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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해외팀①-이산]"무한잠재력 카자흐스탄, 한국엔지니어링 기술력 심겠다"
조항일 기자  |  hijoe77@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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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5  11: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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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엔지니어링업계가 해외시장에서 SOC 선진국들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후발주자들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나름의 전략을 모색해 끊임없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기술자들이 있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그들의 땀과 고난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어보고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전략을 듣고자 한다. 오늘은 첫 시간으로 이산의 김노성 도로감리부사장과 김효철 도로감리본부장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본다.

◆카자흐스탄은 어떤 나라인가
-김효철 이산 도로감리본부장 :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에 위치한 중앙아시아 국가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그해 12월 여러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독립을 선언했다. 세계에서 9번째로 큰 국토면적을 가졌지만 인구는 약 1,800만명에 불과해 이주정책(Diaspora)을 주요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민족과 같은 뿌리인 ‘고려인’ 약 12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러시아의 화학자인 멘델레예프 주기율표에 나오는 모든 원소들이 매장돼 있다고 알려질 만큼 자원의 보고다. 그만큼 무한한 SOC 개발 잠재성도 갖춘 나라다. 

◆해당사업 진출 당시 카자흐스탄 SOC 상황은 어땠는지
-김 본부장: 사업이 시작된 2010년 당시에는 먼저 도로분야의 경우 구 소련시대에 정비된 관계로 도로들의 노면상태가 대부분 불량했다. 또 도로의 측구가 대부분 없는데 이는 카자흐스탄의 연평균 강우량이 300m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노면배수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다. 도로 총 연장은 14만3,000km로 카자흐스탄의 도로 대부분의 도로폭은 7~8m인 2~3등급 수준이다.철도와 공항 등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철도는 컨세션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어서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외국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돼있는 나라이지만 정유시설이 3개에 불과하고 정제능력과 가동율이 낮다. 그래서 산유국인데도 불구하고 기름값이 매우 비싸다.

◆구체적인 사업이 뭐였나
-김 본부장 : CAREC 서유럽~서중국 국제운송도로 건설계획의 하나로 총연장 8,445km 중 카자흐스탄 구간은 2,787km다. 도로는 크게 세가지로 구간으로 나뉘는데 중국과 접하는 국경도시인 호르고스~알마티 구간, 알마티~쉼켄트~타쉬켄트 구간, WB, ADB, EBRD 등 차관사업인 쉼켄트~러시아 국경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이산은 쉼켄트~러시아 구간 중 WB 1차 사업구간인 787km 중 338km(1,240~1,578km) 구간에 대한 시공감리사업을 수행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노선과는 어떤 관계가 있나
-김노성 도로감리 부사장 : 실질적으로 중국 자본이 들어오거나 하지 않지만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구간이라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은 고대 실크로드 중 초원로와 오아시스로가 있는 나라인데 최근에는 新 실크로드가 추진되고 있다. 서유럽쪽으로는 자재들이, 서중국쪽으로는 카스피해 매장석유를 중국으로 보내는 것인데 CAREC 도로도 신실크로드의 마중물이라고 볼 수 있다.

   
▲ 김노성 이산 도로감리부사장(왼쪽)과 김효철 본부장.

◆수주전에서 해외업체과 차별화 된 이산의 전략포인트가 무엇이었나
-김 본부장 : 입찰 당시 영국에서는 Scott Wilson, Roughton 등 2개사와, 러시아업체 1개사, 카자흐스탄업체 1개사, 우리나라에서는 이산과 동성엔지니어링 등 6개사가 4개 공구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그 결과 영국의 Scott Wilson과 러시아업체는 입찰에서 떨어졌다. 이산은 4공구 338km구간을 수주했다.
787km 중 4공구는 전체노선의 43%에 달한다. 사업비도 680만달러(약 77억원)정도였다. 가장 큰 공구를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한 사전준비 덕분이다. 사업시작 3년전인 2007년 6월에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해외지사를 설립하고 경쟁력 있는 현지업체와 전략적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공동이행방식으로 수주한 실시설계도 수행하면서 설계기준 등 카자흐스탄의 건설관련규정(SNIP) 구입 및 숙지했다. 카자흐스탄의 문화, 발주청 평가시 중점 포인트 등도 사전에 숙지했다.

