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Story in 上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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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Story in 上海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2.11.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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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첫 번째 스토리… '황푸강을 품은 동방의 진주'

21세기는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란 막연한 생각에 약 4년 간 중국어 공부를 한 필자는2006년 처음 중국어학원에 등록했을 때만 해도 중국이 패권을 쥐는 시기를 30년 정도로 예측하고 긴 호흡으로 중국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미국과 함께 G2의 자리에 오른 중국이 벌써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발언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면 중국의 부상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지난 15일 공산당 제18기1차중앙위원전체회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시대가 마무리되고 시진핑(習近平)시대가 시작됐다. 지난 10년은 장쩌민(江澤民) 前주석의 상하이방 계열이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9인 중 6인을 차지했다. 이런 연유로 상하이는 비공식 인구가 3천만명에 육박하는 중국의 경제수도로 발돋움했고 이미 아시아를 대표하는 경제금융 중심지가 됐다.

이에 지난 10년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끈 상하이의 발전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우연한 기회를 얻은 필자는 부푼 기대를 안고 중국 동방항공 상하이 홍챠오(虹桥)행 비행기에 홀로 몸을 실었다.

▲ 세계 5위 물류회사 VANDERLANDE의 한국지사 대표 Remon Van Der Zijden - 정기회의 참석차 상하이로 이동 중 

에피소드1. Remon Van Der Zijden = Remon from the Silk
세계경기 장기불황에 빠졌다지만 여전히 연평균 8% 성장을 기록 중인 중국에는 세계각지에서 온 외국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필자의 옆자리에도 열심히 카카오톡으로 누군가와 ‘카톡질’을 하고 있는 네덜란드 무역상이 자리를 잡았다. 외국문화에 관심 많은 필자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이 친구와 필자는 2시간 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잡담을 나눴다.

푸른 눈에 190cm가 넘는 키의 팔등신 미남인 그는 세계 5위의 물류회사 Vanderlande의 한국지사에 몸담고 있다. 조상이 수세기전 실크무역상이었다는 그의 풀 네임은 ‘Remon Van Der Zijden’로 영어로 해석하면 ‘Remon from the Silk’다. “수많은 네덜란드인이 쓰고 있는 ‘반 데르’라는 의미가 'from the'였을 줄이야”며, 박장대소를 한 필자를 보고 Zijden은 자신도 웃기 다는 듯 자연스럽게 맞장구 쳤다.

Zijden은 “최근 전 세계 물류시장이 10~15%정도 성장했다며 세계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물류시장만큼은 전도유망한 분야”라며 “특히 VANDERLANDE는 지난 해 40%성장하며 두드러지는 성과를 올렸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VANDERLANDE는 남미, 중동, 러시아 등에 지사를 두고 총 24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5위의 글로벌 물류기업이다. 또한 공항 수화물 운반 시스템분야 세계1위, 소포우편 분야 세계1~2위, 분배에서 세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고 2살 난 아들을 두고 있는 Zijden은 본사에서 한국으로 홀로 파견돼 한남동 자택을 오피스텔로 활용하고 있다. 영업전망을 보고하기 위해 2~3달에 한 차례 상하이지사를 방문한다는 그는 “중국과 인도지사에는 각각 80명 규모의 인력이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Zijden는 VANDERLANDE는 한국에서 우체국, 인천공항에 서비스를 하고 있고 내년에는 항만공사에도 서비스할 예정이라며, 네덜란드처럼 작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지리적 요충지 한국시장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지니어링측면에서 VANDERLANDE는 먼저 신흥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잠재성이 있다면 현지 시장에 정통한 회사를 설립 운영한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상하이 홍차오공항 신 터미널의 수화물 처리시스템도 우리가 직접 작업했다”며 “통상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매니저와 감독관을 각각 5명씩 파견해 마스터플랜 수립, F/S, 설계, 시공, 유지관리, 운영 등 사업 시작부터 끝까지 처리한다”고 전했다.

상하이 착륙과 함께 긴 대화를 마치고 목적지가 가까운 그는 택시승강장으로 떠나고 목적지가 꽤 먼 필자는 지하철로 향했다.

