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상징 광장, 빛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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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상징 광장, 빛의 광장
  • 손원표
  • 승인 2012.07.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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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현상공모 ‧ 설계 시공 일괄 입찰’ 프로젝트 이야기

▲ 동부엔지니어링(주)
기술연구소 손원표 소장
◆ 융합프로젝트의 아이디어 공모
2007년 3월 29일 현상공모작품 현장설명으로 불을 당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은 ‘국가중심가로 정비계획’으로 청계천복원, 광화문복원계획과 연계해 왕복 16차로 차도부를 10차로로 조정하고, 중앙광장을 조성하고, 양쪽의 보도를 정비해 광화문에서 청계광장 시점까지 접속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세종로 주변의 평면적‧입체적 공간구조를 획기적으로 정비하고 기능중심의 공간을 감성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으로 삼각산,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물(水)…바람(風)…숲(林)의 바람축과 녹지축을 도시에 끌어들였다. 다시 말해, 토목‧도시‧교통‧환경‧디자인‧경관‧전통문화 등이 어우러지는 당시 관련분야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융합프로젝트였다.

‘광화문광장 아이디어공모’ 프로젝트는 21세기 Keyword 'Design & Image'를 바탕으로 아이디어적 접근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였다. 도시기반시설의 재구성 관점과 역사적 상징광장의 구현 관점에서 ‘과거-현재-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하드웨어적 요소와 소프트웨어적 요소의 자연스런 조화, 소프트한 공간계획의 연출, 주변 문화공간과 연계된 계획구상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와 협업이 관건이었다.

또한, 매주 1회 분야별 책임자 회의를 통해 ‘역사의 가파른 굴절’인 근대사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이곳의 정체성(identity)을 표현, 일체화된 공간계획, 가로환경의 완화, 지하공간 활용, 전통의 표현 등을 주요요소로 선정해 작품을 구성했다. 결과적으로 6월 19일 아이디어공모 당선작 발표에서 동부엔지니어링, 서안 등 4개 컨소시엄의 작품이 선정됐다.

▲ 광화문광장 마스터플랜
◆ 역사성과 작품성의 구현
아이디어공모 당선작 발표와 동시에 착수된 ‘광화문광장 조성사업 설계‧시공 일괄입찰’ 프로젝트에서는 4개 당선작을 포함, 출품된 작품들의 장점을 발췌해 T/K설계에 반영하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했으며, 역사성, 상징성, 공간계획, 동선계획, 경관계획을 기본골격으로 계획성, 시공성, 안전성, 경제성, 환경성 등이 확보되도록 했다.

광화문광장은 포장의 재질과 패턴에서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역사적 Image를 나타내고 물‧바람‧숲의 요소, 청계천 물의 연계성, 광장내 지하공간 활용, 주변지역 문화벨트의 연계‧확산, 기존시설물의 조형화, 유니버설디자인(UD)를 반영한 무장애공간 실현,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 연결동선 확보, Landmark, 대규모 행사시 군중들의 행태‧안전, 재해방지시스템 등을 주요과제로 도출했다.

‘국가상징의 광장’으로서 '화합의 광장, 비움과 채움의 광장, 삶의 활기가 넘치는 광장'을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의 방향으로 설정해 국가심장부로서 상징축 정립, 역사성 부여, 육조거리 재현, 문화공간 조성, 도심속 생태환경의 확보, 활용성과 가변성의 고려, 사계의 풍경이 펼쳐지는 열린광장, 접근성과 지향성이 확보된 공간 창조 등을 설계주안점으로 반영했다.

▲ 광화문광장 공간구성 개념도

역사가 살아 숨쉬는 ‘국가상징의 주작대로’를 주제로 한 도로계획에서는 국가상징가로와 광장의 균형을 고려한 도로 중심선 계획, 역사성을 부여한 화강석 포장, 인간중심의 도로시설물, 집중호우시 배수시스템 구축 등을 반영했으며, ‘삶과 활기가 넘치는 광장’을 주제로 설정한 조경계획에서는 도심의 바람길, 숲길, 물길의 조성을 통하여 녹지체계 강화와 열섬화 현상 완화로 생태환경이 확보된 광장을 조성했다.

▲ 건강한 자연이 흐르고 삶의 활기가 넘치는 광화문광장


◆ 국가상징의 광화문 광장
옛 흔적을 담은 국가상징의 ‘역사적 광장’, 다양한 테마와 풍경이 있는 ‘화합의 광장’, 도심속 자연과 삶의 활력이 넘치는 ‘생명의 광장’인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은 6개월여 걸친 산고 끝에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2007년 12월 11일 11명의 심사위원들에 의해 역사성, 작품성, 계획성, 광장시설, 시공성, 안전성 관점에서 평가됐으며, 당사의 작품은 평가위원 수에서는 과반을 넘는 우위를 보였으나 종합점수에서 경쟁사에 밀리고 말았다.

'핀란드 디자인 산책'의 저자 ‘안애경’은 ‘광화문광장’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놀이터인가 광장인가? 놀이터가 어찌 도로 한복판에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왜 도로 한복판에서 사적인 놀이를 즐기고 있는가? 흘러넘치는 물은 미래에 다가 올 극심한 물부족을 외면하고 있다.”, “디자이너가 어떤 공간을 디자인해야 한다면, 디자이너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곳을 먼저 생각하고 마음을 담아야 한다. 자신이 디자인한 공간에서 진정으로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광화문광장 조성사업’ 프로젝트를 아이디어 공모에서 T/K설계까지 9개월 가까이 책임자로 참여하며, 가정생활조차 유보하고 융합프로젝트의 PM으로서 자부심을 가져왔던 나는 이후로 광화문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혹시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에도 애써 외면했다. ‘사랑이 깊으면 증오도 깊다’ 했던가? 광화문광장이 조성되고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온 후, 3년이 지난 2011년에야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곳을 찾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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