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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차나칼레 설계PM 홍현석 평화엔지니어링 부사장-전세계급이란 바로 이런 것, 차나칼레로 장대기네스 갈아 치운다
정장희 기자  |  news@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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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3  09: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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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지난달 터키발로 해외수주 낭보가 터져 나왔다. 대림-SK컨소시엄이 일본을 꺾고, 3조5,000억원 세계 최대 장스판 교량인 차나칼레를 수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주의 핵심엔진인 엔지니어링사에 대한 언급은 찾기 힘들다. 고부가가치 영역인 장대교량의 설계능력을 전세계급으로 끌어올려 차나칼레가 진짜 한국에서 수주했다는 것을 보여준 홍현석 평화엔지니어링 부사장을 만났다.

   
▲ 평화엔지니어링 홍현석 부사장
-차나칼레는 세계 최대 장스판인데 의의는 무엇인가.
교각과 교각 사이가 아무것도 없이 2023m다. 보통 사장교가 400m고 인천대교도 800m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현수교는 사장교보다 한발 너 나아갈 수 있는데, 금문교가 1,280m, 이순신대교가 국내최대로 1,545m, 세계최대는 일본의 아카시대교로 1,991m다. 장대교량은 구조엔지니어링의 정점인데 한국 엔지니어링사가 세계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 것이다.

-구조 설계능력이 전세계급이라는 것인가.
엔지니어링 능력은 기술력과 매니지먼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 탑랭커인 COWI가 100점이라면 평화엔지니어링은 90점을 상회하고 있다. 사실상 전세계급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매니지먼트는 후하게 줘도 70점 미만이다.

-매니지먼트는 정확히 어떤 부분인가.
쉽게 말해서 계약, 승인, 인력배분, 기술검토 등 발주처를 포함해 모든 주체와의 협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해외프로젝트는 국내와 다르게 발주처, 시공사 말고도 발주처에서 고용한 독립검토엔지니어링-ICE과 PMC가 존재한다. 베테랑엔지니어로 구성된 ICE는 모든 설계과정에 대해 리뷰를 하고 코멘트를 통해 수정을 요구한다. 이 지점에서 설계사가 기술적으로 밀리면 곤란한 상황이 초래된다. 설계리뷰는 PMC와 마찬가지로 ICE-PMC-시공사-발주처로 연결되는 견제장치로 효율적으로 대처하는게 매니지먼트의 핵심이다. 한국은 발주처가 구성한 설계심의위원회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되는데, 선진국에 비해 크게 모자란다. 즉 외국이 촘촘한 멸치그물이라면, 한국은 참치그물 정도 된다. 한국이 매니지먼트가 약한 것은 외국의 방식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정이 복잡한 것이 장점도 있지 않나.
한국 엔지니어링 계약은 Lump sum 방식으로 업무스코프도 기간도 불명확하다. 즉 누가 잘못을 했던 설계사는 승인날 때까지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당연히 일한대로 대가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은 ICE와 논쟁을 거쳐 합당하다면 모든 성과물에 대해 대가를 받을 수 있다. 논의와 협상의 과정이 많아지고, 숙고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 선진엔지니어링이 아닌가 싶다.

