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금속공예작가’ …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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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금속공예작가’ …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2.08.07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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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제1회 한․일 금속공예 교류전’ 주최

▲ 좌측부터 히라오카 작가, 이준희 기자, 하라다 작가, 조현수 작가

늦더위란 초가을 불청객이 떠나고 모처럼 찾아온 청명한 하늘아래 시원한 바람이 부는 금요일 오후 인사동,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찾아온 엄청난 관광인파의 웅성거림이 서서히 작아지며 고즈넉한 운현궁의 모습이 눈앞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한결 한가로운 분위기의 운현궁을 지나 본 기자가 찾아간 곳은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이었다. 이곳에서 19일부터 23일까지 ‘제1회 한·일 금속공예 교류전’이 진행된다.

이에 본 기자는 조형예술가인 한국의 조현수 작가와 일본의 하라다 타케시 작가 그리고 세공예술가인 일본의 히라오카 유키 작가를 직접 만나보았다.

국내에서 한국전통문양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조 작가는 이미 수차례 개인, 단체상을 수상한 베테랑 공예가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옻칠기법을 연마한 그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일본의 담금질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약 5년간 히로시마시립대학에서 금속조형을 전공하며 하라다 작가와 히라오카 작가와 함께 수학했다.

조 작가는 “이번 교류전은 친구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이뤄낸 성과물을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소중한 자리”라며, “제1회 한·일 금속공예 교류전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도쿄나 오사카에서 제2회 교류전을 개최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동양미가 물씬 풍기는 전시회였기에 중국작가와의 교류도 가능해 보였다. 이에 대해 그는 “가능하면 좀 더 폭을 넓혀 동아시아 작가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양한 금속조형작가와도 교류하고 다 함께 전시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 인생 = 구름

조 작가가 이번 작품전시회 때 처음 선보인 작품 ‘인생=구름’은 일본식 담금기법과 조작가 특유의 한국적 옻칠기법이 조합된 것으로 도가사상적인 메시지를 담아낸 동양철학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구슬은 외부환경에 쉽게 흔들리는 인간의 의지를 나타내고 조형물 꼭대기로 이어진 계단은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비유한다. 정상에 있는 구름은 끝없이 성취를 하는 듯해도 결국 손에 넣을 수 없는 구름과 같은,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은유한다.”

▲ 어린당닭

작가 중 막내인 하라다 작가는 닭, 잉어, 고슴도치와 같은 동물을 소재로 전통미 있는 금속공예에 능통하며, 가장애착을 갖는 작품으로 ‘어린당닭’을 꼽았다.

“한 달 반에 걸쳐 작업한 짧은 다리에 긴 엉덩이의 ‘어린당닭’은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일본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직적 동물 ‘챠보’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 모쿠메 팬던트, 모쿠메 링

한편, 세공예술가인 히라오카 작가는 화려한 작품보다는 단순하고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선호한다며 자신의 작품 중 ‘모쿠메 펜던트’, ‘모쿠메 링’을 추천했다.

“2개월 정도 공들여 금속을 재료로 자연스럽게 나무의 느낌을 살려낸 나무문양의 작품들이다.”

이렇게 본 기자는 한국의 고궁이 즐비한 종로 한 복판에서 뜻밖에도 한일 양국의 예술가가 ‘한·일 금속공예 교류전’이라는 장을 통해 상호 발전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최근 일본에서 K-POP을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이 지속되며, 한일양국의 문화적 교류기회가 더욱 많아지고 있지만, 한일 양국 간엔 여전히 풀어내기 쉽지 않은 영토 및 역사문제가 산적해있다.

그렇지만, 한일 정부와 국민들이 조 작가, 히라오카 작가, 하라다 작가처럼 상호신뢰와 이해증진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서로 배우고 교류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그런 일들도 상식과 비상식의 잣대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분 좋은 상상을 하는 이가 더욱 많아지길 바라며 ‘제2회 한·일 금속공예 교류전’을 기다려본다.

-기사작성일 201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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