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도, 가중되는 역피라미드↔고통받는 실무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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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도, 가중되는 역피라미드↔고통받는 실무엔지니어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6.12.21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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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급 중복도 완화시키면, 청년고용과 품질향상 기여
선진국 대가 마련돼야 현행 중복도 수준 지킬 수 있어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국토부 PQ기준 중 업무중복도가 엔지니어링업계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책임자급의 업무중복도를 완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1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이달초 행정예고된 건설기술용역업자PQ 개정안에 업무중복도 항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독소조항의 존치로 인력의 역피라미드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중복도는 지난해 하도급, 종합심사제 등과 함께 국토부 PQ기준을 개정하면서 강화됐다. 현재 한국도로공사 280%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발주처에서 150%~200%의 중복도를 PQ만점으로 운용하고 있다.

업계는 중복도시행으로 부작용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업책임자와 분야별책임자의 경우 기획단계에서 주로 업무를 보고 있어, 더 많은 프로젝트에 투입돼도 무리가 없다는 것. D사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책임자급은 프로젝트 초기단계에서 아이디어와 컨셉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상세설계는 실무자에서 수행한다"면서 "굳이 2건 내외로 책임자급을 잡아두기 보다 3~5건 이상으로 중복도를 완화해도 업무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업계는 책임급의 중복도가 200%로 설정되면서 전관을 포함한 고임금의 엔지니어를 다수 보유해야 돼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Y사 관계자는 "사업수주를 위한 책임급 보유부담으로 인해 과차장, 부장급의 실무엔지니어는 충원없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실무급의 중복도는 그대로 두고, 책임급의 중복도를 완화시키면 역피라미드의 인력구조와 경영난이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의 중복도 강화는 엔지니어링 성과물의 품질향상을 위한 성격이 강하다지만 글로벌기준의 60~70%에 불과한 현행 대가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S사 관계자는 "해외엔지니어는 설계에서 사업관리까지 한 건의 프로젝트를 도맡아 수행한다. 우리기준으로 중복도 100%인 셈"이라며 "글로벌 대가는 사책기준 월 25,000달러로 중복도를 고려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반면 11,000~14,000달러 수준인 한국의 대가로는 선진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제대로된 대가를 지급하고 중복도를 설정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복도 강화와 청년고용PQ가점의 동시추진에 대해 업계는 "소화하지 못하고 먹기만 하는 상황"이라는 인식이다. L사 관계자는 "청년고용은 엔지니어링 글로벌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하지만 과도한 PQ인력 보유를 정책적으로 지속시킬 경우 엔지니어링 품질과 청년고용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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