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삼물 합병, 지배구조 위한 발판 OR 진짜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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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삼물 합병, 지배구조 위한 발판 OR 진짜 시너지?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5.07.21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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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매니지먼트 판 키워 다시 공격할 수도
건설 부문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여전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을 결정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삼성가의 승계 시나리오가 모습을 갖추게 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 1일 최종합병만을 남겨두게 된 상태이며 향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아직까지 잠재적 부담 요소는 여전히 상존해 있는 상태이다.

현재 합병의 가장 큰 장애물로는 역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꼽히고 있다.

비록 주주총회 결과 일방적인 표결로 졌다고는 하나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소송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과 앨리엇매니지먼트의 싸움은 주주총회를 끝으로 봉합된 것이 아닌 장기적 대립으로 돌입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향후 자칫하다간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삼성간의 분쟁은 물론 우리정부와의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외환은행 먹튀 논란을 겪었던 론스타가 미국 법원에서 ISD(Investor-State Dispute)를 근거로 5조원대 소송을 제기한 만큼 엘리엇매니지먼트 또한 국내에서 이어졌던 소송결과를 이유로 송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7일 주주총회가 끝난 이후 겉으로 볼 때는 삼성과 엘리엇 매니지먼트 사이의 관계가 일단락된 처럼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행보를 미루어 볼 때 2차전에 대한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또 "론스타의 선례에서 보았듯 국내 법원의 판결 결과를 이유로 ISD를 통한 국가에 대한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합병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건설분야의 경우 기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사업구조가 다른 만큼 실제 성장 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경우 건설부문의 매출액은 16조2,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동시에 2020년에는 매출 23조원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7,000여명의 삼성물산 건설부문 직원들과 1,000여명의 제일모직 직원들을 합쳐 확보한 8,000여명으로 초고층빌딩 및 플랜트 분야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관련분야 경험이 부족한 제일모직 인력들이 삼성물산의 인원들과 균형을 맞추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이전 플랜트 EPC 업체들이 겪었던 문제점 중에 한가지가 바로 관련 분야에 대한 경험부족 인원들의 유입으로 인한 프로젝트 진행 부진이었다. 결국 이문제는 수익성 문제 등으로 부메랑이 되면서 EPC사를 흔드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며, "이에 일부에서 주장하는 당장 인원이 필요한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라빅2 민자 발전 등에 제일모직 인원을 투입해 시너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양사의 건설부문 인원을 합칠 경우 8,000여명 선으로 올라서면서 국내 최대 EPC사의 규모를 자랑하게 된다"며 "그러나 지속적인 수주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커진 외형은 독이 될 수 있어 삼성측은 합병전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만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의 2013년 해외 신규계약 건수는 총 15건, 계약금액은 137억9,686만달러를 기록했으나, 2014년에는 신규계약 건수 18건, 계약금액 59억9,224만달러에 머물렀으며 올해의 경우 7월 현재 6억7,497만달러짜리 호주 웨스트 커넥스 1단계 공사 1건 계약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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