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엔지니어③> 정도완 건화 수도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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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엔지니어③> 정도완 건화 수도사업본부장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2.07.0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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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 공급 ‘상하수도 엔지니어의 자부심’
융복합화와 운영시장 진출해 미래일감 창출해야

상하수도 엔지니어링은 대형구조물을 포함하는 철도, 항만, 도로와는 다르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분야다. 하지만 인간이 삶을 영유하는데 가장 필요한 물을 공급하고 처리한다는 측면에서 필요한 SOC시설물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87년 서울지역을 기준으로 97.7%에 달할 만큼 오래전에 완비됐다. 이 같은 사실은 상수도관의 노후화가 그만큼 많이 진행됐다는 것을 반증한다. 차기정권이 추진할 1순위 사업으로 상수관거 구축이 거론되는 시점에 정도완(55) 건화 부사장을 만나 상수도 사업 활성화와 앞으로 엔지니어링 미래일감에 대해 들어봤다.

▲ 정도완 건화 수도사업본부장

-상하수도 엔지니어를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
다들 그렇겠지만, 교수님의 추천이 들어왔는데 그곳이 도화엔지니어링 상하수도부였다. 얼떨결에 상하수도 일을 시작했는데, 벌써 30년 가까이 흘렀다. 당시 부서장이 정조화 건화 대표이사다. 신입 때 측량폴대를 잡는 것부터 시작해 선배들이 시키는 대로 일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입사 3년차에 올랐는데, 특명이 떨어졌다. IBRD차관사업으로 왁슨혹슬리, 테일러왁슨에 소속된 영국, 스웨덴, 미국 등 선진국 엔지니어와 함께 누수율을 탐사하는 것이었다.

-입사3년차로 난이도 있는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는 이유가 있었을 텐데.
영어 좀 한다는 이유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간신히 의사소통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지금이나 그때나 엔지니어링사에 영어 잘하는 사람이 없었다. 2년간 외국엔지니어와 근무하면서 영어실력도 늘고, 상수도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기술력을 배울 수 있었다. 그 프로젝트는 누수율을 제고한다는 목적도 있었지만, 실제 선진 외국기술을 전수받는 게 더 큰 목적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술력인가
80년대 우리나라의 상하수도 기술자립도는 선진국의 70~80%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요금체계와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 충분치 않았다. 당시 전수받은 기술로 우리나라의 상하수도 기술력이 세계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봐야 한다. 외국엔지니어에게 배운 유지운영 방안, 재무분석, 조직구성안 등을 공무원에게 강의했고, 그 결과 현재의 상수도 유지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력기술에서 근무했다고 들었다.
당진화력, 태안화력, 서인천복합화력, 영흥도화력 등 화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며 7년 동안 근무했다. 엔지니어링슈퍼바이저, 엔지니어링 리더 자격이었는데 정화조 및 고도처리 분야 엔지니어링을 총괄했다. 도화에서 정신없이 설계를 하다가 KOPEC에서는 혈혈단신으로 사업을 책임지다보니 스스로 확신이 생길 때까지 연구해가며 사업을 추진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96년 건화에 와 북면처리장, 향남하수관거, 대청댐상류하수도, 밀양댐광역상수도, 부산경남 광역상수도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기술력에 자신이 있어 어려움이 없었는데 경남권 폐기물 매립프로젝트는 난관에 봉착했었다. 사업자체는 산을 깎아 쓰레기를 쌓도록 하는 단순공종이지만, 환경영역인 폐기물에 대해 이해도가 높지 않아 큰 고생을 했다. 물론 발주청인 환경공단과 동료엔지니어와 협업해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또 하나 2010년 캄보디아 씨엡립 하수처리장 프로젝트였는데, 부지 자체가 너무 좁게 설정돼 있었다. 당시 우리가 가지고 있던 기술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했고, 오류를 수정한 것도 기억난다. 이들 프로젝트를 통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술적 분석과 고민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엔지니어링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다.

-상하수도의 향후 전망과 미래일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상수도관 정비사업이 필요하다. 현재 정수장에서 출고된 물은 최고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상수도관이 노후화돼 있어 빗물이나 토양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이다. 상수도관 노후화에 따라 누수율도 높아진다. 100을 생산했는데, 소비자에게는 50만 공급된다면 국가적인 낭비라고 생각한다. 스틸관은 시간이 지나면 분명 부식되기 때문에 대대적인 교체작업이 필요하다. 광역 및 지하 상수관거 교체를 차기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세대 엔지니어들은 풍부한 일감이 있었고, 열심히 일만하면 됐다. 하지만 SOC발주가 급감하는 현시점을 고려할 때 해외시장과 융복합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또 단순 설계감리가 아닌 운영분야의 진출도 적극적으로 타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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