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가 보는 3기 신도시, 장밋빛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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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가 보는 3기 신도시, 장밋빛은 없다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8.10.1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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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발표 예정 지역, 입지-규모 시장 욕구 못채워
그린벨트 유휴부지 전수조사 우선시 돼야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정부의 3기 신도시 계획이 실효성 의문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정책이 정착 보다는 표류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전망은 국토부가 서울 주택가격 안정화를 목표로 구 성동구치소, 개포동 재건마을, 광명 하안 2동 등의 후보지를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업계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후보 지역이 1, 2기 신도시와 다르게 집중도가 낮다는 점을 단점으로 보고 있다.

신도시의 경우 기반 시설을 갖춘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집중화된 택지 조성이 불가피하지만 3기 신도시 후보지 상당수가 강남, 수서, 광명, 의왕, 성남 등 곳곳에 산재되어 있어 사업 진행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권 후보지 중 가장 큰 규모를 보이는 곳이 5만2,000㎡ 규모의 구 성동구치소 부지에 불과해 신도시보다는 재건축 단지급 영향력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가 3기 신도시 신규 후보지로 거론한 강남 재건마을과 구 성동구치소 전경
도시계획 분야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3기 신도시 후보지를 보면 소규모 단지급에 불과하다. 여기에 곳곳에 흩어져 있어 사실상 신도시 건설 정책이라 하긴 무리가 있다"며 "정부의 기대와 달리 건설이 완료된 후에는 파급력이 재건축, 재개발단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대중교통 편의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정책이 추진될 경우 기존 지역과 중첩도 문제가 불거져 혼잡성만 가중 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정부가 제시한 신규 후보지 8곳 중 지하철과 인접한 지역은 구 성동구치소 부지와 의정부 녹양동 일대가 전부이며, 나머지 6곳은 근접한 역과 최소 1㎞ 이상의 거리 차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신도시 개발이 진행될 경우 도로망 확충, 버스 노선 확대 등 추가 대책이 병행되어야 하지만 이와 같은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교통분야 엔지니어는 "후보지 중 상당수는 현재도 대중교통망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만약 현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추가로 수요가 증가될 경우 더 난국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도시 건설시 기존 구도심 거주자와 대중교통시설 분담금 등 여러 가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단편적인 면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신규 입지 후보지
한편, 일부에서는 정부가 단기적인 처방만 보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전면 재수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시계획 엔지니어는 "현재 서울 중심부와 접근성이 높은 그린벨트 지역 중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곳이 있다. 이러한 곳을 적절히 이용한다면 추진 중인 정책에 보다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다른 엔지니어는 "무작정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대안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정부는 시간에 쫓겨 설익은 정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사실상 기능을 잃은 유휴 그린벨트에 대한 전수조사 등의 조사를 우선 진행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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