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업계 전직관료 탐방]촘촘히 박힌 퇴직공무원, 엔지니어링경쟁력 저하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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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업계 전직관료 탐방]촘촘히 박힌 퇴직공무원, 엔지니어링경쟁력 저하 1순위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8.01.17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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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피아, 도피아, 철피아 없으면 수주 생각도 말아야
설계능력 없는데 억대연봉에 차량 판공비 제공
(엔지니어링데일리) 정장희 기자=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됐던 퇴직관료가 엔지니어링 전반에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를 정점으로 LH공사, 한국도로공사, 철도시설공단, 수자원공사 전직관료들이 엔지니어링사 수주의 ‘키맨’으로 등장하면서 갖가지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본지는 주요 엔지니어링사 40개를 조사해 전직관료 현황을 짚어봤다.

◆LH공사=K-water 실적사에 전관 가득해
LH공사 출신은 도시계획 실적사 40개사에 82명이 취직했다. 중소사는 한두 명에 그치지만 도시계획분야에서 높은 실적을 내는 곳은 10~15명을 보유하고 있다. 상임이사와 본부장도 상당수지만 차부장급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감리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PQ인력을 보유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적사 대표는 “타분에 비해 LH의 퇴직관료가 많은 이유는 단지와 도시계획 분야에 따라 전관을 채용해야 수주가 원활해지는 현실 때문”이라며 “보이는 변별력과 보이지 않은 변별력 모두를 충족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다수의 전직관료가 포진해 있는 데 반해 LH의 사업성은 높지 못하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우선 타공사에서 지급되는 선급금이 없고, 잦은 사업중단으로 1~2년이면 과업이 끝날 사업도 길게는 10년 넘게 늘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중단되고,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업무를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다수의 퇴직관료를 보유하고도 낮은 사업성으로 인해 도시계획부는 언제나 마이너스다”라고 했다.
 
수자원공사와 철도시설공단도 주요사별로 다수의 퇴직공무원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진입장벽이 워낙 높아 접근차제가 안 돼 오히려 LH에 비해 퇴직관료가 없는 편이다. 또 두 공사는 현장용 전관보다 대관업무에 특화된 관료를 선호하고 있다.

최소 부장급부터 본부장, 처장급, 나아가 사장급까지 포진해 있는 게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분야는 소위 ‘그들만의 리그’식으로 운영돼 중소사는 전관을 뽑지도 뽑을 수도 없다”고 했다.
 
◆배타적 영역설정 그들만의 리그 만들어
도로공사 전직은 37개사에 81명이 활동하고 있다. 타공사가 3~4년을 주기로 순환되는 반면 도로공사는 상당수가 2000년대 중반에 입사했다. 도로공사는 감리를 자체 수행하기 때문에 각사별 전관보유는 1~3명으로 주로 대관업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주업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분야와 다르게 도로분야는 30개까지 진입장벽이 완화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대형사업 발주시 전관들은 이합집산을 통해 베타적 영역을 설정하고 있다”고 했다.
 
국토부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국토부 전관은 실발주를 수행하는 국토관리청에 집중됐는데 6급 주사부터 과장급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각사별로 주력 지역청의 전관을 통째로 채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현재 36개사에서 77명의 전직공무원을 보유한 상태다.
 
◆누가 채용하고 싶겠나. 어쩔 수 없어 그렇지
대다수의 엔지니어링사 오너는 할 수 있다면 전관출신자를 채용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발주청 업무가 실제 엔지니어링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 설계능력이 없다는 게 주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전관없이는 발주처 접근 자체가 어렵고, PQ기준도 전직관료가 엔지니어링업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채용하고 있다”고 했다. 
 
실무형퇴직자도 상당수 존재하지만 대부분 전관들은 로비가 능력의 척도로 인식되고 있다. 퇴직 당시 직급이 높고, 발주처 전반의 유대감이 높다면 억대 이상의 연봉과 전용차량 그리고 판공비가 제공되는 게 현실이다. 실제 신입사원 3~4명 이상의 비용이 전관연봉과 품위유지에 투입된다.
 
업계는 전직공무원의 존재로 인해 기형적인 PQ제도와 로비문화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이들의 존재로 인해 실제 업무에 종사하는 엔지니어의 대우가 좋아지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부처중에 국토부만큼 광범위하게 전관을 채용하는 곳은 없다. 실제 지자체까지 포함한다면 건설, 엔지니어링업계의 전관은 어마어마한 실정”이라며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엔지니어링 업무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전직관료를 언제까지 받아야 할지 고민할 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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