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진출, 계약서부터 다시봐야… ‘야바쉬’ 문화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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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진출, 계약서부터 다시봐야… ‘야바쉬’ 문화 조심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6.03.0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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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계약지연 통해 유리한 협상고지 차지하려해”
일본 무역상사 디벨로핑… 중국 90여개사 진출… 유럽 게르만족이 주도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이란의 만만디 ‘야바쉬’ 문화는 계약 지연을 통해 유리한 협상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다. 번거롭더라도 계약시 상세한 내용을 포함시키고, 중재조항, 소유권 등을 명기해야한다.”

이 같은 진단은 코트라가 ‘이란시장 이렇게 달라진다’을 주제로 주최한 제23차 해외수주협의회 포럼에서 제기됐다. 코트라 테헤란무역관 김승욱 관장은 지난 1월 16일부터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시장 진출 유의점과 분야별 주요 프로젝트 현황을 전했다.

이란은 2007년부터 이어진 금융제재에 유가하락까지 더해 정부예산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신용등급이 낮아 자금조달 비용이 크고, 석유, 가스 등 정부보증이 불가한 프로젝트가 많다는 점, 달러화 결제가 불가능 한 점 등이 장애요소로 꼽힌다.

김 관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상당히 많지만 여전히 이란 경제는 바닥이다. 일부 공기업의 월급 연체가 빈번하고 유로화결제가 아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자금이 돌지 않아 중산층이하의 생활은 더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때문에 최근 이란 진출 업체들은 EPC+F로 협의하고, 제안서 수령후에도 BOT, BLT 등으로 투자방식을 선회하고 있다. 즉, EPC만으로는 수주가 어려운 만큼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사전 충분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김 관장은 계약 시 유의점으로 “이란은 중국의 만만디 관습처럼 특유의 슬로우 문화 ‘야바쉬’가 존재하는데 이는 이란이 계약 지연을 통해 유리한 협상고지를 차지하려는 것”이라며, “계약시 번거롭더라도 세세한 내용을 포함시키고 분쟁발생에 대비해 중재조항을 삽입하고 소유권을 명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유로화로 발주되거나 현지화로 결제되는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환관리가 필요하다. 기자재, 설계, 기성대금 등은 원화결제가 불가피하다고 했다”라며, “계약과정에서 경제제제 시절로 회귀하는 소위 ‘스냅백’을 대비한 조항 삽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일본 무역상사 디벨로핑… 중국 90여개사 진출… 유럽 게르만족이 주도
이란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현지 인력을 철수시키지 않고 발주처와의 연대를 굳건히 유지해온 대림산업과 같은 한국기업이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최근 유럽, 일본, 중국의 도전으로 향후 더욱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김 관장은 “이란 해빙무대가 본격화되며 작년부터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기업이 이란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일본은 무역상사위주로 프로젝트 디벨로핑에 나섰고 일대일로의 중국은 90여개사가 이미 이란 현지에 진출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김 관장에 따르면 도요엔지니어링은 Siraf Condensate Refinery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미츠이상사는 수력발전, 토목, IPP, Oil&Gas 전 분야에 걸쳐 적극적으로 사업 발굴에 나섰다. 마루베니상사는 Condensate Off-Take Finance를 통한 신규영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치요다상사는 미츠이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Bandar Abbas Refinery 개선프로젝트에 대해 사업주와 협상중이다. 미츠비시상사는 정부발주발전소 TPPH와 민간발주발전소 IPP사업을 추진 중이다.

▲ 9일 코트라 본사에서 ‘이란 프로젝트 시장 진출 포럼’에 참석한 전경수 코트라 해외수주협의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란 플랜트 O&M, 국내 중소사 수주 가능성 있어
한편, 김 관장은 그간 정부재원 부족으로 심각하게 낙후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이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주요 인프라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석유·가스분야는 유전개발에 200억달러,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에 290억달러가 투자될 예정이다. 현재 석유생산용량은 400만 bpd로, 2020년까지 470만 bpd로 증가할 계획이다. 가스생산용량 또한 현 6억5,00만㎥를 내년까지 10억㎥까지 증대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플랜트 O&M분야 국내 중소업체의 수주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Khuzestan지역에서 South Azadegan개발1단계, South Yadavaran유전개발2단계, Arvand 유전개발 등이 개발될 계획이다. 또한 Persian Gulf지역에서 Reshadat유전개발, Forouzan유전개발이 추진되고, Ilam에서 Dehloran유전개발2단계, WestPayder-Asmari유전개발, Hormoagan에서 해상구조물 Jask Terminal이 건설될 예정이다.

철도는 총 1,300㎞가 있으며 2025년까지 2,500㎞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김 관장은 이란 정부가 BOT 및 BLT방식으로 추진 중인 4건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란 정부는 1억7,200만유로규모 171㎞길이의 Qazvin-Zanjan구간 2호선, 1억8,800만유로 157㎞ Mohammadieh-Samangan구간 2호선, Shiraz-Asalouyeh구간 8억9,600만유로규모 철도를 건설하며, 총 618개 철도차량를 구매할 방침이다.

도로는 현존하는 총 20만㎞가 이란 전체화물수송의 70%를 담당하고 있는데다 포장률이 20~30%에 불과해 향후 발주 전망이 밝다. 현재 이란 정부는 테헤란-북부카스피해 121㎞ 간 고속도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항만분야는 해상무역의 85%를 담당하는 반다라압바스가 1순위 프로젝트로 향후 시설확대사업이 계획됐다. 이미 샤히드 5억달러규모의 라자이항 3단계 발전계획에 착수했고, 현재 선적 용량이 800만TEU로 확대됐다.

공항분야에 대해 김 관장은 “22억달러규모 이맘호메이니 공항 2단계 확장사업이 계획 중이지만 저유가로 인한 예산부족으로 2년간 사업이 중단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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