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인터뷰
[엔지니어링리더 6인 결산과 전망②-이해경 다산컨설턴트 회장]
결론은 대가…"대가상승 없이 엔지니어링 악순환 못 끊는다"
글로벌 기준 절반수준 노임단가, 선순환 구조 가로막아
10년후 해외비중 50%이상 못하면 도태돼, 전략적 M&A 필요해
정장희 기자  |  news@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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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2  08: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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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 엔지니어링협회 건설협의회장에 재선된 다산컨설턴트 이해경 회장의 최대관심사는 엔지니어링 대가다. 대가상승 없이는 엔지니어링산업의 선순환구조는 물론 향후 다가올 수주절벽의 대안인 해외진출도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대가상승을 통한 엔지니어링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말하는 이해경 회장을 만나봤다.

   
▲ 이해경 다산컨설턴트 회장

-얼마전 엔지니어링협회 건설협의회장으로 재선됐는데, 재임 시 성과는 무엇인가.
최대성과는 제값받기다. 건설엔지니어링은 정보통신 대비 53%, 플랜트 대비 70%의 노임단가를 받고 있다. 같은 공대 나와서 이게 말이 되나싶다. 실제 엔지니어링사 10년차와 건설사 초임연봉이 같다. 일은 많고 보수는 적어 3D업종으로 전락하고 있으니 공무원, 공기업, 시공사 다음에 엔지니어링사에 취업할 정도로 선호도가 떨어진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대한민국 엔지니어의 인건비는 아프리카개발은행의 70%, 미국의 40%, 일본의 55%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노임단가를 높이는 것이다. 원자력이나 플랜트는 글로벌 기준에 적정대가를 받는데, 건설엔지니어링은 10년 넘게 지속된 최저가입찰제와 실적단가제도로 인해 점점 대가가 ‘0’에 수렴되고 있다. 최소한 노임단가를 국제 기준으로 맞춰주고 글로벌 시장진출을 논했으면 좋겠다.

-엔협에서 추진했던 엔지니어링 제도개선이 그 일환인가.
맞다. 취임초인 2014년 엔협을 중심으로 규제발굴 대정부 건의안을 준비했고, 총 51건의 규제를 발굴해 아젠다로 올렸다. 그 결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대통령 지시까지 이끌어냈다. 사실 건의안의 핵심은 사업대가 상승과 기술력중심의 사업자 선정인데, 이 둘을 묶어 녹여내는 것이 종합심사제다. 현재 도로공사가 처음으로 발주했고 수공, 철도시설공단도 시범추진할 예정이다.

-종합심사제가 대가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말인가.
큰틀에서 종합심사제는 투찰률이 높던 낮던 간에 기술력만으로 사업자를 선정하자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TP점수가 차이나도 가격투찰에서 얼마든지 뒤집어지는데, 종합심사제는 강제차등을 도입해 이를 원천 차단했다. 하나 더 말하자면 종합심사제는 ADB기준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계약이 이뤄질 것이다. 이제껏 과업지시서와 입찰내역서가 맞지 않았던 일이 비일비재했고, 공사규모가 늘어났는데도 추가 대가없이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 종심제에는 ADB기준의 계약에 예비비까지 편성해 불합리한 계약관행을 상당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합심사제가 로비를 부축일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QBS 점수 상승도 그렇고.
그런 측면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가서야 되겠나. 일단 제도의 글로벌화가 우선이다. 사회투명성은 국민수준과 함께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점점 좋아지기만을 기대해야 한다. 십수년전과 비교하면 투명도가 상당량 올라갔고, 김영란법도 시행됐으니 지금보다야 나아지지 않겠나.

-실질적으로 대가상승에 성공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토부 산하공사에서 입찰시 일괄적으로 3~4% 투찰가가 내려가도록 한 독소조항이 있었는데, 국토부와 협의 끝에 정상화시켰다. 또 낙찰률이 60%에 불과한 코이카컨설팅 또한 80%를 하한으로 주장했고, 결국 가격 비중은 20%에서 10%로 낮춰 저가투찰을 방지하도록 했다. 문제는 근거없이 적격공사 산식에 의해 디스카운트되고 있는 88% 규정이다. 인건비가 대부분인 엔지니어링에 자재비가 포함된 건설산식을 적용하니 문제가 크다. 적어도 엔지니어링만큼은 88/100가 아닌 100/100을 적용해야 한다.

-중복도 항목의 부작용이 속출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중복도 또한 제값받기가 되면 상관없다. 제값만 받는다면 200%든 100%든 문제없다. 실제 외국은 중복도라는 말 자체가 없다. 한 엔지니어가 한 프로젝트만을 수행한다. 대가가 글로벌에 미치지 못하는데 제도만 글로벌을 따라가는 것이다. 책임자급 엔지니어는 기획단계에 프로젝트의 컨셉을 잡아주는 것이고, 실무엔지니어는 시간을 들여 상세설계를 하는게 주요 역할이다. 현시점이라면 사업책임자, 분야별책임자급은 최소 300%든 500%든 중복도를 풀어줘도 업무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 책임자급 중복도만 완화되면 역피라미드화된 엔지니어링 인력구조를 피라미드나 종형으로 개선할 수 있고, 청년엔지니어 고용에도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상위 30개사의 수주량이 상승기조다. 이유와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물가상승률과 해외수주량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약간의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시나 장기적으로 건설분야의 하향추세는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 다산컨설턴트도 올해 총수주의 20%를 해외에서 견인했다. 주요 매출은 다산의 주분야인 도로보다 농토목에서 일어났다. 한국에서는 사양분야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가장 필요한 분야라는 점 때문에 7~8년전부터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농토목만큼은 업계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성장시켰다. 결론적으로 향후 10년안에 총수주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걷어오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우리업계의 해외사업은 EDCF와 KOICA를 통해 시작됐지만, 시장은 ADB, WB, AfDB 등 다양하고 넓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몸집을 불려야 한다. M&A든 전략적 연대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COWI같은 엔지니어링사도 전략적 M&A로 세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우리나라도 상위랭커 엔지니어링사 정도면 M&A를 통해 충분히 세계적인 엔지니어링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엔지니어링업계 던지고 싶은 말은.
다시 한 번 엔지니어링 대가를 말하고 싶다. 낮은 대가는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저임금 구조를 유발한다. 이는 낮은 노임단가로 이어져 예산편성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결국 해외진출여력을 상실해 사양길을 걷고 있는 국내시장에 매몰될 공산이 크다.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키는 역시 노임단가를 비롯한 엔지니어링 대가를 올려야 한다. 정확히 말해서 글로벌 기준에 가까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업계 인력이 25만이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100만 엔지니어가족인 셈이다. 과연 어떤 분야가 이만큼 고학력자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을까. 지식기반산업이자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장희 기자 | news@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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