▲ 홍챠오(虹桥) 공항 - 상하이 서쪽 푸시(浦西)에 위치하며 김포공항처럼 시내진입이 용이

에피소드2. 서울 부럽지 않은 상하이 지하철 시스템
홍챠오 공항에 연결된 지하철 10호선 입구에서 뭔가 지루한 듯 스트레칭에 몰두하고 있는 경찰에게 필자는 길을 물었다. 한 번에 그의 말을 이해 못한 내게 그는 얼굴을 심히 찡그리며 밑에 내려가서 알아보라고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외국인이라고 밝혔는데도 매너가 그 모양이라니 나를 일본인으로 오해했나?’ 중일관계가 극도로 안 좋은 현 상황을 볼 때 “나는 절대 일본인이 아님”이라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녀야하는가 싶을 정도였다.

지하철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필자는 한국어가 유창한 커플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한국어로 신나게 말을 걸던 내게 상대는 한족 중국인이라고 한 방 먹였다. ‘한족 중국인이 이처럼 한국어가 유창하다니!’ 그는 중국에서 대학졸업 후 한국의 대학으로 학사편입을 했으며 현재 현대모비스에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에서 필자는 가급적 중국어를 그는 한국어를 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는 한국 청년들이 매우 선호하는 직장에 들어간 것을 축하한다는 내게 독일의 콘티넨탈, 일본의 덴소 등 업계 선두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브랜드 이미지를 상당히 올려놨기 때문에 중국인인 자신에게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고 답했다.

10호선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기위해 그와 작별을 하고 환승게이트로 발길을 옮겼다. 상하이의 지하철은 총 10호선으로 구성됐으며 서울지하철과 매우 흡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출구와 입구에서 화물검사기에 짐을 올려 검사를 받아야한다는 것과 축구장의 부심처럼 거수기를 들고 지하철 이동을 알리는 직원이 있다는 것 정도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나쁘지 않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클릭만하면 총 이동시간과 환승구역 등 정보가 정확히 표시된다. 홍챠오역에서 2호선을 타고 롱양루(龙阳路)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한 후 목적지인 화무루(花木路)역에서 하차하는데 총 58분이 소요된다.

▲ 상하이의 사통발달(四通發達)된 도로 인프라

황푸강 서쪽의 푸시(浦西)는 강북스타일… 동쪽의 푸동(浦東)은 강남스타일
1시간가량 지하철에서 상하이 시민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가장 큰 생각은 시민들의 분위기가 서울의 강북과 강남처럼 푸시(浦西)와 푸동(浦東)으로 갈린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강남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강남을 특별히 동경하지도 않는다. 다만 객관적으로 경제발전의 차가 지역민의 차를 이끌어낸다고 본다.

푸시는 상하이를 남북으로 흐르는 황푸강(黃浦江) 서쪽에 위치한 구시가지를 의미한다. 상해가 번성하기 시작할 때부터 상하이의 중심지였던 이곳에는 와이탄(外滩), 위위엔(豫園), 신티엔지(新天地), 대한민국임시정부 유적지 등 수많은 명소가 아직도 잘 보존됐다. 마치 서울 강북 종로와 중구에 경복궁, 종묘, 숭례문, 남대문시장, 육조거리 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과 흡사하다.

반면 황푸강 동쪽에 자리한 푸동은 신도시로, 하늘을 찌르는 듯한 마천루가 즐비하고 글로벌 기업이 앞 다투어 진출해 비즈니스경쟁을 펼치고 있는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순수 중국자본과 중국의 기술로 건축돼 상하이 시민들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분홍빛 진주를 꿰어 만든 형상의 동방명주(東方明珠)는 468m 높이의 상하이의 랜드마크다.

중국영화나 드라마에 단골 촬영소이기도 한 이곳은 관람객의 수도 어마어마해 지난 10월 1일 국경절에는 하루 3만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필자도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지만 1시간 반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다는 안내원의 말을 전해 듣고는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이처럼 계획적으로 잘 발달된 상하이 푸동은 마치 서울의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강남처럼 금융서비스산업이 잘 발달됐고 소득수준도 높은 편이다. 푸동스타일을 알아야 중국시장에서 한 반 앞서간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위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上有天堂 下有天堂)”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항저우(杭州)와 쑤저우(苏州)를 비롯해 미션임파서블3의 촬영지로 유명한 중국 전통 어촌마을의 시탕(西塘)으로 둘러싸인 상하이는 사통발달(四通發達)된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엔 중산층의 증가와 밀려드는 외지인 등으로 도로 위 교통정체가 심화되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하철의 발달이 눈에 띄게 향상됐으며 푸동공항에서 롱양루역까지 지하철 2호선으로 45분에 걸리는 거리를 고속철도를 탑승하면 단 8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는 이르면 내년 말이면 인천공항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KTX서비스를 미리 간접체험해 보는 좋은 계기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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