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의 건설과 관리를 주목적으로 수십조원의 예산을 굴리는 철도시설공단의 전관예우와 비합리적인 발주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코레일 및 한국철도시설공단 대상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은 이른바 ‘철도마피아’로 불리는 철도고, 철도대학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철도시설공단에서 간부급 인사의 퇴직 후 자리까지 특혜를 몰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기춘 의원에 따르면 공단 퇴직자들은 공단 입찰에 참여하는 민간업체에 초특급 대우를 받으며 대부분 사장급으로 재취업하고 있는데, 업계 제보로는 공단 퇴직자 1명을 모시기 위해 스카우트 비용, 연봉, 활동비까지 합쳐 대략 연 5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공단이 발주하는 각종 입찰에서 전관예우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되풀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단 고위급 퇴직자를 영입한 주요 업체들이 공단 발주 사업의 50%가량을 싹쓸이 해가고 있으며, 특히 모 업체의 경우 공단 고위 퇴직자 영입 직후 업계 수주 순위 14위에서 3위로 껑충 올랐다.”

작년 1,915억원을 발주한 설계 등 용역사업의 경우 공단 주요 간부 출신들을 보유한 상위 4개사가 50% 가량인 852억원을 수주했고, 올해도 9월말 집계로 현재 상위 4개사가 전체 발주금액의 50%에 달하는 785억중 392억원을 수주했다.

박 의원은 뒤이어 국토부나 타기관의 경우 1사 1개 공구만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나, 철도시설공단의 경우 1개사가 다수의 공구에 동시참여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특정업체들에 특혜제공의 길을 터놨다며 공단의 발주방식을 문제 삼았다. “공단에서 현재 발주 진행 중인 도담-영천, 영천-신경주 노반설계의 경우 1개사가 8개 공구 중 4개 공구까지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100% 차장급이상 부장급이하 약 200명 선으로 구성된 공단 내부평가위원은 철도고, 철도대학출신 선후배 간 학연을 빈번히 동원한 전관예우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상당히 폐쇄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워낙 조직 내 만연해 있는 문화라 개선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기춘 의원은 “현재 주요 상위 몇 개 업체를 제외한 다수의 용역업체들이 연간 수주액 10억원 미만으로 전멸위기에 놓였다”며 “산업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현재 임원급만 재취업 금지가 되어 있는 것을 공단 처장급 이상 주요간부 퇴직자들까지 적용범위를 넓히도록 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 공단 퇴직자 재취업 현황(2012.9월말 현재) - 출처 박기춘 의원실

이준희 기자 jhlee@engdaily.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