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가능 5% 태부족 해외인력…"일 있어도 엔지니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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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가능 5% 태부족 해외인력…"일 있어도 엔지니어 없다"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5.05.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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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건설사 출신으로 수혈, 자체 해외엔지니어 개발 절실
영어-교육-현장 3박자 맞아야 해외경쟁력 확보할 수 있어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엔지니어링사의 해외비중이 커져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해외인력이 태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엔지니어링사는 80년대 해외를 경험했던 건설사 출신을 영입하며 긴급수혈에 나섰다.

6일 본지가 주요 해외진출 엔지니어링사의 외국어 가능 인력실태를 조사한 결과 1~2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5%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지니어 가운데 최근 진출국인 서반아어 및 불어 가능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조사대상은 지난해 해외수주 순위 1~10위까지 엔지니어링사 가운데 신입사원을 제외한 5년 이상 경력자-현지근무 및 영어PT가 가능한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했다. 외국어 가능자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도화엔지니링으로 총인원의 20%인 400명 가량이 해당된다. 여기에 신입사원까지 포함시키면 35%가량이 외국어가 가능한 상황. 특히 해외본부에는 불어, 서반아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 제2외국어 가능자를 보유하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나머지 엔지니어링사에서는 전체인원의 5% 내외만이 외국어가 가능하다. 최근 선발된 신입사원은 대부분 외국어가 가능하지만 엔지니어링능력을 겸비한 경력자를 포함시키면 비율은 뚝 떨어지는 것. 이 때문에 주요사들은 해외경험이 많은 건설사 출신을 영업임원이나 감리원으로 선발해 운용하고 있다. 실제 조사대상 엔지니어링사 대부분의 해외본부장 및 영업임원이 건설사 출신이고, 제2외국어만 가능한 자를 추가로 선발해 제안서 작성 및 현지근무에 엔지니어와 동반 진출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시점은 기술, 영업, 언어가 모두 따로 놀고 있어 효율적인 컨설팅과 고부가가치영역의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해외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젊은 엔지니어를 적극 활용해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주요 엔지니어링사는 최근 채용하는 신입엔지니어에게는 외국어능력을 기본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화, 건화, 서영, 한국종합, 다산 등은 영어강사를 채용하거나 계약을 맺어 경력엔지니어의 언어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평화엔지니어링은 한달에 한번 열리는 확대간부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고, 적어도 부장급 이상에게는 영어프리젠테이션이 가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평화 관계자는 "2020년까지 해외비중 70%를 이루기 위해 총인원의 30%를 해외정예로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제, 안식월제도, 탄력근무제를 통해 우수인력을 길러내고 지키고 있다"고 했다.

건화는 부서별로 한명 이상 총 15명을 해외현지직원으로 배치해 해외진출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또한 외국직원의 임금을 국내직원의 80~90% 수준을 지급하고 숙소도 레지던스급으로 제공하고 있다. 건화 관계자는 "현지 최고 학력을 가진 엔지니어를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 국내 직원도 도움을 받고, 해당국과도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5년내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영어능통자를 1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해외진출이라는 입장에서 외국어능력은 디폴트라고 봐야 한다. 영어를 기본으로 엔지니어링 교육과 현장경험을 쌓아야 독자적으로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진이 ‘교육을 시키면 떠난다’라는 의식 때문에 해외인재 양성이 지지부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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