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리스크 관리부터 실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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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리스크 관리부터 실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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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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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플러스인터내셔널 대표이사 현학봉
건설사 시공평가액 순위(도급순위) 35위의 벽산건설이 결국 파산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이하였다. 문제는 벽산건설에만 있지 않고, 지금도 많은 건설업체들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이 진행 중이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해당업체들은 살아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지만 이미 떨어진 회사의 신용도,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력난 그리고 자금경색으로 인해 사실상 회생은 이미 물 건너간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나 채권단도 매각이라는 실낱같은 가능성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해당 기업에 다니고 있는 직원들이나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하고 국민들은 국민들대로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 마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건설산업 전반은 물론이고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과연 해답은 있는가?
 
아주 단순하고 상식적인 이야기 이지만, 해답은 구조조정이다. 안타깝고 너무 늦어 버린 조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아픔이 따르겠지만 건설산업이 건전성을 되찾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정부정책은 모두 살려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한다. 어려운 업체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살 수 있을 때까지 도와주려는 것이 워크아웃이고 법정관리가 아닌가? 그런데 그러한 제도가 과연 건설산업이나 건설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워왔는지 묻고 싶다. 건설산업의 경우 이미 국내는 나누어 먹을 떡이 없으며 향후에도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모두 해외로, 해외로 나가고 있고 정부도 건설업체들은 물론이고 공기업까지도 해외로 내모는 정책을 취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상황에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있는 업체들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실력이 있다 하는 국내 굴지의 업체들도 해외공사에서 수 천억원 단위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계약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국제건설계약의 경우, 업체가 법정권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면 계약해지의 사유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업체가 해외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깝다. 언제라도 계약해지가 될 수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입찰과 계약관리 그리고 공사수행이 가능하겠는가? 그러한 업체들에게 정부가 재정지원, 보증지원 등 여러 도움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계약조건의 내용을 정부나 관련 업체들이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참고로 우리나라 건설공사계약일반조건에는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의 경우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이 진행 중이라 하더라고 공사를 끝낼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계약해지를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국가계약의 현실이다. 때문에 우리의 법, 제도에 익숙해져 있는 업체들이 해외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내에서 안 되는 실력은 해외에도 어렵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다. 연착륙의 시기를 놓쳐서 아픔이 뒤따르겠지만, 지금이라도 건설산업을 제대로 다듬어서 건설산업이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물론 구조조정만으로 업체의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업체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건설업의 미래 먹거리를 좌우하는 해외건설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리스크관리에 눈 떠야 할 것이다. 이론적이고 피상적인 리스크 관리가 아니라 현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실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분야별 전문성이 필요한데 특히 그간 소홀이 하거나 아예 무시하여 왔던 계약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고 생각을 하자. 그리고 경쟁력을 위한 기초를 다져 나가기로 하자. 우리가 미래의 먹거리로 하여야 할 해외건설시장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전체 글로벌 시장의 5% 정도를 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 1등이 되어야 비로소 국제경쟁력을 갖 출수 있다는 각오로 그리고 세계 1등이 되어야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인식하고 지금의 조급성을 버리고 천천히 뚜벅 뚜벅 걸어 나아가자.
 
정부정책도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업체의 기초체력을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주길 바란다. 현재와 같은 학교 교육시스템으로는 또는 교육생 몇 명을 배출했다는 식의 실적위주, 보여주기 식 교육시스템으로는 절대 제대로 된 전문가를 육성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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