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국내에서 이익남겨 해외에서 실적 쌓아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기반으로 활동중인 Y엔지니어링사 W부장은 지난해 발주청 담당자로부터 전화한통을 받았다. 요지는 이번 프로젝트 수주에 한화기준으로 5,000만원 정도를 개런티할 수 있냐는 것. 또 당신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가 높고, 오랫동안 교류한 점을 고려해 나름 최소한으로 로비비용을 요구한 것이라고 친절히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이 수원국에 차관을 제공하는 EDCF사업이 엔지니어링사간 로비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해 EDCF기금에 의해 저개발국가에 제공된 차관은 12억달러로 이 가운데 엔지니어링컨설팅 분야는 6~7%가 발주되고 있다. 한화로 치면 8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15% 가량인 100억원이 수원국의 로비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차관을 제공하지만, 낙찰자 선정은 수원국에서 실시하다보니 국내 엔지니어링사의 로비전이 가열되는 것. 특히 EDCF사업은 가격요소는 배제하고 기술로만 100% 평가하다보니 예가대비 100%에 수주할 수 있어 채산성이 좋다.
가격배점이 20~30% 포함된 ADB나 월드뱅크사업의 경우는 최저가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해 ADB프로젝트중 기술점수에서 4위를 기록한 컨소시엄이 최저가를 써내 1위 업체를 제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사례도 목격되고 있다. 문제는 EDCF의 로비전이나 ADB의 최저가 트렌드가 거의 대다수의 사업에서 성행하고 있다는 것.
H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경기침체 상황이라도 대형사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자금회전이 가능해 마이너스 수주에도 버틸 여력이 있다”면서 “이제껏 실적 및 규모를 이용해 국내사업에서 막대한 수주고를 기록한 대형사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름대로 해외사업에 기진출해 경쟁력을 확보한 중견급 엔지니어링사는 대형사의 최저가와 로비 융단폭격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계점을 넘은 해외사업에 대해 대다수 엔지니어링사는 자성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필요하다면 해외사업에 대해서만큼은 일본과 같이 담합구조체를 만들어 로비나 최저가 입찰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엔지니어링사는 해외진출시 순번을 만들어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를 유지해 왔다.
ENG해외진출 전문가는 “꼭 엔지니어링이 아니더라도 해외건설시 업체간 최저가나 로비로 인한 손실액이 총 수주금액의 10%에 달하는 실정으로 이는 국가경쟁력에 큰 손실”이라며 “해외진출사업의 경우 국내 업체간 협력을 통해 손실이 없는 사업추진을 이루어여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작성일 2012년 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