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인니 고속철도사업 두고 동남아 패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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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인니 고속철도사업 두고 동남아 패권경쟁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5.08.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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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최종제안서 제출… 결과발표 1주 앞, 고위급 로비 점입가경
한국, 재원조달 중일에 완벽히 밀려… 인니 대통령 순방국서 한국 제외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15조원규모 인도네시아 고속철도사업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동남아시아 인프라 시장 패권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반면 한국은 KTX 기술과 경험을 갖고도 재정지원규모에서 완벽히 밀리며 사실상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다.

18일 인도네시아 개발계획부에 따르면 인니 정부는 중국과 일본의 인니 고속철도사업 제안서를 적극 검토 중에 있으며 1주후 결과를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ndrinof Chaniago은 장관은 “인니 수도 자카르타에서 제3의 도시 반둥까지 연결하는 고속철도사업은 자바섬의 3개 지자체지역을 횡단하는 750km 노선의 1단계다. 향후 2단계로 제2의 도시 수라야바까지 연결하게 된다”며, “중국과 일본 중 어떤 제안서를 받아들일지 1주안에 결정할 것이다”고 전했다.

자바섬은 과거 일본 최대섬인 혼슈가 여객과 화물의 극심한 정체로 몸살을 앓았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 당초 일본 JICA는 인니 자바섬에 수도 자카르타와 수라야바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을 제안한 바 있다.

자카르타~수라야바 고속철도제안이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수년간 답보사태 빠지자, JICA는 1단계 자카르타~반둥, 2단계 반둥~수라바야 2개구간으로 분리 진행하는 새로운 안을 제기했다. 1단계 150km 자카르타~반둥구간은 총사업비 50조루피아(4.3조원)로 추정되며 이동시간을 기존 3시간에서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된다.

이처럼 인니 고속철도사업은 열도국가인 최초 제안자 일본이 주도권을 잡는 양상이었지만, 최근 AIIB 출범을 이끌며 아시아 인프라시장 패권 장악에 나선 중국이 가세하며 상황이 반전된 분위기다.

인니 정부는 AIIB 지분율 3.42%로 한국과 호주를 이어 역내 6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AIIB 본부 자카르타 유치’를 제안할 만큼 AIIB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Bambang Brodjonegoro 인니 재정부 장관은 “인니 정부는 경제개발을 뒷받침할 인프라 개발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AIIB는 인프라 개발프로그램 재정지원의 새로운 대안을 제공할 것이다”고 AIIB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인니 고위급 관계자는 또한 “중국과 일본은 고속철도 최종 제안서 제출 후 고위급 관계자를 상대로 한층 치열한 로비전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시장에서의 정치적 경제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일간의 경쟁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 돈 없는 한국, “인니 고속철도사업은 그림의 떡”
국내 철도업계는 10여 년 전부터 수출입은행, 코이카, 철도시설공단, 코레일 등과 접촉하며 인니 고속철도사업 참여를 저울질해 왔다. 그러나 한국 철도업계는 부족한 한국 정부의 재정지원, 수시로 변하는 현지 정책으로 고속철도사업에서 발을 뺀 상황이다.

현지 진출 인프라 전문가는 “100차례나 넘게 인니 현지를 방문해 철도사업을 추진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담당자가 바뀌면 제로베이스로 돌아가버린다”며, “특히, 15조원으로 추정되는 프로젝트다보니 한국은 재원조달이 안 돼 인니 정부와 진일보한 대화조차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조코위 대통령은 1주일간 아시아 순방에 나서며 도쿄를 첫 번째로 방문하고 베이징을 거쳐 자카르타로 귀국했다. 포스코의 인니 제철소 건설사업 때만해도 한국기업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일본, 중국에 완전히 밀린 상황이다.

다만, 현지 철도 전문가는 “인니 정부는 수년간 철도 확장 및 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제안만 됐지 본격적인 실행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왔다”며, “재원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타 사업에 의해 우선순위에 밀려 언론플레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니 도심공항철도사업은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둔 만큼 인니 정부가 고속철도사업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 중에 있다”면서, “일본에 이어 중국자본까지 참여하는 이번 MRT사업에는 인니 중앙정부와 자카르타 주정부 예산지원 문제가 얽혀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지난 4월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송정 개통 후 KTX가 글로벌 철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국토교통부 산하 국제철도팀 신설을 추진에 나섰지만, 구체적 지원활동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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