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건설ENG 설영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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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한건설ENG 설영만 사장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6.06.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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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 필리핀 지사는 두테르테 집무실 옆
“한-필리핀 전략적 연대로 민다나오개발 선점해야”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지난 5월9일 두테르테 후보가 38.6%, 1,503만표를 득표하며 마누엘로하스와 그레이스 포를 제치고 당선되자, 경기도 하남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대한건설ENG 설영만 사장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대사관을 필두로 정부부처와 시공사에서 온 연락. 사실 부처 입장에서 주류가 아닌 민다나오섬 출신에 다소 과격한 두테르테가 대통령으로 당선될지 몰랐고, 당연히 컨텍포인트도 부실했던 것. 설 사장은 6월30일 있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고, 이후 독대까지 예정돼 있을 정도로 두테르테와 친하다.

▲ 설영만 대한건설ENG 사장
“두테르테 당선인과는 3년전 다바오시 LRT사업에서 처음 연을 맺었다. 다바오를 범죄청정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강경정책 때문인지, 자동화기로 무장한 40명의 경호원이 두테르테시장을 둘러싸고 있어 분위기는 삼엄했다. 하지만 두테르테시장은 권위와는 거리가 먼 노동자의 모습이었다.”

두테르테 시장은 헬기를 제공해 도시전반을 소개했고, 자신의 집무실인 다바오시청에 대한건설ENG 필리핀지사 설립을 허락했다. 이후 다바오 LRT 건설을 위한 F/S 현장조사를 수행한 뒤 MOU를 맺었다. 다음해인 2014년 두테르테 당선인은 대한건설ENG본사에 부인과 딸과 함께 방문했다. 사실 2005년 저장성 당서기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과 마찬가지로 두테르테 당선인 또한 당시 방문이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필리핀지사 설립이나 두테르테 시장이 방한했을 때도 정부부처와 시공사, 협단체에 공문을 넣어 주요 인사의 방문을 알렸다. 하지만 변방정치인에 관심을 주는 곳은 없었다.”

▲ 2014년 자신의 가족과 대한건설ENG 본사를 방문한 두테르테 당선인(당시 시장/왼쪽부터 세번째)
설 사장은 수요신문고를 통해 매주 500명이 넘는 시민들의 민원을 새벽까지 듣고 해결해주는 두테르테의 가능성에 매력을 느꼈다. 이후 다바오 공무원들을 지속적으로 초정해 거가대교, 대구모노레일, 인천경제구역청 등 한국의 SOC를 견학시켰고, 기술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1조원 규모의 다바오 LRT사업의 OPS(Original Preference Starter) 즉 최초제안자 지위를 획득하고 설계권까지 인정받았다. 이 사업은 NEDA의 검토를 거친 뒤 신정부가 들어서는 7월에 공식추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바오 LRT는 두테르테 당선인의 공약 1호사업이다. 당선인은 다바오와 마닐라를 오가며 대통령 집무를 펼치겠다고 공헌할만큼 민다나오지역에 대한 애정이 크다. 하지만 민다나오섬은 이슬람종파세력과 마약상으로 인해 필리핀내에서도 가장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고, 치안 또한 최악이다. 하지만 두테르테 당선인의 범죄와의 전쟁이 성과를 보이고 치안이 안정된다면 민다나오는 제2중동붐을 일으킬 SOC 신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북부 루손섬에 비하면 민다나오는 너무 소외된 지역이다. 한국면적의 2/3에 달하는 크기지만 SOC시설이라고는 전무하다. 이 지역이 한국에 의해 제대로만 개발될 수 있다면 대단한 물량을 창출할 수 있다. 벌써 JICA를 필두로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필리핀 개발을 타진하고 있고, 중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은 프로젝트당 최대 1,000억원에 불과한 ODA 규모로 인해 주도적으로 개발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

설 사장은 한국정부가 전세계에서 관심을 갖는 이란보다는, 신체제를 맞이하는 필리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한-필리핀 정부차원에서 대국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것.  “30일 취임식에 참석해 필리핀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두테르테 대통령에 제안하겠다. 새로운 SOC시장으로 떠오르는 필리핀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정부간 협력이 절실하며, 필요하다면 중간 가교역할을 하겠다. 언젠가 당선인은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처럼 필리핀의 경제개발과 치안확립을 동시에 추진해 활로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도 필리핀을 통해 SOC활로를 만들어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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