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과 건설시장…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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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과 건설시장…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 ‘타격’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5.01.2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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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알제리 ‘난항’, 사우디-UAE-쿠웨이트 ‘무난’, 카타르 ‘양호’
코트라, ‘유가하락에 따른 산유국 건설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 발표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주요 산유국 진출 기업 및 코트라 무역관 관계자 대상 ‘유가하락에 따른 산유국 건설시장 동향’ 설문조사 결과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이라크, 알제리 또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진단됐다.

21일 코트라에 따르면 서울 양재동 코트라 본사에서 건설 및 엔지니어링분야 13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수협의회 제18차 수요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코트라 정형식 프로젝트총괄팀장은 해외시장진출 업계 및 산유국 주재 10개 무역관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유가하락에 따른 산유국 건설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코트라 측은 지난해 한국 해외건설 총 수주액 중 48%를 차지하는 중동 산유국 위주로 조사를 전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이라크는 현대건설, GS건설, 쿠웨이트는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에코필, 알제리는 GS건설, 대우건설, 이란은 대림산업, 베네수엘라는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러시아는 LS네트웍스 등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설문조사 기업 중 77%가 산유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산유국 프로젝트 진행기업 중 41%가 중동지역에서 프로젝트 진행 중 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 팀장은 “응답자 집계결과 유가하락이 국내 건설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60%가 부정적이라 회신했으며, 중동 대체시장으로는 43%가 아시아, 26%가 중남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주요 산유국 정부, 발주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망한 중동 7개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9개 주요 산유국의 대응정책’에 이목을 집중했다.

▼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 타격… 민자권장, 발주축소, 부채발행

 
이란은 일일 원유 생산량이 276만배럴로 전체 수출에서 석유 비중이 19.5%, 총 GDP중 석유산업이 28%를 차지하고 있으며,  재정의 대부분을 석유수출로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형식 팀장은 “이란 정부는 생산량 동결에 대한 반대 입장이 확고하고 정부재정 악화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이란 정부는 외국기업의 바이백 방식이나 BOT, BOOT 방식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하락에 대한 대응 이외에도 제재 심화로 인해 현지 시장진출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란 부통령 노바카트는 현지 언론을 통해 “유가하락으로 인해 예산부족 문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며, “석유보다 가스 생산에 더 집중하여 세수 증대 추진 예정이다”고 전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일일 원유 생산량 143만배럴로 총수출에서 석유가 72%를 차지하며, 석유수출이 재정수입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정형식 팀장은 “러시아 정부는 저유가 지속 시 재정수입 감소로 인한 위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유가하락 및 러시아 제재로 인해 신규 발주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또한, 재정 여력이 약한 지역의 중소형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발주 규모 대폭 축소 예상된다.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Rosneft에 따르면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당분간 서방기업의 러시아 프로젝트 참여가 어려울 전망이지만, 프로젝트 발주에 대한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일일 원유생산량 285만배럴로 수출의 95%를 석유제품이 차지하고, 석유산업이 정부재정의 50%차지하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산유국들에게 공동감산정책 요구하고 있으며, 부채 발행을 통해 재정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정형식 팀장은 “시행사 파이낸싱을 조건으로 한 프로젝트가 100억달러이상 체결될 예정이지만 재정상태 악화로 자금조달이 문제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는 “유가하락의 원인을 과잉공급과 세계경제 성장둔화로 판단하고 생산감축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본다”며, “저유가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생산을 확대하고, 중국 등 사회주의권 국가로부터 자금융자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 이라크, 알제리 난항… 석유의존도 높아 신규사업 어려워

 
이라크는 일일 생산량이 300만배럴 수준으로 전체 수출의 99%가 석유며, 석유산업이 전체 GDP의 40%를 상회해 석유수출 의존도가 아주 높은 상황이다. 최근 이라크 석유부 장관은 현지 언론을 통해 “저유가 문제에 대해 증산을 통해 현재의 저유가 정국을 정면 돌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전한 바 있다. 즉,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인 원유 증산으로 대책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바그다드 주정부 현지 관계자는 “도시계획 마스터플랜을 세우기 위한 구체적인 예산확보가 필요, 유가하락이 지속된다면 적자예산이 불가피하다”며, “신규프로젝트 추진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를 통한 BOO, BOT 방식 희망한다”고 전했다.
 
