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지하 6층·대심도' GTX 타고 직접 출근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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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지하 6층·대심도' GTX 타고 직접 출근해 보니
  • 정원기 기자
  • 승인 2024.04.09 15: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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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는 직선 노선으로 설계돼 일반 지하철 대비 3배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엔지니어링데일리)정원기 기자=지난 8일 오전 출근시간대 동탄역. 양복을 입은 직장인과 캐주얼 차림의 대학생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를 타기 위해 승강장을 내려가고 있었다.

바쁜 출근시간대이지만 이들의 얼굴은 비교적 여유로워 보였다. 승강장은 지하 50m 깊이에 있어 출입구부터 승강장까지 성인 걸음 기준 5분 정도 걸리지만 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A씨는 “열차 운행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승강장에 도착하자 열차가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스크린 도어가 열렸다. GTX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차례로 열차에 탑승했고 기자도 출근을 위해 함께 열차에 올랐다.

내부에서는 새 차량 특유의 냄새가 느껴졌다. 하지만 열차 이용은 쾌적했다. 일반 지하철과 달리 좌석 사이사이 팔걸이가 있어 좌석 구분이 가능해 끼여 탈 필요가 없었다.

콩나물시루 같이 인파가 붐비지 않는 점도 이색적이다. 일반적인 지하철 출근길을 생각해보자. 열차 문을 닫고 출발해야 하지만 사람들이 계속 탑승하고 옷과 가방이 출입문 밖으로 삐져나와 출발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

본사 방문을 위해 서울에 간다는 A씨는 "자차나 광역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한시간 넘게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해 GTX를 타게 됐다"며 “이용객이 많지 않아 다음에도 이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GTX-A는 서울로 출근·등교하는 이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부분 개통이지만 동탄-수서 구간 운행이 시작되면서 출퇴근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탄-수서 구간 최고 속도는 171㎞에 달한다.

GTX는 전 구간에서 시간당 100㎞ 넘게 운행하고 있다. 일반 지하철과 비교해 3배 더 빠른 셈이다. 지하철 표정속도는 1호선의 경우 시속 26㎞, 4호선은 40㎞다. 최고속도를 살펴보면 지하철과의 비교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현재 정차하지 않는 구성역에서 동탄역 구간의 최고 속도는 시간당 171㎞에 달하는 데 순간 귀가 먹먹해지기도 했다.

속도의 비결은 직선 노선이다. GTX는 지하 40~50m 깊이의 대심도에서 운행한다. 천심도(지하 5m)에는 상수도와 가스, 중심도(지하 5~40m)에는 기존 지하철이 있어서 속도를 빠르게 낼 수 있는 직선 구간을 조성하기 어렵지만 대심도에는 비교적 장애물이 적어 직선 노선 연결이 용이하다.

그동안 동탄에서부터 수서까지는 광역버스로 80분 정도 소요됐다. 드라마 1~2편을 다 보고 난 뒤에야 도착하는 셈이다. GTX를 탈 경우 시간은 약 20분으로 줄어든다. 실제 드라마 한 편을 다 보기도 전에 종착역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울렸다.

다만 이용·편리성은 아쉬웠다. GTX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지하 50m 깊이까지 내려가야 한다. 실제 동탄역 GTX-A 승강장은 지하 6층에 마련됐다. 서울 지하철 중 평균 선로 깊이가 가장 깊은 6호선이 22.6m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깊이다.

삼성역이나 서울역과 같은 도심구간 개통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불편 요소다. 기자가 동탄에서 사당까지 출근하는 데 소요한 시간은 대략 1시간 20분이다. 수서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한 뒤 남부터미널역에서 버스로 갈아탔다. 만약 삼성역과 같은 도심구간이 연결될 경우 소요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객 B씨는 “수서역에서 하차해도 회사에 가려면 다시 지하철이나 버스로 환승하기 때문에 이용객이 생각보다 적은 것 같다”며 “도심구간이 연결되는 시점에 GTX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탄역 GTX-A 승강장은 대심도에 조성돼 탑승을 위해서는 지하 6층까지 내려가야 한다.

교통수요는 민자 구간인 파주-삼성이 GTX-A와 연결되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탄-수서는 재정사업 구간으로 우선 개통됐다. NATM 공법으로 굴착이 진행됐으며 화약발파 공법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연약지반에서부터 극경암까지 적용이 가능해 국내에서 널리 사용된다.

A사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도의 대심도는 단단한 화강암과 편마암으로 구성돼 있어 발파 진동과 안전에 대한 이슈가 적었다”며 “암반이 좋으면 좋을수록 비용이 저렴한 NATM 공법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음과 진동이 민감한 곳에는 TBM 공법이 적용되는데 도심지는 오픈 TBM, 안전이 중요한 곳은 쉴드 TBM을 적용하는 게 암묵적인 룰로 자리잡았다”며 “한강 구간은 쉴드 TBM, 북한산 구간은 오픈 TBM이 적용돼 다른 곳과 비교해 공사비가 2~3배 비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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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 2024-04-11 10:19:21
빨리 서울역까지 연장해서 집값 떡상했으면 좋겠다

로봇 2024-04-11 00:40:27
수고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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