-김 부사장 :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는 소련으로부터 독립한지 20여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문화가 완전히 개방되거나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사실상 기술력은 해외 선진 업체나 우리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들과의 유대감을 가질 수 있냐 없느냐가 사업의 핵심이다. 일례로 영국의 Roughton사의 경우 이러한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발주처와 많은 트러블을 겪었다. 결국 해당 사업 이후에는 카자흐스탄 내 어떠한 입찰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업무 문화에 비슷한 부분이 몸에 베어 있어 그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우리의 태도가 일하는데 더 편하고 그렇지 않겠는가.

◆국가 자체도 생소한데 사업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 본부장 : 해외차관사업으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국제은행 연합이 요구하는 일반계약조항(FIDIC)과 구매계약의 절차를 준수하도록 했다. 그런데 국제 표준인 FIDIC과는 달리 현지 실정이 달랐다. 발주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하는 부수적인 어려움도 있었다. 그리고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 자체가 아직까지 모럴해저드가 상당해 여기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다.

-김 부사장 :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언어다. 공사계약서의 공식언어는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카자흐스탄은 카작어나 러시아어를 사용한다. 이는 이산 뿐 아니라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였다. 대부분이 통역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업계 특성상 전문용어가 많아 관련 지식이 없으면 사실상 통역을 써도 원만한 의사전달이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통역에게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6개월여 동안 가르치곤 했다. 외국계 업체의 경우에는 앞서 말했듯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어려움까지 더해져 카작어나 러시아어가 가능한 인근의 부탄, 네팔, 인도 등에서 통역 및 직원들을 고용하는데 이들은 사실상 정직원이 아니라서 컨트롤이 잘 안됐다. 그래서 일 자체에 우리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

-김 본부장 : 구조계산서 문제도 있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SOC 선진국들의 경우 프로그램화 돼 있는데 이들은 다 수기로 작성한다. 원칙적으로 이를 다 공개하고 그것을 토대로 감리를 진행하는데 이들은 이것을 자신들의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다보니 사업을 진행하는데 애를 먹은 부분이다.
카자흐스탄에 감리라는 영역이 채 정착되지 않았던 만큼 전문가 인력이 부족했던 것도 문제였다. 당시 본사에서 3명이 파견되고 현지에서는 40여명을 채용했는데 부부가 모두 감리기술자라며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적합한 인력 충원에 애를 먹어 본사에서 추가로 인력을 파견하기도 했다. 

◆해외감리를 진행하면서 국내감리 현장의 아쉬움이나 개선점이 있었나
-김 본부장 :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국내 현장도 최근 간접비 요구 등 클레임 청구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우리는 이를 전문성이 부족한 감리원들이 처리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기술지원기술자 중 클레임 전문가(CS, Contract Specialist)가 따로 있다. 이들로 분쟁조정위원회(DB, Dispute Board)가 조성돼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최근에 많이 거론되고 있는 감리원들에 대한 처우다. 국내 현장의 경우 김리기간이 연장되면 감리인력 축소, 대가등급 하향조정, 심한 경우 무보수로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외국의 경우에는 감리대가 미 확보시 현장 철수가 원칙이다. 우리도 당시 62개월 감리계약이 돼 있었는데 제대로 감리대가가 확보되지 않아 철수한 적도 있다. 결국 감리대가가 추가확보 된 이후에 다시 사업에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해외수주를 위한 전략적 포인트는
-김 본부장 : 먼저 본사차원에서 사업진출국에 대한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가장 기본이다. 그래서 본사차원에서 현장을 탐방해봐야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외국어는 기본이다. 외국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일 자체를 진행하는데 상당한 고충을 겪는다. 엔지니어에게 외국어는 필수다. 그리고 사전에 국내 및 해외 유력업체와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현지의 영향력있는 업체들과 사전 MOU 등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중요하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간만이라도 발주청의 관련자들이나 로컬업체들의 선진 SOC 견학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조항일 기자 | hijoe77@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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