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인터뷰
[인터뷰] 가르시아 스페인 상무관
“스페인, 언어 경쟁력-낮은 인건비… 중남미 최적의 파트너”
도화, 중동서 스페인에 졌지만 실력 인정… IDOM, 중남미서 한국 손잡아
스페인 고속철도사업 국제경쟁입찰 예정… 경제성장률 3.2% 회복, 재원 충분
이준희 기자  |  jhlee@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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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30  11: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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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스페인이 중남미 SOC시장에서 언어적 장점에 낮은 인건비까지 앞세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남미진출 후발주자인 한국 엔지니어링업계는 스페인과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 이에 본지는 주한 스페인 대사관에서 안또니오 가르시아 스페인 상무관을 만나, 스페인의 경쟁력을 전해 듣고 양국 엔지니어링업계의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가르시아 상무관은 스페인 명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를 졸업한 경제관료로, 1987년 스페인 재정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9월 부임해 4년간 한국을 경험한 그는 한국 엔지니어링업계에 “스페인처럼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겸비한 한국은 여전히 성장 동력이 있다”며, “서로 협력해 중남미, 유럽, 동남아 SOC시장에서 양국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시점이다”는 확신을 전했다.

   
▲ 안또니오 가르시아 스페인 상무관
- 스페인은 인구, 경제규모 등 많은 면에서 한국과 유사하다.
동의한다. 한국의 GDP는 1조4,000억달러로 세계 11위, 스페인은 1조2,500억달러로 14위다. 1인당 GDP는 한국 2만7,600달러로 29위, 스페인은 2만7,000달러로 30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규모 또한 유사해 한국 5,100만명, 스페인 4,700만명으로 26위, 28위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은 제조업비중이 크지만 스페인은 세계적인 관광국가로 서비스분야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 스페인 엔지니어링업계는 자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내고 있다.
스페인 업체들은 전 세계 5개 대륙 85개 국가 인프라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공항, 도로, 철도 등 해외 주요 교통프로젝트의 40%에 참여했다. ENR 교통 인프라 매니지먼트분야에서 ACS가 세계 1위, Globalvia-FCC는 2위, Abertis는 4위, Ferrovial/Cintra 7위를 차지했다. 또한, 인프라 자본투자분야에서 Ferrovial/Cintra가 세계 1위, ACS 2위, SACYR 7위, Clobalvia-FCC 8위, OHL 9위를 차지했다. 엔지니어링분야에서도 두각을 내고 있다. Tecnicas Reunidas가 중남미 설계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수 많은 스페인 엔지니어링사들이 교통, 플랜트, 환경, 물 등 중남미 인프라시장 전반에 걸쳐 수주를 확대해왔다.

- 스페인은 국제입찰시장에서 한국에게 피할 수 없는 상대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양국은 주로 경쟁구도를 보였다. 한국의 도화엔지니어링은 스페인 Tecnicas Reunidas와 오만 장거리철도 PMC사업을 두고 경합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기류가 바뀌는 양상이다. 스페인 업체들은 당시 석패한 도화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 평가해, 최근 중남미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콜롬비아 보고타 메트로, 페루 리마 메트로 입찰과정에서 IDOM, Typsa 등 스페인 엔지니어링사들은 한국 측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상황이다.
시공분야에서의 협력사례는 보다 많다. 작년 6월, 27억달러규모 호주 M4 고속도로사업을 스페인 ACS가 삼성물산과 호주 John Holland와 함께 수주했다. 스페인 ACS와 삼성물산 양사는 3개월 뒤 9월 50억달러규모 호주 M5 고속도로사업까지 잇달아 수주했다. 2012년 3월에는 스페인 Acciona가 현대건설과 3억4,700만달러규모 콜롬비아 베요 산업폐기물처리플랜트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 스페인은 2008년 금융위기 충격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하고 있다. 현 상황은 어떠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스페인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등과 함께 PIGS국가로 분류돼 EU에 민폐를 끼쳤다. 그러나 2011년 마리아오 라호이 총리가 집권한 후 꾸준한 구조개혁을 실시한 결과 2013년 26.9%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올 3/4분기 18.9%까지 떨어졌다. 특히, 작년도 경제성장률은 2014년 1.4%보다 오른 3.2%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2.6%를 앞서는 성적이다.

- 스페인의 SOC인프라 수준은 어떠한가? 한국이 개발에 참여할 여지는 있는가?
1986년 EU에 가입한 스페인은 1999년 유로화 도입 후 환율이 상당히 낮아졌다. 당시 스페인의 개발수준은 유럽 평균보다 낮아 EU의 인프라투자예산도 우호적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대규모 SOC투자가 가능했다. 덕분에 현재 스페인에는 공항, 항만, 지하철, 도로 등 최신식 SOC인프라가 구축됐다. 더 이상 신규 대형SOC인프라가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스페인 경제가 회복세에 있어 세수도 늘어나 정부재원이 확보되고 있다. 다만 민간투자도 필요한 만큼 고속철도프로젝트의 경우 PPP로 추진되고 있다. 현대로템 등 한국기업들도 입찰참여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물론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일본 동일본여객철도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정부는 스페인시장 진출을 원하는 외국투자자들에게는 보조금, 세금감면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과거 스페인이 EU의 지원을 받았듯 최근에는 대다수 동유럽 국가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만큼 한국과 스페인기업들은 터키, 폴란드 등에 함께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 한-EU FTA가 작년 12월 전면 발효됐다. 유럽진출을 원하는 엔지니어링업계에 도움이 되겠는가?
공산품 등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건설, 엔지니어링에서는 아직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PQ, 라이선스 등에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상이 이뤄졌어야하는데 현 FTA 구도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향후 FTA 법안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정된다면 한국 엔지니어링업체가 스페인 정부가 관할하는 조달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스페인 엔지니어링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이라 보는가? 
가격, 기술력, 창의성 등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엔지니어링업계에서 인건비는 상당히 중요하다. 때문에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 비해 스페인 엔지니어의 임금이 20~30% 낮다는 것이 가장 결정적이다. 게다가 유럽 최고수준의 공립대학, 폴리테크니카 등에서 교육받는 스페인 엔지니어의 기술력은 독일, 프랑스에 뒤지지 않는다. 또한 가우디 등 설계자를 존중하는 문화는 스페인 엔지니어들이 창의적인 사고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특히, 중남미시장에서는 언어와 문화적 동질성까지 추가된다. 다수의 중남미국가들은 스페인을 형제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중남미 진출을 원하는 한국에게 스페인 엔지니어링사의 협상능력, 문화적 이해능력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이 스페인보다 중남미 경쟁력이 약하듯 스페인은 한국보다 동남아 경쟁력이 약하다. 서로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준희 기자 | jhlee@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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