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 앞세운 중국, 작년 9월 인니 고속철 수주전 일본 역전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막강한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작년 인도네시아 고속철도사업을 수주한 중국이,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수주전에서도 자금력을 바탕으로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이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건설사업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철도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측이 말레이 정부투자펀드 ‘1Malaysia Development Berhad’를 인수한 것이 수주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 중국은 말-싱 고속철도 수주를 위해 40억달러이상을 투자한 바도 있다.
특히, 중국은 작년 9월 말-싱 고속철도사업의 전초전으로 불리며 동남아 철도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인니 고속철도 1구간 150km 건설사업을 수주한 바 있어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당시 신칸센의 인지도를 앞세워 인니 고속철도사업을 최초 제안하고도 중국의 자금동원력에 밀려 수주에 실패, 국가적으로 큰 충격에 빠졌던 바 있다.
일본은 말-싱 고속철도사업에서 지난 인니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이시이 게이치 국토교통상이 직접 오는 21일 말레이, 22일 싱가포르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은 개통 후 한번도 사망사고가 없었던 신켄센의 우수성을 양국 정부에 적극 알릴 모양새다.
일대일로를 국정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최근 리커창 중국 총리는 말레이 나집 라작 총리에 서한을 보냈으며, 중국철도총공사, 중국항만건설총공사 등 6개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와 말레이 양국 관련부처 장관들은 19일(현지시간)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말-싱 고속철도프로젝트사업 MOU를 체결했다.
나집 총리는 “말-싱 고속철도건설은 양국을 더욱 밀접하게 연계하고 경제적 연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조만간 합의문서에 정식 서명이 이뤄지면 올해 안에 입찰이 개시될 것”이라 전했다.
리 총리는 “런던-파리 고속철도와 같이 이번 말-싱 고속철도는 양국 국민간의 소통을 확대하고 경제적 거리도 더욱 가깝게 할 것”이라며, “그간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부는 고속철도 운행 목표시점을 10년 뒤인 2026년으로 보고 있다. 인니 언론 자카르타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이 완공되면 양국간 이동시간이 기존 4~5시간에서 1시간30분까지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350km에 달하는 노선에 8개 정거장이 들어서며 말레이에 7개, 싱가포르에 1개가 구축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