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 해외시장서 무용지물… 자격증보다 현장경쟁력이 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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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 해외시장서 무용지물… 자격증보다 현장경쟁력이 甲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5.07.14 09:48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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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기 의원, ‘기술사법 개정안’ 폐기 1년 만에 다시 발의
자격증 임대현실 심각… “기술사 문턱 낮추고 유지는 어렵게 해야”

(엔지니어링데일리)이준희 기자= "기술사에게만 서명날인 권한을 부여한다"는 기술사법 개정안이 폐기 1년 만에 다시 발의됐다. 그러자 엔지니어링업계는 "글로벌 기준에서 볼 때 기술사를 최고전문가와 동일 시 하는 것은 구한말적 사고"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일정금액이상 공사설계의 서명날인 권한을 기술사에게만 부여한다'는 내용의 '기술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2012년 11월 미방위 법사위에 상정됐던 '기술사법 개정안'은 기술사 진영과 사업자 진영의 찬반 의견 대립으로 계류되다 1년 6개월만인 작년 5월 2일 폐기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 했던 서상기 의원 측은 폐기 1년여 만인 지난달 10일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한 번 법안 발의 주도에 나섰다.

서상기 의원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공공적 성격의 대규모 사업의 설계와 감리는 검증받은 기술전문자격자인 기술사가 수행하여 최종 서명할 수 있도록 업무영역을 설정해야한다. 기술사도 건축사, 변리사 등 국내 다른 분야의 전문자격자와 같이 책임과 의무를 다하게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 "자격증 하나에 최고전문가 지위 주는 건, 구한말적 사고"
법안의 당사자인 엔지니어링사는 그러나 "글로벌기준에서 볼 때 기술사를 최고전문가라 할 수 없다"며 "기술사의 문턱을 낮추고 자격유지를 어렵게 해서라도 자격증 임대현실을 뿌리 뽑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철도부문 A기술사는 "기술사는 한국, 일본 등 극소수의 나라에만 도입된 제도로 해외진출 시 인정받지 못하는 자격증은 전혀 필요없다"며, "해외시장에서는 학력과 경력을 보는 만큼 서명권한도 기술사자격이 없는 PM과 분야별 리딩엔지니어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사 단체 측은 그러나 "한국에서는 자격시험을 거치지 않은 학·경력자에게도 서명 권한을 부여하는데 이는 자격시험을 통과한 PE만이 설계, 감리의 서명책임을 지는 미국 시스템과 다르다. 의사가 아닌 약사나 간호사에게 수술집도를 허락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A기술사는 "기술사 자격증 하나 땄다고 최고전문가의 지위를 주는 것은 구한말적 사고다"며, "기술사라고 해외현장에서 원어민 수준의 영어구사, 클레임해결, 파이낸싱매니지먼트, 법률조언 등을 수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 자격증 임대문제 뿌리 뽑기가 진짜 선행과제
국내시장에서 정부 발주만 기다리던 시대가 종식되며, 한국엔지니어링사도 선진국처럼 해외에서 50%이상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현장 경험을 통해 실력을 갈고닦지 않으면 해외 발주처 및 파트너의 신뢰를 잃을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A기술사는 "현 엔지니어링업계는 마치 시험합격 후 실무역량이 없어 자격증만 대여해주거나 자격증을 대여해줘 실무역량이 없는 변호사·의사가 만연한 형국이다"며, "기술사건 학·경력자건 진짜 실력을 갖춘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로·공항부문 B기술사 또한 "변호사·의사는 자격증을 빌려주지 않고 지속적인 변호·의술활동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키운다"며, "자격증은 과업의 시작점일 뿐이고 전문가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한다"고 거들었다.

특히, B기술사는 "기술사제도, 학·경력제도 중 선택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자격증 이름만 거는 업체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며, "차라리 기술사 시험의 문턱을 낮추고 자격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해야 자격증 임대문제가 뿌리 뽑힐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에 따르면 과거 회당 500명 정도였던 도로·공항부문 기술사 응시생이 현재 100명 정도로 급감한 상황이다. "기술사의 효용가치를 못 느끼는 만큼 기술사에 관심자체가 없어 사내에 부장급 이하 기술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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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M 2015-07-27 18:17:35
PQ제도가 기술사를 네버다이로 만들고 있군. 엔지니어는 기술을 파는거지 자격을 파는게 아니라네~

용역쟁이 2015-07-27 12:34:04
엔지니어한//어느 회사에서 젊은 나이에 업무를 안하고 기술사공부만 할수 있는지...그리고 실무를 모르는 사람이 회사에 붙어있는것도 신기하군요... 고개를 숙이는 기술사라....기술사 없는 인정기술자들이 더 그런건 아닌지?....기술사가 챙기는 기득권은 뭐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엔지니어한 2015-07-26 18:56:45
3. 기술사 단체 여러분. 여러분의 기득권만 챙기는 것으로 보여지는 건 왜 일까요?, 정말 기술사가 꿈이 되는 그런 사회가 되도록 목소리를 내 주시면 주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밤늦게 퇴근하여 기술사 책을 펴고 있는 후배들에게 힘이 될 겁니다. 안되도 노력은 할 수 있잖아요.

엔지니어한 2015-07-26 18:52:10
2. 기술자들의 꿈이 되는 기술사가 아니라 영욕을 위해(요즘에는 살아남기 위해) 야근시간을 쪼개서 공부하는 옆의 동료들을 보면 씁쓸합니다. 기술사가 되어서는 정말 기술력의 핵심이 되서 리더로서 존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갑과 을중의 갑에게 고개를 숙이는 기술사라.....기술사의 의견이나 주장이 영향력이 전혀 없고, 그냥 단지 기술사라는 자격증과 책임만 있는 기술사..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엔지니어한 2015-07-26 18:44:37
1. 저는 기술사제도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많은 프로젝트를 야근, 철야를 하며 수행했지만, 어느날 갑자기 실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기술사에 합격해 기술사랍시고 많은 경험을 가진 선배들을 누를때는...기가 막혀서 기술사 시험문제를 봤지만, 많은 부분이 정말 교수들이 내거나 현실과 안맞는 문제들 이였다는 것입니다. 암기력 좋은 젊은 사람들이 죽어라 공부하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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