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본보다 한국의 설계경쟁력이 높다”는 건설연
상태바
“독일·일본보다 한국의 설계경쟁력이 높다”는 건설연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6.02.04 1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한국의 설계경쟁력이 일본, 독일보다 높다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글로벌건설산업 경쟁력이 화제다.
 
“2015년 글로벌 건설산업 경쟁력 7위”라는 이름으로 4일 발표된 건설연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건기연은 건설인프라 경쟁력, 건설기업 역량평가 등 각종 항목을 만들고 순위도 매겼다. 19개국을 대상으로 했고 미국 잡지 ENR과 Global Insight, 국제투명성기구 자료 등을 참조했다고 한다. 이하 보도자료 내용은 각 항목별로 순위가 올랐다내렸다하는 것을 알려주는 주는 내용으로 결론은 한국이 지난해에 보다 1단계 상승한 7위라는 것이다.
 
여러 평가항목 가운데 설계경쟁력을 집중해 보면, 미국이 1등이고 한국이 11위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 싶다. 그런데 독일은 한국보다 2단계 아래인 13위고, 일본은 16이라는 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독일이 어떤 나라인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을 바탕으로 유로존 내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GNP 4만달러 국가다. 엔지니어링분야는 강소엔지니어링사가 중심이 돼 높은 컨설팅비를 받으며 전세계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수준이다. 특수교량의 천국, 30년전 세계 최장해저터널을 건설한 나라, 내진설계 최강국 일본의 설계경쟁력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이런 독일과 일본이 어쩌다. 유럽의 공장 터키, 관광농업국 이집트보다 떨어지게 된 걸까. 건설연이 설정한 설계경쟁력의 기준은 ▶해외 매출액 ▶기업수 ▶해외매출액비중 ▶성장성 ▶설계생산성 등으로 다분히 정량적이고, 임의적이다. 즉 엔지니어링을 바라보는 시선자체가 한국 엔지니어링의 문제점과 같은 노동집약 실시설계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예전 독일 2위 엔지니어링사 라마이어인터네셔널 번드 코데즈 회장과 인터뷰 중 “엔지니어링사는 매출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단가 즉 엔지니어에 대한 가치가 중요한데, 한국은 묘하게 수주금액의 크기에만 집중하더라. 한국의 국토부는 매년 해외수주액을 발표하던데, 저부가가치에 한정돼 있고 마이너스만 나는 프로젝트만 수주하는 걸 자랑스럽게 성과처럼 발표하는 게 이상했다.”
 
업계도 매년 건설연이 발표하는 글로벌산업경쟁력에 의문을 달고 있다. 건설연측은 “우리나라 글로벌 건설기업이 해외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진단하고, 우리나라 기업이 부족한 분야에 대한 R&D 투자 및 제도 개선사항 등을 파악하여, 향후 정부 및 글로벌 건설기업이 해외진출 전략 및 추진계획 수립 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매년 발표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숫자와 등수에 매몰돼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를 위시한 연구기관들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놓는 것은 결국 그들 위주로 건설판을 짜기 위한 자료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랭킹을 발표하기보다 정부와 성과위주로 맞춰진 현 건설 및 엔지니어링정책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