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해외팀②-도화]“일감 줄어드는 댐 사업, 상하수도 연계로 경쟁력 확보”
상태바
[엔지니어링해외팀②-도화]“일감 줄어드는 댐 사업, 상하수도 연계로 경쟁력 확보”
  • 조항일 기자
  • 승인 2019.04.23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국내 엔지니어링업계는 대내외적 요인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앞세운 SOC 선진국들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후발주자들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름의 전략을 모색해 여전히 SOC가 열악한 국가에 진출하고 기술자들이 있다. 그들의 땀과 고난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어보고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전략을 들어본다. 두 번 째 인터뷰로 필리핀 Upper Markina Dam 타당성 조사 및 실시설계에 나선 김명림 도화엔지니어링 수자원부 부사장과 박환철 상무를 만났다.

▲ (왼쪽부터)김명림 도화엔지니어링 수자원부 부사장과 박환철 상무

◆Upper Markina Dam은 필리핀 DEPARTMENT OF PUBLIC WORKS AND HIGHWAYS(DPWH)의 첫 댐사업 발주라고 들었다

-김명림 수자원부 부사장 : 본 사업은 댐, 홍수조절, 하천치수 내수처리 등을 망라한 종합치수관 사업으로 우리회사가 하천치수 분야와 내수처리 분야에서는 많은 실적을 가지고 있다. 마리키나댐의 주요 기능인 홍수조절과 관련해 한탄강댐과 군남홍수조절지 설계실적을 가지고 있어 회사 실적과 기술자 실적 및 경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현지 하천분야에 실적과 경험이 많은 현지협력업체를 파트너로 선정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박환철 상무 : 마리키나댐 사업 당시 숏리스트에 도화를 포함해 총 3개의 업체가 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일본의 CTI라는 글로벌 엔지니어링사가 있었는데 당시 예상을 뒤엎고 우리가 사업을 차지했다. 일본 엔지니어링사들은 그동안 필리핀 지역에서 댐 사업 경험이 상당한데 DPWH의 첫 댐사업은 우리가 차지하게 됐다.

◆한강과 비교해 규모는 어떤가

-김 부사장 : 한강과 비교하기에는 아무래도 규모가 작다. 총 저수용량이 8,000만㎥, 높이는 74m인데 이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농업용저수지 댐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소양강댐이나 더 큰 규모의 댐 같은 경우에는 1억~2억㎥ 등으로 규모가 몇배나 더 크다. 댐 용량은 작았지만 사업지가 정글과 같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과업을 수행하면서 부수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마닐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댐인데 여태까지 왜 시설이 없었나

-김 부사장 : 불안정한 지정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수조절기능댐에 대한 인식은 최근에서야 생겼다. 2009년 필리핀에 상륙해 큰 피해를 입인 태풍 ‘온도이’의 영향이 컸다. 이후 필리핀 정부차원에서 홍수조절댐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니 관련 기준이 없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국의 댐과 차이가 있나

-김 부사장 : 크게 다르지는 않다. 굳이 다른점을 꼽아보자면 우리나라의 주요 댐들은 홍수조절 기능을 포함한 다목적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필리핀은 주로 단일목적 댐들이다. 마리키나댐 이 최초의 홍수조절 기능 역할 댐이다.

설계 측면에서 보자면 필리핀은 잘 알려진 환태평양 지진대의 불의 고리 지역에 포함돼 있어 사당히 큰 설계지진계수를 고려해야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 건설되는 댐의 경우 지진가속도를 최대 0.45G로 설계하는데 이 댐은 1.2G로 3배 가까이 크다.

박 상무 : 또 우리나라는 자체설계기준으로 설계하는데 필리핀은 그게 없다. 그래서 미국 ICOLD 및 미국 USACE와 USBR 등을 기준으로 설계하는 것이 다르다.

◆실무를 진행하면서 현지에서 겪은 어려움도 상당할텐데

-김 부사장 : 업무수행 과저에서 현지조사가 늦어졌다. 그래서 발주처에서 우리의 능력과 기술력에 의문을 제기해 WB차관이 추가 브리핑을 요구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사실 사정이 있었다. 잘 아시다시피 필리피는 대표적인 우기성 국가라 비가 오면 과업수행을 못하는 날이 허다했다. 그러다 보니 현지조사가 예상보다 훨씬 늦어졌다.

-박 상무 : 필리핀 뿐 아니라 대부분의 개도국 과업수행을 나가면 이들은 사명감보다는 타임베이스에만 일을 하고 이후에는 도무지 하려 하지 않는데 필리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비오는 날은 측량을 최소화하다보니 야근과 주말은 당연시되다시피 했다. 요즘 주 52시간 얘기를 하는데 그때는 일주일에 100시간도 넘게 일한 적도 있다.

또 홍수추적모델이라는게 있는데 우리나라는 HMS를 주로 사용한다. 이것을 통해 연평균 강수량을 유추하고 설계를 하는데 동남아지역에서는 MIKE라는 모델을 주로 사용한다. 그래서 이걸 또 추가로 구매했다. 사업 초기에는 많은 혼선이 있었지만 그래도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김 부사장 : 사업초기 어령을 겪었지만 오히려 추가 사업의 계기가 됐다. 마리키나댐 브리핑을 하면서 오히려 향후 댐 하류에 저수지를 만드는 후속사업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전세계적으로 물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수자원 분야 SOC 발주가 늘어날 것 같은데

-박 상무 : 물자원의 중요성만큼 댐의 역할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거의 추진되는 사업이 없어 실적이 점차 고갈되고 있는 실정이다. 댐 사업이라는 것 자체가 한번 지으면 내구 연한이 50년 이상인데 사실상 그 이상도 문제가 없다. 노후화 차원에서 안전점검을 한다지만 사실상 크게 문제가 있는 댐들이 없어 한번 지어놓으면 일거리가 없다.

-김 부사장 :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국내 조성된 댐만 1만8,000여개다. 사실상 이제 더 지을 곳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댐 관련 기술자들도 최근에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 부족과 관련해서는 댐 사업만 가지고는 역시 한계가 있다. 그래서 상수도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도화는 에티오피아에서 댐 및 수도시설을 병행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수력발전사업에 사업자 및 투자자로 참여해 EPC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관련 발주가 줄어들어도 이렇게 해외에서 연계사업으로 수주를 이어나간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