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지금]52시간 근무,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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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지금]52시간 근무,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9.04.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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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지난달 20일 22시 김포~파주간 고속도로 2공구 턴키합사. 다음달 제안서 제출을 앞두고 엔지니어들이 분주히 일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로공사 직원 3명이 들이 닥쳤다.

시간차를 두고 현대건설합사, 대우건설합사, 대림산업합사를 차례로 단속한 한국도로공사 단속반은 미리 제출한 근무계획서를 체크해 52시간 근무시간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3개 합사 모두 단속에 걸렸다. 적발사항에 따라 도공은 시공사에 벌점을 부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공의 단속은 ‘턴키 불공정 관행 개선’의 일환으로 건설사에 의한 엔지니어링사 과중한 업무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 기조에 맞춰 노동자의 목소리와 불공정 관행에 대해 국토부가 적극적인 대처를 했고 엔지니어링노동조합연대회의 발언권이 커지면서 일련의 개선작업이 이뤄진 것. 여기에 저녁이 있는 삶, 즉 52시간이 대두된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업계의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턴키 제안시간이 3개월에서 5~6개월로 늘어나고 52시간 근무시간까지 지킬 것을 종용하면서도, 턴키설계 대가는 그대로인 점이다.

U사 관계자는 “턴키엔지니어의 처우를 개선하자는데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이 경영자에게만 철저하게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인게 문제다”면서 “재정없는 복지 없는데, 정부는 적정대가 없이 근무환경만 개선하라는 식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고난이도 공사에 고품질의 설계가 필요한 턴키사업의 설계대가는 일반설계의 60~70%이니 말 다했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또 다른 문제제기는 ‘내로남불’식 단속이다. 이번 단속은 건설사가 주도하는 턴키구간인 김포~파주간 2공구에서만 이뤄졌다.

지난해 5월 2일 건설전문지 ‘기술인’은 ‘불꺼지지 않는 도로공사 합사... 지난해 10월 약속 잊고 과다한 근무 요구’를 통해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세종~안성간 합동사무소의 과도한 근무를 지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는 무슨 일인지 민간의 갑질에 대해서는 가혹하고, 정부의 민간 갑질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면서 “도로공사가 직접 관리하는 합동사무소는 밤늦게까지 불이 켜 있어도 되고, 민간건설사 합사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 건설전문지 ‘기술인’이 지난해 5월 촬영한 세종~안성 합동사무소 전경. 5층 합동사무소만이 늦은 밤 붉을 밝히고 있다.(기술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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