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화되는 설계평가, PQ 2점에 발주처 절대권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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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분화되는 설계평가, PQ 2점에 발주처 절대권력 확보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1.08.25 17:1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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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 발주처 더 모셔야 하나
공무원만 평가 항목 신설…“우월적 지위 명확화”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PQ 2점이 걸린 엔지니어링 평가를 현재보다 세분화해 심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나오면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대로 시행조차 안하던 설계평가에 올해부터 점수가 부여되자 평가 세분화를 통해 발주처 우월적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마친 국토부의 건설기술용역 및 시공 평가지침 개정안이 지나친 정성적 요소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건설엔지니어링 평가체계 및 시기 명확화 ▲재평가 조항 신설 ▲위원회 구성 개선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중 평가체계와 시기명확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해당 입법예고안에는 수백개가 넘는 반대 댓글이 달리고 있다.

▲"평가받으려고 일하나" 업무부담 증가

현행 설계평가는 기본설계 50%+실시설계 50%를 반영해 왔다. 반면 개정안은 기본설계 평가는 그대로 두고 실시설계 부문을 과정, 결과로 세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업계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평가를 받기 위한 행정 업무가 너무 과도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 설계용역평가는 ▲과정에 대한 이해도 ▲효율적인 업무추진 ▲참여기술인 적정성 ▲과업이행결과 적정성 ▲과업이행내용 충실성 등 5가지 주요 항목이 있다. 이들 항목은 다시 세부항목으로 분류돼 총 12가지 평가항목으로 나뉘어 진다. 여기에 각 항목마다 증빙서류 제출이 의무화되고 별도의 확인사항에 대해서는 서술문 형식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A대형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증빙서류를 요구시에만 냈다면 개정안은 모든 평가 항목에 관련 서류를 의무적으로 내야해서 부담이 너무 크다”라며 “평가받으려고 일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복잡하면 설계는 언제하란 것인가. 어차피 문제가 생기면 벌점이나 손해배상, 부정당업체지정 등을 시행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PQ 2점으로 중요성이 커졌지만 평가항목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관계자는 “정성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은 발주처의 권한이 비이상적으로 커져 영업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평가기간 변경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개정안은 기본설계는 해당 용역이 완료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 실시설계는 과정평가가 해당 용역 완료 1개월 이내, 결과평가는 해당 건설공사를 착공한 날부터 6개월 이내로 변경하도록 돼 있다.

B대형사 관계자는 “사후 평가를 하게 되면 사업담당 공무원이나 현장 여건 등 변경 등으로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다”며 “과업 수행 중 심의회 등을 활용해 평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후 평가는 엄연히 계약이 끝난 후 진행하는 것으로 인력과 비용이 추가로 투입되는 만큼 기존 계약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국토부의 엔지니어링업계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만 평가 항목 “명백한 갑질 의도”

건설기술용역평가는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그동안 제대로 평가를 하고 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건진법에 따르면 해당 평가를 하지 않는 발주처에게는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PQ 2점이라는 칼자루를 쥐면서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개정안이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C대형사 관계자는 “PQ 점수를 부여하기 전에는 기한 내 평가하기는커녕 업체에서 자료를 만들어 가야 겨우 점수를 주는 상황이었다. 요즘 대부분 업체들이 행여 개정안이 통과될 때를 대비해 과거 프로젝트 들고 발주처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큰 발주처가 아니면 지자체 등에서는 사실상 이러한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설계평가는 부여할 점수는 없고 발주처의 일이다보니 설계평가 자체를 제대로 안해주다가 올해부터 PQ 점수에 반영한다니 갑자기 평가를 나눠 갑질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설계평가 안해준건 발주처인데 과태료를 물기는커녕 PQ 점수라는 칼자루 쥐어주고 업계를 흔들겠다니 기가 막힌다”고 하소연했다.

갑질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는 주장도 있다. D중견사 관계자는 “평가항목 중 ‘발주자와의 의사소통’이라는 문항은 5인 이상의 평가위원 배점표에서 빠져 있다”며 “문항 그대로 발주처 공무원이 점수를 메기는 항목으로 해석되는데 이렇게 대놓고 갑질을 하겠다는 법이 어디 있나”고 비난했다.

개정안과 관련해 한국기술관리협회 관계자는 “아직 의견을 모두 검토하진 않았지만 대부분 반대 의견이 많다”라면서도 “개정 취지는 잘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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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2021-09-02 13:25:59
부실벌점 주려면 담당 감독도 똑같이 징계줘라

ㅇㅇ 2021-08-31 11:33:07
걍 니들이설계해라

아폴록시 2021-08-27 05:50:10
대한민국이 무슨 공무원 공화국이냐? 검찰, 판사, 감사원 하는 짓거리들 참 과관이더만. 기슬직 공무원이란 인간들도 어쩜 그렇게 똑같을까요? 쥐꼬리만한 권한만 쥐어주면 갑질로 사익을 챙길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으니! 윤석열, 최재형같은 머저리기가 대통령 한다고 설쳐대는 꼴이나 2점짜리 PQ점수로 추잡하게 뻘짓거리하는 짓이나 참 공무원 나부랭이들 하는 짓이 역겹습니다. 용역이란 거지같은 용어도 사라진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건설기슬용역평가인가요? 참고로 무능한 공무원들 평가하는 법안도 통과 시켜야 합니다. 학생들이 교수도 평가하는 세상에 꼴통공무원들도 평가하여 골로 보내는 것이 엔지니어링이 살아남는 길입니다~

야근머신 2021-08-26 16:52:48
진짜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이러니 엔지어링의 미래가 어둡고 갈수록 망하지...

박용수 2021-08-26 13:42:17
발주처의 갑질을 이제는 대놓고 하라는 꼴
이것 말고도 갑질을 할 수 있는 여러가지 항목이 있는데 굳이

설상가상이구만
미국처럼은 아니어도
미국의 반이라도 하자
이러다 기술자의 의견은 항상 무시된 채
관치설계가 굳어져 갈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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