만 근본적인 위기는 피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현재의 업계 실태를 표현한 단어라고 해도 손색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과연 국내 플랜트 EPC사들의 윗돌 메우기 전략이 얼마나 빛을 바랄 수 있을지, 업계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는 시간만이 결과를 알려 줄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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