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캐드가 국내산 둔갑" 5년간 공공기관에 버젓이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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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캐드가 국내산 둔갑" 5년간 공공기관에 버젓이 유통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1.07.02 15:3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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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관리공단 등 79개 발주처에 4억여원 판매
문제제기 이후에도 지속적 판매…피해 속출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원산지 표기를 속인 가짜 캐드가 전국 지자체, 공사 등 공공기관에 수년간 팔리면서 국산 캐드업체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일 캐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니트로소프트가 조달청을 통해 판매해 온 ZW캐드 1.0, LT 버전 2건에 대한 제품 인증을 말소했다.

ZW캐드는 중국 ZW소프트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국내 엔지니어링사들도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만큼 관련업계 종사자나 캐드 유저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민간에 판매되는 중국산 ZW캐드는 니트로소프트를 통해 수입된 후 대리점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반면 정부기관 등에 판매하는 행망용 캐드의 경우 별도의 등록 절차를 거쳐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행망용 캐드는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에 따라 굿소프트웨어(GS) 인증을 받은 제품만 판매가 가능하다. GS인증은 국산 소프트웨어 진흥 차원에서 2001년 도입된 제도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저작권등록증을 발부 받아야 한다. 이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GS인증을 받아 조달청에 제출돼 제3자 단가가 확정되면 나라장터에 등록 후 공공기관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니트로소프트는 2017년부터 ZW캐드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허위 등록해 버젓이 판매를 해온 것이다.

니트로소프트는 ZW캐드 버전별 가격을 1.0 165만원, LT 128만원 등으로 책정해 5년간 79개 발주처에 판매해 왔다. 특히 ▲시설관리공단 ▲대전도시공사 ▲보령시 ▲천안시 ▲보성군 ▲울릉군 ▲대구광역시교육청 ▲경기도 안양과천교육지원청 등은 해당 프로그램을 수천만원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판매량은 ▲2017년 1,980만원 ▲2018년 3,822만원 ▲2019년 1억6,158만원 ▲2020년 1억763만원 ▲2021년(1~5월) 1억4,113만원 등 4억6,836만원 수준이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3월 이후에도 3개월여간 판매되면서 국산 캐드사들의 피해가 최근까지도 계속돼 왔다. TTA는 니트로소프트에 GS인증 저작권 확인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업체가 이에 응하지 않자 결국 지난달 15일부터 제품 인증을 정지했다.

A 캐드사 대표이사는 “ZW캐드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판매하는 제품으로 전세계가 중국산임을 다 아는 사실인데 어떻게 저작권등록증과 TTA인증을 받았는지 모르겠다”라며 “제품 하나에 100만원 짜리를 4억원어치 팔았다는 건 업계 입장에서 상당한 피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까지 조달청에 등록된 행망용 캐드는 우리것을 포함해 2개로, 해당 업체로 인해 우리가 올려야할 매출의 피해를 봤다”라며 “캐드는 호환성이 중요해서 발주처 구매 여부에 따라 향후 매출 추가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실제 수치화되지 않은 부분까지 감안하면 피해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ZW캐드코리아와 니트로소프트의 특수한 관계에 의혹을 보내고 있다. 관계자는 “수입사인 ZW캐드코리아가 버젓이 있는데 니트로소프트가 ZW캐드를 국산으로 속여 조달청에 허위등록할 수 있던 것은 대표이사가 같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해 팔렸다는 것이 기가막힐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의 해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해당업체 프로그램이 등록되지 않았다면 오토캐드 대체재로 국산 캐드가 공급됐을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니트로소프트 측 "조달대행업체 실무자 실수…국산으로 영업한 적 없어"

이에 대해 니트로소프트 측은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적은 절대 없다고 해명했다. 

회사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저작권등록 말소는 수입처를 니트로소프트에서 ZW캐드코리아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저작자 변경 통지에 따라 재등록 하게 된 상황이며 저작권위원회나 조달청 어느 곳에서도 원산지 문제를 거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시장 제품 소개서 및 홈페이지에도 제품 개발사는 중국 광저우임을 표기해놨으며 중국 개발사 상장 소식도 적극 알리며 제품을 소개하는 상황"이라며 "ZW캐드를 구매한 고객들도 제품의 성능을 검토하고 구매했을 뿐 원산지 문제로 피해가 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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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사용자 2021-07-08 16:48:04
나라장터에 국내산만 등록할 수 있나요? 외국산도 올라가 있던데?

브루노 2021-07-06 09:20:50
기사보니 궁금한게 오토캐드는 오토데스크사 미국제품 아닌가요? 그건 나라장터에서 판매해도 되나요?

나사오정 2021-07-06 09:03:04
소송 해야 하는것 아닌가요.

두레박 2021-07-06 08:51:58
증국산 캐드가 어찌 조달에 등록이 되었데요? 그 자체가 코메디이군요.
아무튼 중국산 캐드가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를 할 수 있었다는게 이해가 안가는군요

굿초이스 2021-07-06 08:37:16
중국산 제품이니 중국산이라고 표시하고 판매하는건 전혀 문제가 안되겠지만, 중국산이면서 국산인것처럼 판매하는건 좀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국산인줄 알고 구입한분들 완전 뒤통수 한방 맞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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