-차나칼레의 기술적 핵심을 짚는다면.
바람과 지진을 극복하면서 세계최대 경간장을 구현해내는 것이다. 갈리폴리반도는 지진대가 위치해 있고 바람이 세다. 7.5의 지진에 견디기 위해 말뚝보강 대신 이즈밋대교에서 적용된 분리형 주탑 기초를 채용해 댐핑효과를 최대화했다. 한국만해도 암반이 좋아 말뚝기초나 우물통기초가 주로 사용되는데, 전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만한데가 없어 첨단 구조기술이 적용되는 것이다. 또 내풍설계를 위해 강재를 주재료로 개방성을 최대화 했다. 물론 시공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일례로 세계최초로 사장교와 현수교가 복합된 제3보스포러스대교 때 평화는 형상관리CE를 수행했는데, 계속 변화하는 교량 주케이블의 좌표와 데크행어를 맞추는 일이었다. 전세계 엔지니어가 불가능하다는 이 작업을 수백번의 해석을 통해 이뤄냈다. 기술과 경험이 있으니 차나칼레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스페셜리스트와 매니지먼트 부분은 선진엔지니어링사와 컨소시엄을 맺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 구조부는 국내 최고라는 위상이 있다. 어떻게 이뤄냈나.
보통 구조부는 지원부서로 사내하도급이 주요 매출인데, 평화구조부는 PM부서로 독립된 구조프로젝트를 수행한다. 2008년부터 대대적으로 구조본부를 보강하면서 터키에서 이즈밋, 제3보스포러스, 부루나이 PMB, 숭가이케번, 쿠웨이트 메인링크, 대만 담강대교, 인도 강가대교 등 수많은 장대교량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아온 결과다. 전세계 장대교는 미국도로교시방서-AASHTO와 유로코드로 설계되는데, 국내에는 평화만이 모든 코드에 대한 수행능력이 있다. ICE와 끊임없는 토론 그리고 사내 엔지니어와 공유와 학습이 오늘날의 평화 구조부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이전에 리스크를 감내하고 구조부가 세계적 수준까지 다다를 수 있게 기다려준 경영진의 결단이 주효했다.

-좀 더 보강돼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평화의 문제점이라기보다 한국엔지니어링의 문제점이라고 보는데, 바로 스페셜리스트의 부재다. 세계적 엔지니어링사는 지진, 윈드를 비롯해 각 분야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가 존재하는데 한국은 모두 제네럴리스트만 있다. 스페셜리스트는 전장으로 치면 칼잡이다. ICE를 누르기 위해서는 실력좋은 장수가 필요한데, 우리는 그게 없다. 지진해석을 예를 들면 1~5까지 난이도가 있다면 국내턴키는 5단계를 보여줄 수 있지만, 세계수준에 비하면 흉내만 내는 정도다. 더 문제는 세계수준의 해석에 대해 검증하고 평가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 설계가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ICE와 같이 검증할 시스템이 부족해서 그렇지 선진기준을 들이대면 부실이 많이 체크될 것이다. 안전율을 똑같이 적용해 과설계 없이 맵시있게 성과물을 뽑아내야 한다. 또 각분야의 스페셜리스트와 이를 검증할 시스템이 절실하다. 그것이 글로벌 수준이다.

-세계 장대교량 시장성은 어떻게 전망하나.
장대교량은 그 나라의 랜드마크로 모두들 선망하는 프로젝트다. 언제 어디에서 발주가 될지 모른다. 큰틀에서 터키는 2023년까지 프로젝트가 계속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과 인도도 거대시장이다. 필리핀처럼 섬으로 연결된 국가도 미래시장이다. 문제는 발주정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만한 실력과 실적을 갖는게 우선 아닐까.

   
▲ 터키 차나칼레 교량 조감도
-구조엔지니어로써 어떤 길을 걸어 왔나.
카이스트에서 석사를 마치고 삼성물산에 취업했다. 다시 카이스트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그리고 청석엔지니어링 8년, 평화엔지니어링에서 8년간 구조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다들 말리지 않았나. 왜 편한 길 안가고 엔지니어링사를 택했나.
박사과정을 마치면 100에 99가 교수직을 택한다. 하지만 인사나 참모보다는 야전이 나에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삼성물산에 있을 때도 1년은 현장근무를 해야 하는데 사무실에 있는 공무보다 시공을 택했다. 90년대만 해도 엔지니어가 대접받는 분위기였다가 요즘 들어 위상이 나빠지는게 안타깝다. 하지만 엔지니어로써 나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게 얼마나 보람찬 일인가.

-실력있는 엔지니어가 안착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이지 않나.
평화 구조부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는 최고 클래스로 어디서 구할 수도 없다. 사명감도 높고 실력도 높다. 인재 한명이 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도 있지 않나. 한 때 건설사로 전직하는 일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평화구조부의 위상이 올라서 안정화된 편이다. 평화에서 경력을 쌓으면 언제든 외국회사에서 메인PM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근에 높은 업무량으로 당장은 어려움이 있지만,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한다는 자긍심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내 입장에서는 좋은 프로젝트를 후배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하는게 최우선이 아닐까.

정장희 기자 | news@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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