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셜 톡>甲질의 형태
상태바
<이니셜 톡>甲질의 형태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5.03.30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얼마전 대규모로 발주된 D공사 설계에 40여개의 실적사가 참여해 비교적 골고루 사업을 수주해 갔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국내에서 다섯손가락에 드는 A사만이 이번 회합에 배제됐다. 오랜 전통과 실적이 있어 해당분야에서 한가닥한다는 A사가 D공사로부터 왕따를 당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때는 2년전으로 돌아간다. 해당발주처 사장으로 내정된 상태에서 뇌물수뢰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 J씨를 방어하지 못하면서부터 A사에 대한 D공사의 따돌림이 시작됐다. 이후 D공사는 A사 방문에도 "여기에 왜 왔냐"며 홀대를 했고, A사는 주요한 TP에는 알아서 참석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J씨가 S시 정무부시장 출신이다보니 서울시 사업에도 당연히 알아서 배제됐다. 부정당제재 같이 공식제재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만 적용되는 괘씸죄에 걸리게 된 셈이다.

즉 J씨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3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돼 수감중이라는 점을 볼 때 A사는 범죄자를 비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스로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만약 A사가 그간의 관례처럼 재판에서 위증을 남발하고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면 그리고 J씨를 대신해 한두 명 수감되더라면,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배제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N공사는 아직까지도 자체설계인력을 보유해 높은 실적을 가지고 있는 곳. 때문에 엔지니어링사들은 해외사업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는 N공사와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하다.

B사는 지난해 'B사 N공사를 누르고 XX수주'라는 기사제목 때문에 N공사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업자이자 발주자인 N공사 입장에서 용역사에게 눌림을 당했다는게 상당히 불쾌했는지, 해당엔지니어링사가 언론플레이를 한게 아니냐며 압박을 했다. N공사의 기사제목 딴지는 이뿐만이 아닌데, 'C사+N공사 XX사업 수주'라는 제목에도 "감히 엔지니어링사가 우리 N공사보다 앞에 기재돼 있다"고 불평한 것. 이 사업의 주관은 C사로 지분도 더 많았다.

H공사와 함께 해외프로젝트를 수주한 E사는 요즘 안절부절이다. H공사가 국내에서야 발주처지 해외나가면 똑같은 사업자인데, 해외에서도 발주처 갑질을 놓지 않아서다. 더욱 문제는 해당국 발주처에게도 "나는 사업자가 아닌 대한민국정부다"라는 태도로 일관해 중간에 끼인 E사만 죽을 맛이라는 것.

업계는 관위주로 성장해온 국내SOC시장이 정점에 다다르자 다채로운 방식의 갑질이 출현하고 있다. 이래도 죄인 저래도 죄인인 엔지니어링사에게 고부가가치와 글로벌화는 공허한 메아리라고 푸념이라는 반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