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데일리, 교량 설계 부탁해②]“엔지니어의 고민을 읽는 AI, 설계산업 유토피아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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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데일리, 교량 설계 부탁해②]“엔지니어의 고민을 읽는 AI, 설계산업 유토피아를 향해”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3.11.2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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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설계산업의 이상적인 AI적용은 오차 최소화와 원하는 설계를 최단시간안에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람이 직접 도면을 그리던 시절에서 현재는 캐드를 이용해 설계도를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이 중심이 되다보니 오차확률과 물리적 시간소요는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최근 토목업계의 경우 엔지니어들에게 설계 외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AI의 설계 자동화는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줄 최후수단이 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설계산업의 단계별 AI 적용을 통해 진정한 설계자동화 구현을 위한 기술과 한계를 짚어본다.

▲물리적 비용, 시간 혁신적으로 줄이는 계획단계

현재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설계 도면을 그릴 때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것이 계획단계다. 엔지니어들은 설계를 할 때 다양한 도면 자료를 접하고 분석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사실상 단순 반복업무로 취급받는 이 과정을 AI가 대체한다면 이제 설계자들은 좀 더 자신들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인텔리코리아의 설명이다.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설계도면을 입력해 특정 정보를 추출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우선되야 한다. 도면을 통해 AI에서 추출해 내는 정보는 객체정보, 공간적 요소, 문자 요소 등 3가지다. 이해를 돕기 위해 건축도면으로 예를 들자면 도면 내벽, 보, 개구부, 창, 문 계단, 엘리베이터 등 심볼 등이 객체 정보에 해당한다. 이어 공간적 요소에는 거실, 방, 주방, 욕실 등이, 문자 요소에는 도곽, 문자, 숫자, 치수 등으로 각각 구분된다.

벽체와 객체 추출 기반 신도면 작성./인텔리코리아
벽체와 객체 추출 기반 신도면 작성./인텔리코리아

정보 획득을 위해서는 이미지 인지 AI와 추론의 2가지 알고리즘이 적용되는데 추론의 경우 이미지 인지 AI 자체의 오류율과 평면 도면에 표현되지 않은 숨은 룰을 추출하기 위함이다. 2개 알고리즘의 진가는 리스크 관리와 가격 정산 과정에서도 발휘된다. 먼저 일반적으로 설계, 구매, 시공, 운영 등 각 단계를 수행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지만 AI는 이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인텔리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도면 이미지 AI의 정확도는 85~90% 정도를 보이고 있어 여전히 인간이 개입되야 하지만 전 과정을 사람이 개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혁신적으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공사가 완료된 후 정산 과정에서도 AI는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공사 대금 지급을 위해서는 정확한 공사 물량이 산출되야 한다. 사람이 내역을 뽑아낼 경우 대량의 도면을 검토하고 최종 물량을 산출하는 데 시간적, 금전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AI가 적용되면 최종도면과 BOM테이블(자재명세서) 간 차이를 발견해서 빠르게 대응 가능하다.

▲기본+실시설계 AI접목, 자동화 앞당긴다

설계는 점, 선, 면 등을 사용한 3차원 벡터데이터가 최종 결과물이다. 앞서 1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우리는 DALL-E(달리)나 Midjourney(미드저니), Stable Diffusion(스테이블 디퓨전) 등과 같은 텍스트를 이미지화 하는 AI 프로그램 등의 놀라운 결과물을 마주해 왔지만 어디까지나 2차원 평면의 픽셀 결과물이다. 수치가 입력되야 하는 설계도면과는 거리가 있어 진정한 의미의 AI 설계자동화 구현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인텔코리아는 대용량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니즈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델링 해 아이디어 도출에 도움을 주는 수준까지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AI 캐드 개발의 요소와 절차./인텔리코리아
AI 캐드 개발의 요소와 절차./인텔리코리아

전문가들은 현재는 불가능한 완전한 설계자동화를 위해서는 크게 2가지 분야의 접목이 이뤄진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기본설계와 상세설계 분야의 AI 기술 접목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엔지니어는 설계를 할 때 많은 양의 정보를 얻어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을 한다. 다만 실제 설계에 들어가면 내가 선정한 부품이 적정한지, 설계 기준에 합당한지, 최선의 선택인지 등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AI가 대체하게 하려면 산업별 방대한 데이터 구축부터가 선행되야 한다. 설계 별 기준 요소, 절차, 법적검토 등 데이터가 여기에 해당한다.

▲설계자동화, 꿈은 이루어질까

지난해 미국 글로벌 소프트웨어업체인 오토데스크는 Daisy(데이지)를 공개했다. 데이지는 목재 바닥 레이아웃 최적화를 위해 인공지능으로 구동되는 설계자동화 시스템으로 소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데이지의 구현 방식이 설계 요소의 입력에 따라 최종 결과를 구현하는 것으로 진정한 의미의 설계자동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업계에서 거론되는 설계자동화 유토피아는 기존 데이터에서 AI가 학습을 통해 설계자의 의도를 기반으로 자동설계하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현재의 기술로는 이론뿐인 유토피아다. 다만 LLM을 능가하는 대화시스템으로 여기서 추출된 텍스트 데이터와 설계 요소를 매칭(Text to Drawing AI)한 데이터를 3차원 모델러화 할 수 있다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게 인텔리코리아의 설명이다. 쉽게 말해 현재 보다 더 진화한 언어모델로 대화가 가능해진다면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모델이 이상적인 설계자동화의 최종 결과물이 될 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더해 AI기술 접목은 평가와 검증에서도 지원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건물의 특정 부분에 사용할 재료를 결정하기 위해 현재는 사람이 일일이 다양한 옵션을 가정해 장단점을 뽑는다. 이때 설계자는 자신의 경험과 데이터시트 등 수동분석에 의해 결정을 내린다. AI가 접목될 경우에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재료를 비교할 수 있어 설계자는 특정 공간에 대한 품질과 적합성을 따져보고 쉽게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야 역시도 모든 설계 요소와 결과값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세팅이 구성되야 하는게 우선이다. 결국에는 설계 자동화가 우선되야만 정복 가능한 영역인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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