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기업 만든다는 국토부, 수출입銀과 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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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기업 만든다는 국토부, 수출입銀과 중복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7.09.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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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지원 컨트롤타워 되기 위한 타부처 밥그릇 뺏기
GICC로 코트라 타격,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로 수은에 영향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국토교통부가 해외수주지원기관을 또 만든다. 그러나 업계는 “신선하지도 창의적이지도 않은 타부처 밥그릇 뺏기에 불과하다”며 식상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해외인프라 도시개발지원공사’ 설립 근거를 담은 해외건설촉진법 개정안이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공사의 자본금은 5,000억원으로 추정되며 향후 해외사업발굴, 금융지원, 국제협력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업계 누구나 국토부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수주액은 282억달러로 3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며 사실상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정부의 해외수주지원 역할이 더욱 확대돼야할 시점이다.  그러나 국토부의 해촉법 개정이 기재부 산하 수은 주도로 설립된 ‘해외인프라수주투자지원센터’와 설립취지와 목적이 일치해 부처 간 밥그릇싸움에 국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은 1층에 위치한 해외인프라수주투자지원센터에는 수은,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건설공제조합, 해외건설협회, 플랜트산업협회, 서울보증보험 등 7개 협약기관 전문가들이 파견 나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출범이래 수은 출신이 줄곧 센터장을 역임해 오고 있으며, 총 23명 중 7명의 수은 직원으로 사실상 수은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해외수주지원 컨트롤타워 차원에서 2014년 설립된 ‘해외인프라수주투자지원센터’의 이름조차 아직 생소하다”는 입장이다. 센터로 해외수주지원 업무를 조금 더 일원화하고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7개 협약기관에서 업무공조를 하는 체제가 “수은, 무보, 한국투자공사 등으로 해외인프라사업 기능이 분산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국토부의 설립취지와 정확히 일치해 논란이다. 업무적으로도 수은의 센터는 해외인프라 사업정보 제공, 이행성보증 등 금융지원, 사업및금융자문, 수익성평가를 주로 수행 중인데, 이는 국토부 공사가 수행하려는 해외사업발굴, 금융지원, 국제협력사업과 상당부분 겹친다.

업계는 최근 코트라가 겪은 일에 비하면 최근 국토부가 수은을 밀어내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산업부와 코트라는 2007년부터 해외 주요 발주처를 초청해 글로벌프로젝트플라자 GPP를 열어 비즈니스미팅과 해외주요발주정보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국토부와 해건협은 GICC라는 이름의 똑같은 행사를 2013년 출범시켰다. GPP는 4월, GICC는 9월에 각각 분산 개최되는 중인데 참여할 발주처나 프로젝트가 유사하다보니 차이를 두기위한 주최측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경제에서 경쟁은 아름답다. 더 싸고 질 좋은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도 경쟁을 할 수는 있다”면서도, “정부기관이 타부처의 밥그릇을 뺏는 것은 명분을 찾기가 참 애매하다. 국토부가 과연 기존 기관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박수를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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