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돔 야구장 냉난방 “이 손 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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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초, 돔 야구장 냉난방 “이 손 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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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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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엠앤이 이송우 전무

야구장은 우리에게 친근하지만 돔(Dome) 야구장은 친근하지 않다. 국내에는 없기 때문이다.

안양천을 곁에 두고 있는 구로구 고척동의 부지에 공사 중인 국내 최초 돔 야구장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요구된 사항이었다. 북경올림픽 금메달, 2009년에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으로 돔구장(이하 돔구장으로 표기) 건립은 국민적인 관심사로 부각되었다. 또한 야구계 및 팬들의 건의, 돔구장이 들어설 서울시 관계자 및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건립을 추진한 결과, 서남권 돔 야구장이란 이름의 프로젝트가 추진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사업 초기에는 하프돔으로 계획했으나 여러 여건이 조성이 되고 국민의 요구사항들을 반영, 사계절 외부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경기를 할 수 있는 전천후 돔 구장으로 최종결정, 설계에 착수하였다.

시작하자마자 어려움이 닥쳤다. 국내에 처음 설계할 돔 야구장이기에 마땅한 사례가 없었다. 결국 가까운 일본으로 벤치마킹을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많은 돔 야구장을 갖고 있다. 분명 기계설비 기술력으로만 놓고 보자면 결코 우리나라도 뒤처지지 않지만 국내 현실 및 인식 부족으로 기술력 향상의 저변이 마련되지 못한 점은 사실이었다.

일본의 돔구장은 기대 이상이었다. 최첨단화된 공조설비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연중운영으로 인한 70%에 가까운 가동률에도 안정적인 운영능력 등이 그것이었다. 특히, 도쿄돔이 야구장으로써의 기능도 하지만 문화공간으로써의 기능도 한다는 점은 다양한 공조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 일본 돔구장 사례

이에 그것을 보는 순간 우리가 해야 할 방향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는 계기가 마련됐다.
바로 키워드는 다양성, 최적화된 시스템 및 친환경 에너지 절감이었던 것이다.

■ 최적화된 시스템
우리는 우선 다중이용 시설물이라는 특성을 감안, 이용자 수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였다.

부하 대응성을 고려하여, 전기를 이용한 냉동기 및 천연가스를 활용한 냉온수기 등 열원 기기의 다양성, 분할운전을 통한 부하율에 따른 순차 운전을 계획하였다. 운용계획을 반영하여 28%, 56%, 84%, 96%, 100% 등의 부하 변경에 의해 열원 기기의 운전을 달리함에 따라 경기장 특성에 의한 부하 대응성 및 에너지 절약적인 운전을 계획하였다.

또한, 관람석 스탠드의 공조 조닝의 세분화를 계획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경기장 곳곳에 CCTV 및 온·습도 센서를 설치, 인원수에 따른 공기조화기 인버터 운전을 계획하였다.

이에 많은 수의 기계설비 분야 및 자동제어 분야의 엔지니어들이 밤을 세워가며 설계에 참여하였다.
설계한 시스템의 검증을 위해 기류 및 온도 분포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을 수행하였다. 여러 배치안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최적 공조장비 배치안을 찾았고 설계한 공조시스템에 대한 검증도 할 수 있었다.

▲ CFD 시뮬레이션

■ 친환경 에너지 절감
최근 전 세계로 확대되어 있는 에너지 사용량 및 CO2 배출량의 최소화의 슬로건 또한 돔구장 설계에 반영했다.

돔구장 특성상 대공간이 막혀있어 환기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 많은 양의 풍량을 기계적인 환기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막대한 운전비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따라서 최소의 동력과 운영비를 갖춘 환기시스템을 찾은 결과 기류 유인팬 설치를 통한 상부 전동창 및 측면부 배기 공간을 통한 자연환기 시스템을 계획하였다.

자연환기 시스템을 계획할 경우 경기장 외관, 입면 상의 미관을 해칠 경우가 있어 많은 고심 끝에 최적안을 찾아 배기구 및 전동창을 설치하였다. 이 설계를 통해 추후 돔 구장이 준공되고 운영시 많은 전기 에너지 및 인력,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고임열 제거 및 자연환기 계획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건축물 설계에 있어서 기술적인 설계기법만 고려해야하는 것이 아니었다. 정부 부처 및 서울시 조례에서 마련해 놓은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였다.

국민적인 지지 속에 계획된 서남권 야구장은 친환경 건축물 인증 취득을 위해 당초 에너지 효율 3등급(EPI, Energy Performance Index : 74점)을 목표로 했으나, 신재생에너지인 지중열을 이용한 지열시스템, 태양광의 적용, 건축분야 단열재 성능 보강 및 고성능 로이복층유리 적용, 기계설비 고효율 인증 적용과 전기분야 LED 조명기기 등의 도입으로 1등급(90.2점)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었다.

또한 최우수 등급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 계획으로 에너지 절감율 40%를 목표로 하였다.

서남권 돔 야구장 설계를 진행해 나가면서 정부나 언론에서 언급하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은 상당히 이론적이고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현재 짜여져 있는 제도 역시 어느 정도는 현실 설계와 공존할 수 있는 유연성과 합리성을 조금 더 가미한다면 설계자의 의도대로, 현실적인 친환경 에너지 절감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조금 더 확고해 졌다.

▲ 서남권 돔 야구장 시공전경

■ 시공 단계
2012년 4분기 현재 서남권 돔 야구장은 전체 공정의 약65%, 설비시설 부분은 약 30%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 수익시설에 대한 업종, 운영주체 등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건축 뿐 아니라 설비시설 부분에서도 열원 선정, 공조조닝, 연도크기 및 위치, 하부 PIT 등 여러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추후 돔 야구장 및 다중이용시설 설계시 많은 토의를 거쳐 수익시설에 대한 빠른 계획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30%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주요 설비공사로는 덕트, 열원 및 공조, 위생배관, 공동구 등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서 보내오는 사진·자료를 통한 정보공유 및 현장에서 발생되는 여러 변수에 따른 설계자의 초기의도 및 설계자문 등을 통해 접하는 서남권 야구장의 준공시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서남권 돔 야구장
머지않아 국내 최초라는 이름이 따라 붙을 서남권 돔 야구장이 준공될 것이다.

이제는 여름철 무더위나 장마 속에서 야구를 관람하거나 포스트 시즌의 가을 추위 속에서 떨면서 관람하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과거의 비, 바람, 눈과 함께 보는 야구의 추억을 잠시 잊을 수는 있으나, 경기하는 선수나 보는 관람객들은 보다 편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맺음말
야구장을 뒤덮는 돔 구조물이 올라가고 있는 저 모습을 보면 그동안의 일이 머릿속에 지나간다.

매서운 추위보다 혹독한 발주처의 날카로운 지적,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일도 했었다. 집은 물론이고 주변 친구들조차 만나지 못하며 설계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위용을 갖춰가는 서남권 돔 야구장을 볼 때면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엔지니어만이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공간이자 순간이었다 생각한다.

머지않은 가까운 미래에 모든 고충들을 잊을 만한 거대한 성과물이 탄생할 것이다. 물론, 그 순간에서 조차 돔구장의 AS 혹은 다른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밤을 지세우고 있겠지만, 완공이 되는 모습을 본다면 누구보다 더 기뻐할 것이다.

설비설계 인생에 있어서 또 하나의 큰 획을 긋는 그날이 올 때까지 말이다.

㈜우원엠앤이 이송우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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