 
알제리는 2013년 기준 일일 생산량 120만배럴로 수출의 96.7% 차지하고, 재정 수입의 70%를 석유로 충당하는 등 석유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알제리 정부는 비교적 재정상태가 안정적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재정긴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시행중인 프로젝트는 유지하되 재정지원이 확보되지 않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들은 추진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저유가로 인해 추가적인 플랜트 생산설비 프로젝트 발주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Oran Tramway, Oran Metro 등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프로젝트 발주관련 정부로부터 별도의 지침이 없는 만큼 계획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이고, 구체적인 프로젝트별 진행여부는 이달 말 정부의 방침이 있을 예정이다.

▼ 사우디, UAE, 쿠웨이트 대응가능… 견딜만한 수준, 단기적 변화 없을 것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세수의 90% 가량을 석유수출로 획득해 약 2,280억달러를 거둬들이는 등 원유수출 의존도가 높았다. 일일 생산량은 973만배럴에 달했고, IMF 조사결과 재정수지 균형재정유가는 92달러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사우디에서는 단기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에 큰 변화 없을 것이고 중기적으로 석유화학 등 Downstream 분야 투자규모 축소 예상된다”며, “연간 800달러로 추정되는 에너지 보조금 정책 변화가 진단된다”고 설명했다. Saudi Aramco, SEC 등 현지 관계자는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문제가 없겠지만 미래 추진 계획의 프로젝트는 향후 경제동향에 따라 재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UAE는 일일 원유 생산량 279만배럴로 경제의 33%를 차지하고, 일일 석유수출량은 270만배럴로 총 수출의 26.8%를 차지한다. 이처럼 UAE는 정부의 비석유부문 성장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석유수출 의존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UAE는 향후 일일 350만배럴 생산 유지하고 유가가 40달러까지 떨어지더라도 감산하지 않을 계획이다”며, “고유가로 얻어진 안정적인 수입을 바탕으로 재정손실에 어느 정도 대응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쿠웨이트는 일일 281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전체수출 중 석유가 70.6%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도 기준 정부수입의 90% 이상을 석유수출에 의존하고, 산업의 65.7%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쿠웨이트 석유부 장관은 최근 “인프라, 헬스케어, 교육관련 등 주요 개발 프로젝트는 유가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며,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되면 비핵심 프로젝트를 보류하고 지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각종 보조금 및 경상지출 감축하고 축적된 자금 5,500억달러를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1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웨이트 정부는 국제유가와 관계없이 5개년 계획 1,55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는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을 전했다”며, “올 한해 쿠웨이트 오일가스 프로젝트 규모는 215억달러로 전망되고 작년 대비 30% 증가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 카타르 타격 없어… LNG 비중이 원유보다 높아, 월드컵 준비 이상무

 
카타르는 지난해 기준 원유 일일 생산량 69만배럴, 균형재정유가 배럴당 54.8달러로 원유가 총수출의 12.9%에 불과해  원유 의존도 비교적 낮은 상황이다. 특히, 카트르 정부는 LNG 수출 비중이 36.8%로 원유 23.4%보다 높아 유가하락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월드컵 준비 프로젝트도 큰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유가추세에 따라 프로젝트 우선순위별로 검토하고 조정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정형식 팀장은 “대부분의 산유국에서 저유가 지속 시 프로젝트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저유가 지속에 대비한 중장기 대응방안 수립 필요하다”며, “이에 코트라는 올 한해 중동 대체시장 개척하고, 중동 비플랜트 프로젝트 수주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포럼개최, 사절단파견 등을 계획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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