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데일리, 교량 설계 부탁해①]창의+기술 공존 설계산업, AI 기술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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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데일리, 교량 설계 부탁해①]창의+기술 공존 설계산업, AI 기술의 정점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3.11.07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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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AI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건설산업도 시대적 흐름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건설산업의 경우 전 산업군 중에서도 AI 기술의 접목이 가장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만큼 추이를 따라가기 위한 다양한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토목설계 분야의 경우에는 직접 도면을 그리던 시절을 뒤로하고 2D 캐드가 대중화됐지만 여전히 인간의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만큼 AI 기술의 도입이 요구되는 분야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링사와 캐드 개발사들은 인간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AI형 캐드를 구현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본보가 국내 유일 캐드 개발사 인텔리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AI 기반 설계의 미래를 예측해 봤다.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지난해 11월 챗GPT가 출시되면서 우리는 더이상 AI가 인식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 특히 챗GPT가 기반하고 있는 대용량 언어모델(LLM)은 단순한 대화를 넘어 전문지식, 창조의 영역 등 언어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맹위를 떨쳤다.

챗GPT의 출현에 놀라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텍스트를 이미지로 형상화(Text to Image Generator)하는 AI 달리(DALL-E)는 충격을 선사했다. 여기에 AI 디자인 연구실의 미드저니(Midjourney), 구글 브레인의 이메진(Imagen) 등은 달리를 능가하는 높은 수준의 이미지를 구현하기도 했다. 이들 AI는 인간이 언어를 통해 의도를 전달하면 창의적이고 높은 수준의 이미지를 제공하면서 건축 설계사와 같은 종사자들에게 경각심을 던졌다.

몇몇 부류에게는 존재의 위협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AI접목은 시대적 사명이 됐다. 이미 자동화산업의 자율주행, 의료 산업의 질병 위치 탐지, 스마트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되고 있다. 특히 창의적 요소와 기술적 요소가 공존하는 설계산업의 AI적용은 현재 개발된 기술은 물론, 미래에 구현될 AI 기술들을 총 망라해 집약해야만 실현가능한 고난도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간을 제외시켜라

시작이 반이라는 옛말처럼 설계산업의 AI적용, 구체적으로는 텍스트를 디자인 형상화(Text to Design)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학습데이터 구축이라는 기초작업이 핵심이다. 말 그대로 설계산업에 요구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해 통합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과 비용이 전체 금액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통합된 데이터는 라벨링 또는 어노테이션의 과정을 거치는데 AI가 학습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를 변환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양질의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단계다. 설계산업에서는 도면이미지, 도면에 적용될 설계 요소, 각 산업별 설계 절차와 룰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데이터 특성이 다른만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데이터 구축을 마치고 나면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프로그래밍 해야한다. 흔하게 들어봤던 딥러닝, 머신러닝 개념이 여기서 나온다. 1950년대부터 연구가 진행된 AI는 개발 초기에는 사람에 의해 정의된 룰(규칙, 논리)을 프로그래밍 하는 방식의 형태였다. 현재는 데이터가 주어지면 AI가 스스로 데이터로부터 규칙성을 찾게 되는데 이후 들어오는 새로운 정보에 대해서 발견한 규칙성을 기준으로 정답을 찾아내게 된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AI는 유사도 분석, 군집 분석, 순차적 데이터 분석 등이 가능해진다.

▲위조지폐를 가려내지 못할때까지

데이터 학습과 분석이 가능해지면 다음은 AI가 이미지를 인지하는 단계로 이 기술은 이미지 내 객체가 무엇인지를 식별하는 학습을 거쳐야 한다. 설계분야로 보자면 도면을 인지하고 식별하는 과정이다. 세부적으로는 특정 객체로 분류하는 것을 이미지 분류, 이미지 내 여러개의 객체를 분류하는 객체탐지, 이미지 전체를 분류하고 객체군들로 분할하는 의미론적 분할 등으로 나뉜다.

AI 기술로 상용화한 전통목조건축물 전용 캐드 TWArch./인텔리코리아
AI 기술로 상용화한 전통목조건축물 전용 캐드 TWArch./인텔리코리아

특히 객체탐지와 의미론적 분할 기술은 실제 최근 인텔리코리아가 출시한 CADian TWArch에서 엿볼 수 있다. 전통목조건축물 전용 캐드인 TWArch는 전통목조건축의 핵심인 공포계(지붕 하중 지지 부)의 옛 손도면 이미지를 2D/3D로 도면화하는 설계 프로그램이다. TWArch는 이미지 인지 기술을 통해 객체 탐지율 93%, 탐지된 객체를 기반으로 도면화 비율의 정확성은 91% 등으로 상당한 일치율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 인지 학습을 거친 AI는 이미지(설계도면)를 생성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대표적인 이미지 생성 AI 알고리즘 GAN은 생성자와 판별자라는 두개의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다. 먼저 생성자의 경우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판별자는 만들어진 새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를 구분해 얼마나 진짜 같은지를 판별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생성자가 실제 지폐 이미지를 생성한다고 하면 판별자는 실제와 비교해 이것이 위조지폐라는 것을 판별하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지속적으로 생성-판별하는 학습을 통해서 판별자가 생성자의 지폐가 위조지폐라는 판단을 하지 못하는 그 순간 학습이 종료된다.

텍스트를 통한 이미지화로 AI가 그려낸 인물사진./마이에딧
텍스트를 통한 이미지화로 AI가 그려낸 인물사진./마이에딧

▲설계용 챗GPT, 실현가능성은

챗봇으로 대표되는 대용량 언어 모델(LLM)은 텍스트를 디자인 형상화(Text to Design)하는 설계산업의 최종목표를 위한 필수적인 기술요소다. LLM은 문장에서 다음 오는 단어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방대햔 양의 데이터로 훈련되는데 그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행능력이 증대된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실제 GPT-3의 경우 1,750억개의 매개 변수를 가지고 있고 570GB의 텍스트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이는 전작인 GPT-2가 15억개 매개변수를 가진것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결국 GPT-3를 능가하는 매개변수와 텍스트에 대한 교육이 진행된다면 궁극적으로 AI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설계자의 니즈와 설계요소를 도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간의 언어에서 감성을 분류하는 학습을 추가로 시킨 챗봇도 등장하고 있는데 결국에는 LLM을 어떠한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 쓰임에 맞게 학습을 한다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설계산업에서는 업계 특성에 맞는 언어, 룰 학습으로 설계전용 챗봇의 탄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설계산업 AI의 정점인 텍스트를 디자인으로 형상화(Text to Design)하는 멀티모달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

인텔리코리아에 따르면 이 기술이 개발되면 설계자 또는 수요자의 초기 아이디어나 콘셉트를 이미지 형상으로 구체화시켜주거나 독창적인 아이디어 영감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가 곧바로 설계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좌표를 기반한 치수를 가진 벡터 데이터(점, 선, 면 등을 사용한 좌표)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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