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요금 비싸니 재정사업, 경인고속도 지하화 민자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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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요금 비싸니 재정사업, 경인고속도 지하화 민자가 답이다
  • 조항일 기자
  • 승인 2018.09.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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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인천공항고속도로의 통행료 문제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자 최근 정부가 2022년까지 2,900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6,600원이다. 정부는 이참에 전국의 18개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를 손보겠다고 선언했다.

2000년 12월 개통한 인천공항고속도로는 금융위기로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민간 자본이 힘을 합쳐 건설됐다. 수요는 확실한데 나라에 돈이 없던 당시 상황인 만큼 요금이 비싸기는 해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나머지 17개 민자 고속도로도 각자의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에 대한 타당한 댓가를 지불하도록 사회적 합의를 맺고 있다. 수요와 질적인 차이에 따라 가격 절충선이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인기가 많은 서비스 또는 상품은 일반적으로 비싸기 마련이다. 때만 되면 해외를 찾는 우리들을 돌아볼 때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수요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고속도로는 통행 관련 서비스다. 교통을 원활히, 좀더 빨리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SOC 기술이 집약된 도로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는 현재 일반 서울 시내보다도 못한 속도를 내며 사실상 고속도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또 한번 민간 자본이 이를 개선해주겠다고 나선 사업이다.

기존 8차로에서 6차로를 지하로 연결한다. 기존 8차로 중 2차로는 공원화해 경관까지 제공한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아무말 없던 사람들이 사업이 추진될수록 슬며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공사는 하되 요금은 무조건 적게 내기를 바란다.

더욱이 경인고속도로 요금도 면제해달라 했는데 지하화 사업으로 돈이 더 든다니 결국 사람들의 항의가 거세졌다. 이에 정부는 국민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당초 약속을 깨고 재정사업으로 바꿔서 추진하겠단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는 SOC 예산이 없다. 그 마저도 체육관, 공원 등 생활밀착형 SOC라는 허울 좋은 곳에 사용하겠단다. 토건 SOC 분야는 안중에 없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외에도 추진되고 있는, 수많은 재정전환 예정 사업들이 즐비한 가운데 현실성이 얼마나 될까.

민자SOC 사업은 이윤 추구를 목표로 하지만 시설 측면의 공공성 강화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부산을 하루 생활권으로 이어준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이제는 전국이 3시간권으로 통행가능한 시대가 됐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SOC의 기술력에 있다. 고부가가치 기술로 탄생한 고속도로를 몇천원에 사용할 수 있다면 '가성비' 최고라 할 만 하다.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의 복지 증진을 원한다면 민자 SOC의 역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수반해야 한다. 요금이 비싸니 '적폐'라는 식의 일차원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수백만원의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6,600원이 아깝다는 모순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국민을 이해시킬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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