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영업전 양상 치닫는 혼란의 철도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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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키영업전 양상 치닫는 혼란의 철도감리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5.06.30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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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심의 100% 도입 후 과잉경쟁 양상보여
신흥세력 VS 구기득권세력 대결구도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지난해 철도관련 엔지니어링 기술심사가 외부심의 100%로 전환되면서 신흥세력과 구기득권층간에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대결양상은 그러나 공정한 기술경쟁보다 과도한 영업력 투여가 주축을 이루고 있어 철도엔지니어링 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외부평가위원 전환, 춘추전국 시대 도래=철도컨설팅 기술경쟁 과열양상은 2012년 국정감사에서 박기춘 의원이 제기한 ‘철도마피아’ 논란에서 시작돼, 30일 낙찰자를 선정한 진접선, 중앙선에 이르기까지 진행중에 있다.

당시 박 의원은 철도공단 퇴직자들이 엔지니어링사에 초특급 대우를 받으며 스카우트 돼 연봉, 활동비까지 합쳐 대략 연 5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또 2011년 발주된 1,915억원의 설계감리 중 50%가량인 852억원을 철도공단 출신들이 싹쓸이 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1사多공구, 200명의 공단 내부평가 위원 등의 폐단과 함께 전관미확보사가 전멸위기에 놓였다며 주요 10개사의 전관영입 및 수주현황을 공개했다. 박 의원의 지적에 따라 공단은 지난해부터 기존 내부 4명, 외부 3명이었던 기술평가위원을 외부 7명으로, 1사1공구 조항도 삽입하며 진화에 나섰다.

심사위원의 100%를 외부에서 충당하자 2진으로 분류됐던 신흥세력이 부상했다. A사 관계자는 “내외부 혼용 당시는 사실상 내부인 공단측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고, 광범위한 내부인맥을 가졌던 전관들이 활개를 쳤다”면서 “하지만 평가위원이 90여명으로 구성된 외부위원으로 전환되자 영업력의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졌고, 그간 변방에 밀려있던 신흥세력이 두각을 나타냈다”고 했다.

최근 마무리된 중앙선, 진접선 기술평가를 분석하면 영업기술력을 발휘한 1진과 그렇지 못한 2진간의 PQ점수차는 1점 이상 벌어져 있다. 2~3개 컨소시엄이 포진한 1진간의 점수차이는 0.05~0.5점으로, 이 그룹에 포함될 경우 운찰에 의해낙찰사가 결정된다. 반면 2진의 수주확률은 3% 이하로 떨어지는 구조다. 그 결과 최근 1년간 3~4개사가 1진에서 2진으로 승격됐고, 2~3개사가 2진으로 주저앉았다.

이 과정에서 기술경쟁보다 영업 즉 로비전이 지나치게 가열됐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B사 관계자는 “철도컨설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외부위원에게 참여사 일부가 과도한 로비를 시도했고 일정부분 먹혀들어갔다”면서 “이전 영업이 술값밥값 정도의 광범위한 소액영업이었다면 지금은 특정소수에게 집중된 고액영업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재편된 기술경쟁판, 글로벌 경쟁과 무관=업계는 철도엔지니어링업계의 혼란정국은 국내 발주 감소에 따라 사그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C사 관계자는 “철도전문엔지니어링사들 대부분이 향후 일감의 한계성을 직감하고, 수년전부터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대형엔지니어링사들이 철도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하지 않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했다. 그는 또“전관영입 또한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요가 이전보다 상승한 측면이 있지만 일감소멸과 함께 전관도 소멸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철도업계는 소모적 영업전을 지양하고 글로벌 시장에 맞는 기술과 시스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D사 관계자는 “해외진출이 본격화돼야 현 철도업계가 유지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각사간 기술개발과 전략적 연대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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