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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상상설계대전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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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3  18: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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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상설계대전에 접수된 출품작은 모두 71편이었다. 편수로만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나 전반적으로 작품의 완성도와 구체성에 있어서는 한 층 수준이 높아졌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접수된 분야 역시 도시계획, 지구환경, 건축, 자원, 교통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거의 전 분야에 분포되어 있어 매우 고무적이었다. 특히 지구를 벗어나 우주와 행성으로 상상의 눈을 돌리거나 수중도시의 삶을 구상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인문적 상상력을 편 작품도 있어 ‘제한 없는 꿈’이라는 상상설계의 취지와 잘 부합됐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상당한 작품이 현실적인 가치에 너무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상상설계의 대상에는 제한이 없지만 현재 도시문제나 생활편익, 당면한 환경오염 또는 교통체증 개선 등의 제안에서는 그렇게 큰 공감을 느낄 수 없었다. 상상설계대전 작품을 공모하면서 전 지구를 백지화시키라거나 미래시점에 제한을 두지 말라는 주문은 말 그대로 현재 기술수준 또는 재료적 한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무제한적인 꿈을 꾸라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수상작 선정을 위해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평가가 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심사숙고했지만, 심사위원들이 합의에 이르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긴 상상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꿈에 가치를 매긴다는 게 가당찮은 일이겠는가. 제출형식의 제한으로 응모자들이 겪는 고민 못지 않게 작품을 평가하는 심사자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평가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몇 차례의 걸친 논의 결과 ‘TRANS TO TERRAFORM’을 제2회 상상설계대전 대상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아이디어의 참신성으로만 보면 ‘TRANS TO TERRAFORM’은 그렇게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없다. 행성을 지구화하자는 뜻의 테라포밍은 칼 세이건의 저서를 비롯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된 개념이니 말이다. 투명한 돔형이나 터널식 공간 등 이와 유사한 화성도시 구상만 해도 수많은 모델이 제시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화성의 대기와 재료조건을 분석하고 이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을 창의적으로 검토했다는 것, 또 하나는 이 작품이 상상설계의 범주를 확장시킨다는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창조혁신상으로 선정한 ‘교통소음 중화장치를 통한 도시 힐링 생태계 창출’이라는 작품은 음향실이나 오디오 시스템에서 이용하는 잡음제거장치를 도시공간으로 들고 나온 작품이다. 음파의 간섭이나 반향을 이용해 잡음을 제거하는 것처럼 도시의 소음원에 대해 역주파수를 만들어 소멸시키자는 것이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응모자가 제시한 소음중화장치가 개발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아늑한 도시환경에 대한 심도있는 구상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미래디자인상으로 선정한 ‘바다로부터 들려주는 이야기’,‘LISTEN TO TALK OF THE WALL’,‘Pop-up Scape’ 세 편은 나름대로 특별한 관점에서 선정됐다. ‘바다로부터 들려주는 이야기’는 바닷바람을 이용하는 관악기를 만들어 자연의 연주를 듣자는 아이디어다. 오딧세이의 사이렌 신화나 안데르센의 꿈이 인문학과 공학의 만남으로 실현되는 것이다.

‘LISTEN TO TALK OF THE WALL’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건축물 구상이다. 공간구성은 물론 벽과 바닥의 질감을 통해 건축물과 인간의 교감이 이루어진다면 시각장애인은 점자나 소리의 한계를 벗어나 한층 더 자유로운 소통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Pop-up Scape’ 원룸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구상이다. 이미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제 설계에 적용되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인간의 필요에 반응하는 공간을 구축했다는 점을 평가했다.

엔지니어링리더상에는 다가올 남북통일에 대비하여 DMZ에 멋진 도시를 구상한 ‘오래된 미래’를 비롯하여 교통 및 도시의 안전한 생활을 위한 ‘생활밀착형 ICON’, 제한된 공간에 최적화된 전자제품 구상, 명절이나 휴가기간 등 일방향성 트래픽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이는 중앙분리대’, 쓰레기로 인해 몸살을 앓는 해양생태계 회복을 위한 ‘Filter in the Sea’, 수중에 초고층 빌딩에 대한 상상을 구체화한 ‘Water Tall-Building Scape’ 등 모두 여섯 편을 선정했다. 상상의 범주가 너무 제한적이라거나 구체성 창의성에 있어 부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돋보이는 아이디어를 평가하여 수상을 결정했다.

현대는 가히 꿈의 전쟁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한한 상상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진공 튜브터널로 전지구적 교통망을 구축하려는 플라네트 런, 태평양을 횡단하는 수중터널, 사막의 자급자족 생태도시 아르코산티, 두바이의 수중도시 워터 디스커스, 지구궤도에 위성도시를 올려놓는 아스테로모, 화성도시 마르스 홈스테드 등 눈에 띄는 몇 가지만 들추어봐도 상상의 범주에 아연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그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현재의 기술이나 재료로는 터무니없다. 그러나 실현가능성은 미래의 발전된 기술과 재료를 손에 쥔 엔지니어들이 고민해야할 일이지 지금 꿈꾸는 자의 몫은 아니지 않는가.

이카루스 신화는 밀랍으로 날개를 붙여 하늘을 날게 한 다이달로스의 꿈이다. 비록 밀랍이 녹아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의 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핼리콥터, 앙리 지파르의 비행선, 라이트형제의 글라이더로 이어졌고 결국 인간은 초음속 항공기를 만들어냈다. 아르헨티나의 작가 보르헤스는 모든 실존보다 꿈이 선행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문명의 이기는 누군가의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미래를 현재시키기 위한 꿈, 본지가 공모한 상상설계의 개념이 단적으로 그렇다.  

모두 11편의 수상작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그 결과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썩 흡족해한 것은 아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전반적으로 상상의 범주가 너무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는 상상설계대전의 회가 거듭될수록 점차 희석되리라 본다. 부분적인 문제로 시상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그중에서도 창의적이고 참신한 작품이 많았다. 낙선된 작품의 응모자는 본지가 요구하는 상상설계의 관점을 잘 착안해 다음 공모에 다시 제안해 주기를 바란다. 심사를 진행하면서 응모자가 쏟은 정성에 못지않게 객관적이고 타당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지만 미흡한 부분도 많을 것이다. 이점 이해바라며 앞으로도 상상설계대전의 꿈꾸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관심을 바란다.

제2회 상상설계대전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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