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같은 진입장벽, 실력있는 엔지니어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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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같은 진입장벽, 실력있는 엔지니어가 대안”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2.07.16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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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쟁력 확보하려면 PQ강화보다 TP경쟁력이 절실
엔지니어링=복지라는 등식, 전국민에 홍보해야

 
<엔지니어링 CEO – 다산컨설턴트 이해경 회장>

다산컨설턴트 이해경 회장은 엔지니어링업계에서는 호남형 멋쟁이로 불린다. 인터뷰 당시만 해도 물방울무늬 블루 셔츠에 체인목걸이를 하고 연신 호탕한 웃을 지으며 업계 현안을 조목조목 집어냈다. 기자가 옷을 잘 입는 비결을 물어보자 “옷이 많다고 해서 멋쟁이는 아니다. 살 때 잘 사고 어떻게 잘 매치를 잘하느냐가 관건 아니겠나. 나는 양말까지도 옷에 맞춰 코디한다.”

도로전문의 다산이 LNG탱크, 중금속여과장치 그리고 해외사업진출 등 다채로운 분야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회장의 맞춤코디 정신이 아닌가 싶다.

다산 이해경 회장을 만나 SOC정책과 엔지니어링사의 도전정신 그리고 PQ, TP 등 정책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TP, SOQ 부작용으로 인해 PQ강화방안이 대두되고 있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나.
TP, SOQ 축소방안이 시행 3년만에 제기된 것은 정성적인 평가로 인한 공정성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엄격할 것 같은 미국이나 유럽의 TP심사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완벽하지 않다고 들었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인지상정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 비해 많이 선진화됐다. 실력도 없는 자가 발주청에 접대만 한다고 해서 일을 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금품접대가 아닌 엔지니어의 능력과 성품을 로비하는 구조가 정착화 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TP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지니어의 일하는 자세 즉 성품과 실력이다. 나머지 요소는 그 다음이라고 생각한다.

-도로를 제외한 타 분야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도로는 PQ점수가 0.1점 차로 TP가 없을 경우 운찰제적 성격이 강하고, 수자원 등 주요 분야는 많게는 10점 넘게 차이가 상위 5개사 외에는 입찰조차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변별력이 없는 도로는 Pass of Fail 이후에 TP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수자원, 항만, 도시계획 등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은 분야에 대한 문호가 개방될 여지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여시켜 달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기술력과 인력을 확보한 엔지니어링사의 경우 노력하면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과도한 PQ기준으로 인해 도로외 분야의 기술력을 쌓지 못하면 해외시장 진출도 요원하지 않겠나.

-다산은 설계, 감리 외 신사업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것인가.
올해 겨우 1억원의 매출 올린 중금속여과 장치다(웃음). 주 사업대상은 전국에 산재한 폐광산과 터널공사장으로 여기서 배출되는 비소 등 중금속을 여과하는 장치다. 상용화한지 얼마되지 않지만, 현재 중금속 처리시장은 폐광산만 100억원 규모고 여기에 터널 그리고 중국 등 해외시장까지 고려한다면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경쟁력 또한 수입산 필터에 비해 절반 이하의 가격이라서 홍보만 제대로 된다면 연매출 50억원 정도는 가능하다고 본다. 엔지니어링사가 안정적인 경영을 하려면 특화분야를 개발해 설계감리 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하겠다.

-LNG저장탱크가 다산만의 특화분야라고 들었다.
지난해 삼척LNG탱크 저장시설 설계를 가스기술공사와 경쟁 끝에 따냈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 가스기술공사에 이어 다산컨설턴트까지 LNG저장시설에 대한 실적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NG저장탱크 설계 기술력을 확보하기까지 특수사업부를 설립하고, 국가 R&D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기술력을 배양시켰다.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중금속처리사업과 이번 LNG저장탱크를 보며 느꼈다. 앞으로는 가스기술공사와 함께 전세계시장을 두드리고 싶다.

-최근 베트남 최대교량인 밤콩대교 컨설팅을 수주했다. 해외사업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비단 김우중 회장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해외에는 할 일 많다. 때문에 당장 수주를 올린다는 마음으로 조급하게 진출할 필요는 없다. 확실한 사업을 중심으로 한껀한껀 해낸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해외진출보다 시급한 것은 후진양성이다.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해외진출이 가능하지 않겠나.

다산도 장대교량분야에서 명함을 내밀 정도는 된다. 사실 최근에는 목포대교, 화명대교 등 웬만한 대형사보다 더 많은 실적까지 확보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유럽최대 엔지니어링사인 코비(COWI)에 가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느껴진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장대교량 자료를 갖추고 있었다. 우리 엔지니어링사가 보다 많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의 SOC정책에 대해 의견은 어떻게 되나.
복지라는 것도 사회기반시설이 확보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도로나 철도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복지를 논할 수 있나. 매년 폭우로 산사태가 나고 물바다가 되는 것을 막는 것도 대국민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일감 확대차원에서 복지부, 환경부, 문광부, 국방부 등을 통한 SOC사업 확대를 생각해 볼 때다. 즉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복지, 우리나라를 잘 지킬 수 있는 복지, 취약계층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복지, 문화예술시설 확충을 통한 복지를 SOC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전에 SOC가 최대의 복지라는 것을 전국민을 상대로 홍보해야 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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