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ll International, “한국 PM은 구식, 핵심은 창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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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ll International, “한국 PM은 구식, 핵심은 창의성”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6.04.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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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Hill, ‘저유가시대 프로젝트 지연·중단 리스크관리’ 국내강연
한국, 정형답안 찾기 잘해… 국제계약, 협상에는 자유로운 사고력 요구돼

▲ Benjamin Highfield, Senior Vice President of Hill International - 제18회 계약분쟁 FORUM '해외건설프로젝트에서의 클레임분쟁관리'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미국 대표 PM업체 Hill International 선임부사장이 한국 엔지니어링업계에 “창의적 사고를 하지 못하면 국제건설시장에서 저유가시대 난관을 돌파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본지는 ‘저유가시대, 프로젝트 지연․중단 리스크관리법’를 주제로 국내 강연에 나선 Hill International의 Benjamin Highfield 선임부사장을 26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직접 만나, 한국 엔지니어링업계를 바라보는 그의 입장을 들어봤다.

두바이 지사를 이끌고 있는 Highfield 부사장은 “삼성물산은 두바이 부르즈칼리파를 건설했고, 한국전력공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과 손잡고 아부다비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다”면서도, “시공기술력만 놓고 보면 한국은 최고지만,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프로젝트 컨트롤, 조달, 사업수행 방법은 상당히 구식”이라고 지적했다.

뒤이어 “최근 한국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공사지연, 적자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공사비, 사업계획, 발주처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기인한다”며, “메가프로젝트에서 이윤을 창출하려면 의사소통 장벽을 뛰어넘어 협업을 하고, 필요하면 외부전문가를 영입해서라도 문제해결역량을 키워야만 한다”고 했다.

Hill은 PM, 계약, 기획 방면에서 특화된 글로벌 컨설팅사다. 발주처가 손실을 입거나 공기가 지연되면 그 원인을 진단하고 솔루션을 준다. 계약과정에서부터 손실․지연 리스크가 내포돼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발주처에 협상역량을 제공한다. 반면, 사업자에게는 분쟁조정 등의 전문성을 제공한다. 한국 EPC사들은 프로젝트 1건당 수십억달러의 손실이 입기도 하는데 Hill은 이것이 사업자의 리스크인지 발주처의 리스크인지 구분한다. 또한, 발주처나 EPC사가 국제건설시장에서 문제해결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구조개혁컨설팅을 제공한다.

한국 엔지니어링사들이 PM, 계약, 기획 방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한 것은 과도한 시험위주 교육시스템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이었다. Highfield 부사장은 “한국에서는 시험이 많아 학생들이 하루 15시간 공부를 하고, 정형화된 답안 찾기에 강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 EPC 엔지니어는 시험성적이 좋고 추진력이 강하다”면서도, “그러나 국제건설시장의 계약, 협상에서는 다른 역량이 요구된다. 스스로를 더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한다”고 했다.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서자 Highfield 부사장은 “발주처가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하면 간접비 등의 손실이 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자는 먼저 미팅을 요구해야한다. 조단위 사업이 많아 피해규모가 크기 때문”이라며, “중단되는 사업분야, 공사기간을 명확히 해서 비용증가가 어디에서 일어나는 지 파악하고 대비책을 세워야만 한다. 발주처가 귀찮아 해도 업체는 미팅 기록을 철저히 남기고 프로젝트 현장은 사진으로 데이터화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수많은 업체들이 공기가 중단된 후에 문제제기를 하는데 공기가 진행 중인지 여부를 확인해야만 한다”며, “중단, 취소되는 경우 곧장 조사에 착수하고 발주처와 대화를 시작하라”고 했다. 뒤이어 “공기가 늘어나는 만큼 피해가 늘어난다는 점을 명심하고 기존의 틀에서 계산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들어간 비용을 계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Highfield 부사장은 저유가현상의 근본적 원인으로 2014년 하루 100만배럴이었던 공급량이 올해는 200만배럴까지 늘어난 공급량 증가를 꼽았다. 또한 “2000년대부터 미국의 정제기술발달에 따라 셰일오일·가스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도 큰 원인이다. 셰일가스는 미국 1개 주에서 10만배럴규모를 생산하는 등 공급량이 많아졌고 배럴당 100달러하던 것이 현재 60달러미만으로 떨어졌다”며, “유럽, 북미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증가도 영향을 줬다. 스코틀랜드는 80%, 독일 30~40%가 신재생에너지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지난 50년간 국제석유시장에서 스윙프로듀서역할을 해왔던 사우디아리비아는 2014년부터 그 패권을 내려놓게 됐고, 2015년 이란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더 심화됐다. Highfield 부사장은 “저유가로 수많은 오일공급국가가 예산이 40%정도 삭감됐다. 사우디, UAE 등에서 조차도 재정악화로 수많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오만은 오일·가스 예산이 거의 바닥이고, 이라크, 예멘, 알제리 등은 GDP가 30%정도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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